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15(월)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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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점이 보이지 않는 ‘갈등의 시대’, 호남은 어디에 있는가. 3·9 대선과 6·1지방선거가 끝난 뒤 호남은 정치·사회·경제적 변방으로 밀려났다. 문재인 정부 임기와 궤를 맞춘 민선 7기 호남은 양지(陽地)에서 지역 발전의 동력을 확보했던 게 사실이다. 예산 폭탄까지는 아니더라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현안 추진의 실타래를 풀었다.
상황은 확연히 달라졌다. ‘위기’라는 말까지 나온다. 예산철이 다가오면서 그 위기의 체감도는 높아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노골적으로 호남 인재를 배제하고 있다. 향후 예산 배정에서도 자칫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만큼 광주·전남, 그리고 호남 입장에서 중차대한 시기다.
7월1일, 드디어 민선 8기가 닻을 올린다. 28살이 지난 지방자치제도는 이제 곧 서른 살을 맞이한다. 성인이 된지 오래지만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지방자치는 겨우 뿌리를 내렸다. 민선 8기 4년 동안 ‘호남 재도약’의 기틀을 다져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지 못하면 호남은 ‘낙후와 소외’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뒷걸음질 칠 수밖에 없다.
광주매일신문은 광주·전남 발전을 위한 민선 8기 지방자치 핵심 키워드로 상생과 협치, 청렴을 제시한다.
광주·전남은 과거에도 상생을 시도했지만 사실상 헛구호에 그쳤다. 지역 이기주의와 ‘치킨게임’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All or Nothing’의 접근 방식으로는 상생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 공통의 이익을 찾아, 그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강기정 광주시장 당선자와 재선에 성공한 김영록 전남지사가 6·1지방선거 과정에서 광주·전남 상생을 기치로 내건 것은 환영할 일이다. 두 사람이 상생 1호 공약으로 제시한 반도체특화단지는 공통의 이익에 주목했기에 가능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지역 내 갈등을 야기했던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는 민선 8기 광주·전남 상생의 성패를 가늠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상생의 연장선상에 있는 협치 역시 지역 발전의 밑거름이다. 협치에 실패해 발생하는 피해는 온전히 지역민이 감내해야 한다. 민선 7기 나주 SRF열병합발전소와 혁신도시발전기금 문제가 비근한 예다. 민선 8기엔 광역자치단체 간, 광역자치단체-기초자치단체 간 협치가 필수 과제다. 선거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시·도지사 후보와 기초단체장 후보 간 연대와 협약 등은 기대를 갖기에 충분하다. 단체장들이 취임과 동시에 협치를 실천할 동력 확보에 주력하는 게 급선무인 이유다.
마지막으로 청렴이 시대적 요구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이 6·1지방선거 직후 광주시민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지방자치·의회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청렴을 꼽은 것은 곱씹어볼 대목이다. 그동안 지방자치단체·지방의회가 인사·공사 관련 각종 비리로 점철된 것은 부인하기 힘들다. 지방자치에 대한 지역민의 시선 역시 호의적이지 않다. 지역민의 신뢰를 다시 얻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 신뢰는 상생과 협치를 뒷받침할 첫 단추를 꿰는 일이다.
갈등의 시대를 넘어 호남 재도약을 이루는 과정은 녹록지 않을 게 자명하다. 기득권과 기성 가치의 저항에도 맞닥뜨릴 것이다. 그럼에도 지역민 삶의 질 향상이 최우선 순위라는 점을 가슴 깊이 새기길 바란다. 삶의 질에 변화가 없는 지역 발전은 ‘명제(命題)만 있는 허울’에 불과하다.
출발선에 선 민선 8기가 4년 후 호남 재도약의 자양분으로 기록될지, 아니면 또 다시 구태 재연의 오명을 뒤집어쓸지, 방향타를 잡는 것은 이제 단체장·지방의원들의 몫이다. 지역민들이 냉철한 시선으로 민선 8기의 지향점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길 바란다.
/김재정 기자
김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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