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24일(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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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준 박사의 책으로 세상읽기] 자신의 발걸음을 느껴라
‘당신은 아직 걷지 않았다’ 정민호 지음 걸리버 1만3천원

  • 입력날짜 : 2017. 10.22. 18:15
걸음에는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무릇 걷는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의 정신 및 건강 상태를 대략 짐작할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축 처진 어깨에 땅을 쳐다보면 걷는 사람들을 보면 왠지 초라하고 비루해 보인다.

반면 꼿꼿한 자세로 걷는 사람을 보면 뭔가 당당함과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 필자는 평소에 잘못된 습관 탓으로 거북목에 꾸부정한 허리여서 누가 봐도 어색한 모습이다. 나의 순탄치 못한 운명의 시작은 잘못된 걷기 자세에서 비롯된 듯 싶다. 비록 걷기 자세는 불량하지만 걷는 것을 즐겨하는 편이다. 특히 몸이 고달프고 마음이 심란할 때면 집 근처 무각사 둘레길을 산책하곤 한다. 생각을 비우고 무심코 걷다보면 근심의 조각이 하나둘씩 떨어져 나가는 느낌을 받는다.

‘당신은 아직 걷지 않았다’는 매우 도발적이고 중의적이다. 하나는 누구나 걷고 있지만 제대로 걷는 사람들이 드물다는 것을, 다른 한편으로는 험난한 인생의 길을 바로 걸어야 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인간에게 걷기는 무엇인가? 하는 철학적 물음에서 출발하고 있다.

저자는 어릴 적 소아마비로 6개월 동안 걷지도 서지도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스물두 살 때 80일 동안 전국 곳곳 3천㎞를 무전여행을 하면서 걷기가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됐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는 고단한 인생의 여정에서 얻은 걷기의 재발견을 통해서 인간의 길과 삶의 가치를 인문학적으로 새롭게 부각시킨다.

걷기의 힘은 “아무리 급해도 한 걸음이고 아무리 여유로워도 한걸음이다. 이 한 걸음의 미학이 인생의 아름다움을 빚어낸다. 인생은 한 걸음씩 걷는 생의 발자국이 만들어내는 빛깔이다” 그리고 “걷기를 통해 한 걸음의 힘을 알게 된 사람은 쉽게 성취하려는 욕심을 갖지 않으며 쉽게 포기하지도 않는다”고 설명한다. 즉 걷기가 삶의 철학이고 치유의 수단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저자는 걷기 연구의 경험을 살려서 기능성 워킹화를 출시해 판매하기도 했다. 자기주도적 걷기 ‘리파워 워킹’의 시작이었다. 비록 사업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상적인 걷기 법을 발견한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속내를 드러낸다.

자기 주도적 걷기와 관련해서 “사람들의 몸이 쉽게 망가지는 이유는 주인 없는 걸음 때문이다. 걸어가는 몸은 있는데 걸음의 주인은 없다. 이제 당신이 걸음의 주인이 되어서 걸어보라. 당신의 몸이 지켜지기 시작한다”고 나답게 걷기를 권하고 있다.

걷기의 운동효과는 무궁무진하다. 이 중에서 심장질환 예방, 스트레스 감소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올바른 걷기자세로 운동할 때 이러한 효과를 살릴 수 있다. 저자는 잘못된 걷기 자세를 고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존경하는 사람과 동행하며 걷는다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다음은 당신이 중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당신이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해야 한다.

의식적으로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바르게 걷는 방법으로는 첫째, 발 내딛기다. 몸의 중심은 왼발에 둔 채 먼저 오른발의 무릎을 펴서 발을 자연스럽게 들어 올린다.

두 번째, 몸 이동하기다. 오른발 뒤꿈치가 땅에 닿았으면 천천히 왼발에 있던 몸의 무게중심을 오른발로 이동시킨다.

세 번째, 발바닥이 지면에 닿는 순서다. 먼저 오른발 뒤꿈치가 땅에 닿는다. 그 다음 발바닥이 닿음과 동시에 몸의 무게중심 이동과 함께 뒤에 있는 왼발의 앞꿈치로 땅을 밀듯이 차면서 앞으로 내밀어야 한다.

저자는 자신의 숨기고 싶은 아픈 과거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거듭된 사업실패와 시련 속에 좌절하기보다는 거친 세상과 당당히 맞서 이겨내고 있다. 그가 걷기 연구에 전념한 것도 또 다른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염원이 있기 때문이다. 잦은 고난을 이겨낸 원동력은 그의 당당한 발걸음 덕분이었다.

지금까지 부끄러운 나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작은 잘못과 실수에도 몸을 움츠리고 발걸음이 너무 무거웠다. 흐트러진 마음은 숨길 수 없는 어지러운 발걸음으로 드러나기 마련이다.

세상은 나에게 그리 관심이 없다. 굳이 세상을 의식할 필요가 없다. 나답게 걸음을 만들고, 나답게 걸어가야 한다. 흔들리는 인생 또한 기죽지 말고 당당히 걸어가야 한다. /지역·도시개발학 박사


지역·도시개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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