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19일(목요일)
홈 >> 오피니언 > 아침세상

양곡창고의 무한변신 ‘담빛예술창고’에 거는 기대
이경수
본사 경영사업본부장

  • 입력날짜 : 2016. 07.11. 19:31
여행을 하면서 거대하고 화려한 물상 보다 작은 것에 더 큰 감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예상하지 못했던 대상을 만나 즐거움을 느낄 때도 많다. 더구나 좋은 느낌이 있는 상대가 홀연히 찾아들 때 우리는 더 큰 재미에 빠져든다.

이곳저곳 쏘다니기를 좋아하는 기자에게 담양의 ‘담빛예술창고’는 새로운 놀이터로 다가왔다. 먼저 아이디어가 반짝여서 좋았고, 또 하나의 관광자원 역할을 하고 있어 더 반가웠다.

지금 전남에서 여행자들의 발걸음이 가장 잦은 곳은 여수와 순천이다. 그리고 그 다음 차례가 담양이다. 여수와 순천이 해양엑스포와 정원박람회라는 메가이벤트를 통해 유명 관광지로 발돋움했다면, 담양은 지역의 관광자원을 잘 엮어서 명소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가사문학의 산실인 소쇄원·식영정·송강정·면앙정 등 20여개가 넘는 정자는 이미 담양관광의 중심역할을 해 왔지만, 최근 10년 사이 담양의 관광루트는 죽녹원-관방제림-메타세콰이어길로 이어지는 산책길이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휴일과 주말이면 2㎞ 남짓한 이 길은 방문객들의 발길로 북적인다. 죽녹원 인근 전남도립대학은 주차장으로 변하고, 한쪽 끝에 자리잡은 메타프로방스도 그 넓은 주차장에 차를 댈 수 없을 정도로 붐빈다.

죽녹원과 관방제림, 그리고 메타세콰이어길은 울창한 나무들이 힐링 명소로 만들었는데, 여기에 사람의 힘을 더한 게 대담미술관과 메타프로방스라는 시설이다. 이들 인공시설이 자연자원과 어울려 남도 최고의 관광 핫플레이스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기자가 또 하나 기대하는 명소가 바로 ‘담빛예술창고’라는 작은 공간이다. ‘담양의 물빛과 문화예술이 인문철학과 더불어 꽃을 피우고 주민의 삶이 풍요롭게 향유될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미술관 겸 카페다. 병원에 입원해 있던 최형식 담양군수가 고심 끝에 담양(潭陽)의 한자 뜻을 살려 이름을 지었다는 담빛예술창고는 사실 우리 주위에 흔하게 있는 양곡창고다. 쌀과 보리가 최고의 식량자원이었던 1960년대 지어진 붉은색 양곡창고인 이곳은 그러나 정부의 수매가 중단되면서 용도를 상실한 폐창고였다. 죽녹원과 메타세콰이어길의 중간에 자리잡은 100평 규모의 폐 양곡창고 2동을 간단히 손보고 다양한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복합전시실과 문화가 살아있는 휴식 공간 문예카페, 그리고 문화체험실로 개조한 것이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이 곳 담빛예술창고는 입소문을 타고 날이 갈수록 관람객이 밀려들면서 담양의 새로운 예술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방치된 폐창고를 개조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큰 창에 그림처럼 펼쳐진 관방제림의 아름드리 나무를 감상하는 모습이 SNS를 타고 퍼지면서 담양의 새로운 명소로 떠올랐다. 토요일이나 휴일에 이곳에서 커피 한 잔 주문하려면 줄을 서야 할 정도다. 커피 한 잔 들고 미술관으로 변신한 전시장에서 작품을 감상하거나 야외벤치에서 시원한 바람을 쐬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이 곳의 풍경이다.

기자가 이 곳을 주목하는 까닭은 단순히 관광객들로부터 사랑받는 카페여서가 아니라 전남지역 어느 시·군에나 있는 폐 양곡창고의 무한변신 가능성과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관광시설이라고 하면 막대한 예산을 들여야 하는 거창한 사업을 먼저 떠올리지만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쉽게 만들어갈 수 있는 방법이 무궁무진하다. 그리고 관광명소는 단일시설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계했을 때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담빛예술창고 역시 국내 최고의 생태관광지로 명성을 얻은 죽녹원과 메타세콰이어길의 활성화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앞으로는 대담미술관, 공예미술관, 우표박물관 등 담양에 있는 10여 곳의 미술관·박물관과 상호 연계해 문화·예술관광의 메카 담양을 가꾸어가는 또 하나의 구성요소 역할을 할 것이다.

철거해야 할 폐 창고에 예술의 옷을 입혀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 넣은 자치단체장의 마인드라면 ‘1,000만 관광시대’를 열겠다는 그의 큰 뜻이 실현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많이본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