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20일(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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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노조는 싸늘한 시선 제대로 읽어야
박연오 논설위원

  • 입력날짜 : 2013. 05.21. 00:00
‘가마 타는 즐거움은 알아도 가마 메는 괴로움은 모른다’ 했던가. 최근 남양유업 사태 이후 ‘갑을(甲乙)관계’ 개선이 재계의 화두다. 그런데 요즘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노조를 보면 어느 누가 봐도 가마 탄 갑(甲)이다.

기아차는 지난해 2천800여억 원을 투입해 62만대 체제의 증설을 했다. 하지만, 노조 측의 가동 거부 조짐에 올해 초 울며 겨자 먹기로 ‘생산직 세습’ 요구를 받아들이며 비위를 맞췄다. 그런데도 광주공장 노조는 전·현직 집행부의 싸움에 증산은 나몰라 하며 생산차질을 야기하고 있다.

4개월째 표류하고 있는 증산 프로젝트를 더 이상 방관할 수 없어 지역 경제계가 나섰고, 협력업체 대표와 판매영업점 지점장들은 어깨띠를 둘렀다.

얼마 전 최종만 광주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기아차노조 광주지회장을 만나 노조의 조속한 증산협의 참여를 당부했다. 협력업체 대표들은 “증산 계획에 맞춰 설비 증설 등 모든 준비를 벌써 완료했는데 증산체제 전환이 늦어져 경영부담이 가중되는 절박한 상황이다”며 증산 가동을 간곡히 호소했다. 자동차 판매영업점 지점장들은 “엔저현상 심화로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고, 내수판매도 갈수록 힘들어진다”며 노조 측에 증산 교섭을 통사정 했다.

‘배부른 노동자’의 투정식 태업 앞에 乙(을) 모두가 무릎을 꿇은 형국이다. 가마 탄 노조원들이야 모르겠지만 가마를 멘 사측과 협력업체, 영업점들의 고통이야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광주시민의 정서도 ‘배부른 노동자’의 투정에 부정적으로 돌아선 지 오래다. 싸늘한 시선과 냉혹한 비판만 있을 뿐이다.

항간에서는 “지역민들이 ‘기아차 사주기 운동’으로 성장했는데, 배신감마저 든다”고 등을 돌리는 추세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땐 국민 혈세로 노후차 세제지원을 받아 1조4천500억원의 기록적인 당기순이익을 거둬 노조원들은 거액의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국제협력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 근로자의 노동생산성은 미국과 일본에 비해 4분의 1에 불과하다. 미국과 일본의 노동자들이 15분에 만들어 내는 부가가치를 우리 노동자는 1시간에 걸쳐 만들어 낸다는 결과다. 자연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이치다.

그런데도 기아차 노조가 잦은 파업으로 챙긴 건 고액임금이다. 기아차 노동자들의 고소득은 익히 알려져 있다. 평균 연봉이 8천200만원으로 국내 제조업 평균연봉 2천900만원의 약 3배에 이른다. 전체 가구 근로소득으로는 상위 10%에 드는 고소득층이다.

그런 노조가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노동자의 권익을 향상시켜야 하다’며 권리만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는 또 다른 약자인 비정규직 노동자의 권익마저 짓밟는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노조원들이 누리는 특권에는 협력업체 임직원들의 땀과 눈물이 배어 있다”는 목소리가 바로 그것이다. 그런 탓에 ‘귀족노조’라는 비아냥을 받는다. 기아차 노조는 ‘일터가 곧 복지’라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노동자 계급주의라는 낡은 의식으로 자리를 유지하고, 집단이익을 관철하려는 운동 방식은 세계화의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다. 세계는 장기적이고 완전한 고용정책이 기업에 부담을 주고, 실업률을 높인다는 이유로 노동정책을 개혁하는 추세다.

기아차 노조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작년에는 국내생산이 처음으로 해외생산에 역전 당했다. 국내 공장의 임금은 높고 생산성이 크게 떨어진 탓이다. 최근에는 엔화 약세의 직격탄까지 맞고 있다. ‘마른수건도 짠다’는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달러당 80엔대에도 6%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경이적인 기업이다. 현재처럼 달러당 100엔의 환율에선 경쟁하기 어려운 상대다.

기아차 광주공장 노조는 여기에 대비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하루 빨리 62만대 체제를 가동해야만 한다. 노동운동도 기업이 있고 생산력이 있을 때 존재가치가 있다. 광주시민의 싸늘한 시선을 똑바로 읽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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