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항쟁 기간 중 순직한 경찰 유가족과 사건 당사자 간 화해의 만남을 주선했다. 조사위에 따르면 1980년 5월 20일 밤 옛 전남도청 앞에서 고속버스가 시위대 진입을 차단하기 위해 대형을 갖추고 있는 수십명의 경찰관들을 향해 돌진, 함평경찰서 소속 4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을 당했다.

국립서울현충원 경찰충혼탑 앞에서 유족들은 “맘속으로 묻어둔 이야기를 조금이나마 꺼내고 사과 받고 용서하는 자리를 갖게 돼서 한결 나아졌다”, “명예회복을 위한 시작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당사자 배모 씨는 “그 현장을 꿈에라도 한 번 꿔봤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그런 것은 도저히 (꿈에) 나오지 않더라. 죄송하다. 막막하고 얼굴을 들 수가 없다”며 고개를 떨궜다.

광주 시민의 안전을 위해 질서 유지에 노력했다가 비극적인 사고로 경찰들은 희생당했고, 남은 가족의 삶 마저도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동안 국가유공자 인정을 받고도 매월 3만-4만원 정도 남짓한 연금 이외에 아무런 보상이 없었으며 5·18 단체로부터 외면받았다고 이들은 호소했다. 강산이 네번이나 바뀌도록 죄인인 듯 살았다. 삶은 너무도 아팠다고 한탄했다.

조사위는 순직 및 부상자 모두 명예를 되찾고 아픔을 치유할 수 있도록 그 중심에서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많이 늦었지만 합당한 대우와 절차가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제2, 제3의 만남을 통해 국민통합에 기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조사위는 5·18특별법에 따라 계엄군과 시위진압에 투입된 경찰에 대한 피해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번 사건을 집중적으로 살펴왔다.

42년이 지났어도 5·18의 진실은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 정작 뼛속 깊이 참회해야 하는 신군부 세력은 숨어 있다. 숨지거나 다친 상당수의 군경도 부당한 국가권력의 똑같은 피해자다. 유족들의 말 대로 사고를 만들어낸 가해자가 나와야 한다. 진정한 사과와 용서, 화해의 5월이 하루빨리 다가오기를 바란다. 명확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서둘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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