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21일(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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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준 박사의 책으로 세상읽기] 사회에 예속된 인간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라인홀드 니버 지음 이한우 옮김 문예출판사 1만5천원

  • 입력날짜 : 2017. 09.10. 18:57
사회(집단)는 표리부동(表裏不同)하다. 인간들 역시 겉과 속이 다르다. 선량한 인간들이 가득하지만 타락한 사회가 된 것은 일반시민들과 특권층의 이중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무릎 꿇는 장애인 학부모들을 보면 남의 일이 아니다.

사람들은 장애인 및 복지시설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시설이 자기가 사는 지역에 들어선다면 입장은 달라진다.

혐오시설이라고 비난하고 집값 하락을 걱정한다. 결국에는 집단을 형성하고 이기적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특권층의 경우에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정치 지도자를 자처하는, 소위 높으신 분들을 보면 자신과 조직을 동일시하는 경우를 가끔 볼 수 있다.

권력을 이용해 매관매직과 개인적 영달을 추구한다. 유체이탈 화법으로 잘못을 떠넘기고 사람들이 뒤에서 손가락질해도 아무런 부끄럼과 죄의식을 느끼지 못한다.

왜냐하면 나라(조직)와 국민(시민)을 위해서 하는 통치 행위라고 자기합리화하기 때문이다.

1932년 출간된 니버의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는 매우 급진적 내용을 담고 있다. 먼저, 사회적 투쟁에서 각 계층은 보편적 가치를 위해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각 계급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한다고 봤다.

다음은, 공동체에서는 사회의 이익이 불가피하게 지배적인 요소가 되는 것으로 간주했다. 이를 확대 해석하면 도덕적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자신이 속한 사회의 다른 사람들과 뭉치면 굉장히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하고 탄압에 앞장선다는 것이다.

저자는 사회의 잘못을 막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양심이나 윤리의식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는 사회가 잘못을 견제할 수 있는 강제력을 지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서문에서 “모든 인간의 집단은 개인과 비교할 때 충동을 올바르게 인도하고 때에 따라 억제할 수 있는 이성과 자기 극복 능력,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욕구를 수용하는 능력이 훨씬 결여돼 있다. 게다가 집단을 구성하는 개인들의 개인적 관계에서 보여주는 것에 비해 훨씬 심한 이기주의가 모든 집단에서 나타난다”고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를 정의하고 있다.

또한 도덕과 이성의 문제를 개인과 사회라는 관점에서 파악하고 있다. 여기서 언급하고 있는 사회는 지금의 시민 사회와 다른 집단(인종, 국가, 민족, 계급)을 의미한다.

권력은 공동체 내부의 평화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정의를 희생시키고 전쟁을 일으킨다. 평화는 힘에 의해 획득되기 때문에 항상 불안정하고 정의롭지 못하다. 힘을 가진 계급이 한 나라를 조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국제 사회를 조직하는 것도 바로 힘을 가진 나라들이다. 따라서 약소국이 강대국에 도전할 만큼 세력이 커지면 평화는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다.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현실적인 문제는 사회 요구와 개인의 양심 사이에는 화합되기 어려운 모순과 갈등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니버는 “도덕의 문제가 개인적 차원에서 집단들의 관계로 옮겨가면 갈수록 이기적 충동은 사회적 충동을 누르고 득세하게 된다. 따라서 아무리 강한 내면적 억제도 이기적 충동을 완전히 제어할 수 없다. 따라서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억제가 이뤄져야 한다. 그런데 사회적 억제는 투쟁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사람은 사회(집단)에 종속되는 순간부터 개인의 자유 의지가 현저히 약화된다. 필자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개인적 관계로 만났던 대다수의 사람들은 평범하고 올바른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개인과 집단, 집단과 집단의 구성원으로 그들을 만났을 때 평소와는 다른 야누스 얼굴을 마주해야 했다.

강요된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 자신의 정의로움을 팽개치고, 부정(不正)에 동참하고도 어쩔 수 없었다는 말로 변명할 뿐이다. 실제로 조직의 이익 앞에서는 개인의 양심은 무용지물이 된다.

시대가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지금 인격적·도덕적 이상주의가 위선이라는 혐의를 받고, 때로는 비난을 받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제 우리는 사회적 불의를 대가로 지불하고서 개인 생활의 만족을 추구하는 것이 어려운 세상에 살고 있다”는 저자의 탄식이 귓전을 울린다. /도시·지역개발학 박사


도시·지역개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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