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30일(화요일)
홈 >> 사설/칼럼 > 취재수첩

‘민평원’ 공감과 치유의 장 되길
정겨울 문화부 기자

  • 입력날짜 : 2017. 05.11. 19:34
“자네는 공감이 되나?”

11일 오후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민주평화교류원(민평원) 5·18민주평화기념관에서 열린 ‘열흘간의 나비떼’ 전시 프레스 투어 중 한 선배가 물었다. 한순간 고민에 빠졌다. 2초간의 고민 끝에 “억지로 공감해 봐야죠”라고 답했다.

사실 1980년 5월의 일은 역사 교과서나 항간에 들리는 말로만 접했지, 쉽사리 감이 잡히지 않는다. 태어나기 훨씬 전이기도 하고 직접 눈으로 보지 않은 탓이 크리라. ‘실제로 일어났던 일일까?’라고 맘속으로 되묻기도 한다.

그런데 당시 상황을 겪은 사람들은 그 때의 일을 아주 생생하게 말한다. “학생들이 하도 두들겨 깨고 던지는 바람에 전남대에는 보도블럭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거나 “시민군이 계엄군의 봉고차를 뒤집어놓으면 계엄군들이 다시 원위치 해 타고 이동했다”는 등의 다양한 이야기를 전한다.

‘열흘간의 나비떼’ 전시 설명을 하던 ACC 도슨트 김현숙씨도 그랬다. 옛 전남도청 본관 3층에 위치한 작품 ‘새벽창가:5월27일’을 설명하다 울먹이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깜깜한 새벽, 계엄군의 총알에 맞아 숨진 평범한 시민들을 떠올리던 중이었다.

이처럼 ‘1980년 광주 5월’을 겪은 이들에게 5·18은 트라우마다. 어쩌면 타인에게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머릿속에 더 생생하게 남아있을 것이다.

그 기억을 고스란히 담은 다양한 콘텐츠들이 ‘열흘간의 나비떼’란 이름 아래 12일부터 일반 관람객을 만난다. ACC 개관 이후 1년6개월 만의 공개다. 전시는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방식이 아닌 ‘예술’이라는, 보다 세련된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5·18 이야기를 풀어낸다.

60여분간 전시 투어를 마치고 나니 당시 상황과 역사, 사람들의 이야기에 자연스레 빠져들었다. 절반의 콘텐츠 공개지만 5·18을 기리는 데 충분한 의미가 있었다. 다만 전시 관람의 기회가 딱 한 달 밖에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아쉬울 따름이다.

장미대선을 통해 새 정부가 꾸려진 지금, 민평원의 공식 개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기다. ACC와 5월 단체간의 갈등이 속히 해결돼, 5·18을 모르는 세대에겐 공감을, 트라우마를 겪는 이들에겐 치유의 자리가 되길 기대해 본다.






많이본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