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공보물 발송작업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열흘여 앞두고 선거운동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지난 21일 광주 북구 용봉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선거공보 및 투표안내문 발송작업을 하고 있다.<광주선관위 제공>

“현수막이랑 차량 유세 보고 표 던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구민에게 와닿는 공약도 부족하고 그냥 후보들끼리만 싸우고 있는 거 같아요.”

공식 선거운동 시작 첫날인 지난 19일 오전 10시30분께 광주 서구 풍금사거리에는 오직 운전자만 탑승한 광주시교육감 A후보 선거유세 차량이 세워져 있었다. 인근에서는 서구의원 B후보 선거캠프 사무원들이 시민들에게 후보자 명함을 나눠줬다.

시민들은 거리 유세 중인 선거 사무원들을 본체만체 지나가거나, 명함을 받아들고도 읽어보는 경우는 드물었다. 특히 유세 현장 주변에서는 주민들이 선거사무원들로부터 받은 명함을 곧바로 버리는 상황도 반복됐다.

아들과 함께 길을 걷던 주부 최모(46·여)씨는 “지방선거에 관심은 없지만 일단 받으면 ‘이런 후보가 있구나’ 알 수 있어서 효과가 없는 것 같진 않다”면서도 “아무 데나 널려있는 명함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통령 선거의 경우 양도세 완화 등 체감할 수 있는 공약이 있는 반면, 오히려 주민 삶과 직결되는 지방선거의 경우 표심을 파고들지 못하고 있는 정책·공약이 유권자 무관심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인근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김모(48)씨는 “주민 삶의 질을 놓고 경쟁하는 게 아니라 후보들끼리만 싸우고 있는 것 같다”며 “이 때문에 선거에 관심이 없고 유세에는 더욱 관심이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같은 날 오전 11시 30분께 풍암호수공원 인근에서는 서구청장 C후보 선거캠프 사무원들이 시민들에게 직접 인사하며 돌아다니는 방식으로 거리 유세를 펼치고 있었다.

선거 사무원들의 홍보 활동에도 무반응으로 일관한 김모(84)씨는 “대부분 단체장들이 민주당에 속해 있는데 현 정치 상황이 이렇다”며 “일방통행 하는 민주당 정치에 실망스러워 지방선거에 관심이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어 그는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확보하고 있다. 국회에 여야 당이 반반을 차지해 서로 견제해야지 민주당이 무조건 밀어붙이는 지금과 같은 지방정치는 안된다”고 비판적 견해를 드러냈다.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지난 20일 오후 5시께 풍암호수공원에서는 서구청장 D후보의 선거 유세가 진행됐다.

현장에서 만난 건설노동자 양모(62)씨는 “현수막이랑 차량 유세 보고 표를 던지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아까 명함 주던 사람한테도 한 소리 했다”며 “후보들은 지역민과 구민의 편의를 생각해 공약을 세워야지, 지원금만 주면 무슨 의미가 있냐”며 강하게 비난했다.

이와 달리, 윤모(48·여)씨는 길거리 유세에 대해 “솔직히 선거에 관심은 없지만 막상 선거일이 다가오면 이름을 들어본 사람에 투표하지 않겠느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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