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17일(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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輿論操作
남성숙 광주매일신문 사장

  • 입력날짜 : 2017. 10.11. 18:52
여론조작이란 특정인이 국민대중을 조작하여 자신들에게 유리한 여론을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일반대중은 판단기준을 내면화하고 있지 않기때문에 주어진 정보나 상황에 따르기 쉽다. 따라서 매스미디어를 활용할 수 있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은 그것을 통하여 대중에게 조작적 정보를 보내어 여론을 일정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다. 조작의 방법에는 ‘상황인식조작과 쟁점조작’이 있다. ‘상황인식조작’은 히틀러가 이용한 방법으로 불리한 상황의 책임을 정적이나 희생양에게 전가하거나 은폐·미화공작을 편다. ‘쟁점조작’은 선거에서 자주 볼 수 있지만 불합리한 쟁점은 다루지 않고 다른 쟁점을 중심에 둔다.

최근 검찰이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는 이명박·박근혜정권 시절의 댓글공작활동과 관제시위 등은 상황인식조작과 쟁점조작 등 모든 여론조작 방법을 다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

11일 교육부는 전 정부의 국정교과서 추진 관련 의견서 조작 의혹에 대해 관련자들을 대검찰청에 수사의뢰했다고 밝혔다. 국정 역사교과서 관련 의혹을 조사하는 교육부 산하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 조사팀은 전 정부 관계자들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사문서 등의 위조·변조, 위조사문서 행사 등의 혐의가 있다는 것이다. 조사위 관계자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기 위한 여론조작의 개연성이 충분하다”며 “일부 혐의자는 교육부 소속 공무원의 신분을 갖지 않아 진상조사팀의 조사권한이 미치지 않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사기관에 수사의뢰를 요청키로 의결했다”고 전했다. 조사위는 수사 과정에서 교육부의 조직적 공모나 협력 여부 등이 밝혀질 경우 관련자들의 신분상 조치 등도 요청할 방침이다.

국민이 반대하는 국정교과서 추진을 위해, 박근혜 정부 시기였던 2015년 11월 교육부는 ‘중고등학교 교과용 도서 국·검·인정구분안’의 행정예고에 대한 의견수렴 결과를 발표했는데, 당시 교육부는 찬성이 15만2,805명, 반대가 32만1,075명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해 찬성 의견 숫자를 늘리기 위한 ‘차떼기 의견서’가 나왔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11일 검찰은 군 사이버사령부 정치관여 의혹 수사와 관련해 연제욱, 옥도경 전 사이버사령관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사이버사령부가 2012년 당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지휘 하에 친정부, 야권 비판 등의 온라인 댓글 활동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여론조작을 위한 관제시위도 마찬가지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화이트리스트’ 수사와 관련해 국정원 전직 간부 이모씨 자택과 경우회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화이트리스트’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청와대가 대기업을 동원해 친정부 성향 단체의 관제시위를 지원했다는 의혹 사건이다. 또 엄마부대 등 자금 지원이나 청와대 지시 등을 받고 각종 시위를 개최한 것으로 알려진 단체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를 벌이고 있다.

심지어 국정원이 댓글공작 활동비로 책정된 월 25만원을 세목별로 쪼개 ‘단가’를 매겼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25만원은 △댓글 6만원 △블로그 포스팅 8만원 △트위터 9만원 △인터넷 회선비 2만원으로 구성되는데, 글 종류에 따라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해 댓글 1건에 625원, 블로그 포스팅 1건에 8000원, 트위터 1건에 682원을 책정했다. 댓글공작의 시급은 7930원으로 군무원 7급(8078원)과 8급(7252원) 사이다. 여론조작 대가다.

정부는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정당한 알권리를 위해 가짜뉴스가 양산되는 것을 막고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위해 사실이 아닌 정보를 마치 사실처럼 가장해 기사 형식으로 작성하여 배포한 것을 감시해야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런데, 정부기관이 나서서 멀쩡한 사람을 이상한 사람, 파렴치한 사람, 비리가 많은 사람으로 둔갑시키는 일을 했다면 정상적인 나라가 아니다. 조작된 지역주의, 세대분열, 안보위기에 기대여 기득권을 유지하고, 패권을 도모하는 조작여론정치는 이제 끝내야 한다.

밀스(Mills,1956)는 여론조작(manipulation)이란 숨겨진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비인격적인 권력의 행사이며, 그것에 의해 영향을 받는 인간은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명백히 알지 못한 혼미한 상태에서 타인의 의견에 따라 행동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오늘날처럼 인터넷이 매개하는 정치 참여가 쉬워진 시대에는 순기능 외에도 역기능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 기간 중 국가정보원을 비롯한 국가기관의 인터넷 댓글을 통한 대선 개입 논란은 바로 이러한 인터넷 정치참여 여론조작이다. 선거 기간 중에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권력의 끊임없는 여론 조작 기도와 이로 인한 민주주의의 훼손은 실로 큰 역기능이 아닐 수 없다.

여론이 뭔가. 여론이 왜 중요한가. 언론이 왜 필요한가. 개인이나 사회에 대한 어떤 의견 중에서 여러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인정되는 공통된 의견을 말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의 여론을 언론이 바르게 전달하고, 바르게 전달된 여론에 따라 정치적으로 바른 판단을 해야 온 국민이 편안해진다. 만약 누군가가 이 여론을 조작하고 조작된 여론이 전파돼 그것을 정책화 한다면 그 피해자는 바로 국민이 된다.

여론을 조작할 수 있다면 어떤 정치인이 국민여론을 무서워하겠는가. 여론조작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주범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근절돼야 한다. /ssnam48@kjdaily.com


ssnam48@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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