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22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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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원형의 보고 '광주사직동'](19) 제언
“사직공원을 광주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하자”
문화중심도시 미래로 나아가는 중요한 거점
市·남구·시민단체 논의·추진주체 구성 시급

  • 입력날짜 : 2017. 11.08. 18:27
1999년 10월 개관한 부산 민주공원. 민주주의의 상징공간으로 부산시민의 자부심과 사랑을 받는 부산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 가운데 조형물은 민주화를 위한 이름없는 별들을 형상화한 ‘민주의 횃불’이다. /부산 민주공원 제공
올 5월 ‘문화원형의 보고, 광주 사직동’이 20회 계획으로 연재를 시작한 이후 이제 마지막에 다다랐다. 계절이 두 번 바뀌고 그 사이 세상도 변했다. 그간 사직동의 역사와 자원, 마을과 환경, 문화와 인물 등이 다방면으로 소개됐다. 그것들 중에는 사라진 것들도 있고, 아직 건재한 것들도 있다. 그 사이 지난달, 300년 전통의 활터 ‘관덕정’이 문화재청에 제694호 등록문화재가 됐다. 지난 6월 사직대제가 열리고 올해 처음으로 말이 등장한 광주목사행렬이 재연된 사직단오제가 개최됐다. 지난해 사직동 통기타 거리가 음악의 거리로 지정된 이래 본격적으로 음악의 거리 조성사업이 시작되고 ‘가을연가’등 각종 포크공연으로 옛 통기타 명소로 되살아나고 있다. 동서화합을 위한 대구와 광주의 달빛동맹 광주콘서트도 열렸고, 제7회 굿모닝 양림 축제도 사직공원 일대에서 성대하게 개최됐다.

김영집 지역 미래연구원 원장
사직동에 무언가가 꿈틀거리고 있다. 그러나 그 움직임이 아직은 너무 작아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다. 사직동은 아직 여전히 그대로다. 광주의 역사와 함께 해 온 사직공원, 어느 것 하나 귀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모든 것이 소중한 광주의 문화이고 유산이다.

그러나 사직동은 한산하다. 매주 토요일 어린 학생들이 줄을 지어 사직동 문화답사라고 가끔 돌아다니거나 전통혼례체험을 한다고 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향교에서 가끔 왁자지껄 웃음소리를 낼 뿐 어느 시골 동네처럼 조용하다.

필자는 추석 연휴에 통영시에 다녀왔다. 통영은 전국에서 온 관광객들로 차가 움직이기도 힘들었다. 동피랑은 사람들도 가득 찼다. 무엇이 사람들을 불러들인 것일까? 남해 바다의 아름다움이었을까, 예술가들의 유적을 잘 관리하는 시의 문화적 노력이었을까, 허름한 도시에 사람 사는 맛을 내게 한 도시재생의 힘이었을까.

아름다운 도시와 문화유산을 잘 관리하는 행정과 시민들의 노력이 컸을 것이다. 이런 마음은 군산 근대역사문화의 거리에서도 똑같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광주는 볼 것이 없나? 담양 죽녹원조차 관광객들로 붐비는데 2조여원을 투자한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한산하기 그지없고 관광객들이 붐비고 노는 곳이 없다. 그러고도 문화의 중심도시 광주라는 구호들이 사방에 돌아다닌다. 무언가 잘 못 되지 않았나? 알면서도 느끼면서도 방치하는 이상한 문화도시의 정치 행정가들과 시민들이 있다.

기왕 나섰으니 ‘역사문화공원’을 찾아 좀 멀리 떠나 보련다. 부산 중구에 민주주의의 교육장으로 세계에 자랑할 만한 민주공원이 있다. 중구 영주동에는 원래 일명 대청공원이라 불렸던 중앙공원이 있었다. 한국 전쟁시 대청산의 판자촌을 정리해 공원조성을 했다 한다. 민주공원 아래로는 바다가 내려다보이고 입구에는 민족통일대동장승이 반갑게 맞이한다. 그 위로 놀이마당에선 각종 공연이 열리고 추모조형물이 있는 마당에선 넋기림 마당이 있다.

산책로를 따라 한 번 더 오르면 본관이라 할 수 있는 가리사리마당(인식의 장)과 민주항쟁기념관이 나타난다. 산의 가장 윗부분의 공원엔 전망대 고난의 장 염원의 장이 있고 정상에 민주화를 위한 이름 없는 별들을 형상화하고 있는 환상적인 ‘민주의 횃불’ 램프가 빛을 발하고 있다. 부산의 랜드마크중 하나다.

부산민주공원은 2만337㎡(6천152평)에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5천278㎡ 1천600평으로 이뤄졌다.

민주공원은 한국 근현대사의 발전에 결정적 기여를 해 온 4·19 민주혁명과 부마 민주항쟁, 6월 항쟁으로 이어진 부산 시민의 숭고한 민주 희생정신을 기리고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민주공원을 조성했다. 이를 역사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해 시민의 자부심을 고취시키고 아울러 민주화의 산실인 부산의 역사적 위상을 높이고자 하는 목적으로 조성됐다.

동대문 역사문화공원.
1995년 (사)부산민주항쟁 기념사업회가 기념공원조성사업추진을 기획해 부산시장을 만나 면담한 후 1996년 부산시와 함께 공동추진을 합의, ‘부산민주공원 조성 범시민추진위원회’(추진위원장, 당시 문정수 부산시장)를 구성한다.

처음엔 시민모금을 추진했으나 시민모금금지법에 따라 모금은 못하고 국비 80억원과 시비 80억원으로 예산을 편성해 공사에 착수하고 마침내 3년8개월만인 1999년 10월 드디어 민주공원이 개관한다. 지금 민주공원은 부산의 역사와 정체성을 보여주는 역사문화공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민주주의의 상징공간으로 부산시민의 자부심과 사랑을 받는 공간이며 부산의 랜드마크로 부각됐다.

광주에는 부산 민주공원보다 훨씬 역사성이 큰 망월동 5·18국립묘지가 있지만 시내 쪽 상무지구에 있는 5·18 기념공원과 5·18 자유공원은 그 구성이나 운영면에서 부산 민주공원만큼의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된다.

이번에는 서울 동대문 역사문화공원으로 가보자.

옛 동대문운동장이 있던 자리에 조성된 동대문 역사문화공원의 야경이 아름답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라는 아름다운 건축물과 어우러져 동대문 쇼핑몰 빌딩 스카이라인을 배경으로 동대문 역사문화공원의 2만5천550송이 LED 장미의 화려한 조명쇼는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서울시민의 휴식공간이자 서울의 역사를 함께 살펴 볼 수 있는 역사공원으로서 관광객들이 사랑하는 서울의 관광명소가 됐다. 서울의 중심부와 가깝고 교통편이 좋아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다.

동대문운동장은 2000년대 들어서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이 들어서면서 2003년 축구장이 폐장됐으며, 2008년에 완전 철거됐다.

폐장되고 철거된 운동장에 상권이나 주거단지를 짓지 않고 어떻게 역사문화공원으로 만들 생각을 했을까? 그것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짓기 위해 운동장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조선시대 유적이 대거 발견된 데에서 비롯됐다. 조선 전기에서부터 일제강점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건물과 공방의 유구, 화약무기 등 생활문화재들이 대거 발견된 것이다.

이런 역사문화 흔적을 두고 상업지역으로 바꿀 수는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도시재생의 일환으로 부지면적 6만5천232㎡ 중 3만7천398㎡를 개발해 과거 전통 건축물과 유적·유물, 최첨단 현대 복합문화시설이 어우러진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을 2009년 개관하게 된다.

부산 민주공원과 동대문 역사 문화 공간 말고도 서대문 독립공원, 제주신화역사공원, 수원광교역사공원, 대구 월곡 역사공원과 아래 경산의 삼성현 역사문화공원, 군사 근대역사박물관과 역사문화의 거리 등 우리가 가 볼만한 역사 문화공원 조성의 사례들이 많다.

자, 이제 다시 광주 사직동으로 돌아와 보자. 이렇게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다른 도시들에서 역사문화공원이 성공적으로 조성되고 있는데 오랜 역사성, 근대와 현대의 문화유산을 풍부하게 갖고 있는 사직공원에는 왜 아무런 일이 일어나고 있지 않는가? 이건 역사의 가치에 대한 철학이 부족하거나 문화의식의 저급함 혹은 창조성의 부재라고 평가하면 조금 가혹한 것일까? 부끄러운 일이다.

광주문화원형의 보물창고(寶庫) 사직동 시리즈의 결론적 제언은 ‘광주역사문화공원’을 사직동에 조성하자는 것이다. 그간 학계와 전문가들의 연구와 토론에서 호남 혹은 광주 역사문화공원 필요성은 공공연하게 논의된 바 있다.

예향·의향의 고장 호남, 민주인권 광주정신의 함양, 정체성 확보와 호남인의 자긍심 제고와 역사교육의 장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시민들의 생활공간으로 격조 있는 역사문화공원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특히 광주역사문화공원의 조성 방향은 아시아문화전당과 연계하고, 문화중심도시 7대 문화권 조성의 일환인 교육문화권으로서 역할을 하는 4차산업혁명시대 첨단정보산업과 문화(ICT 산업)가 어우러진 현대적 공간개념으로 추진돼야 한다.

광주역사문화공간의 대상지로는 광주의 역사와 전통이 어우러진 사직공원 일대, 향후 개발될 마륵동 교육문화공간, 기타 시내 유휴지나 공지 등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누가 보더라도 광주의 역사성이 가장 잘 담겨 있고, 광주문화전당연계와 도심접근성이 양호하며, 현재 대규모의 공원부지·전망대·충혼탑·시민회관·광장·향교·주차공간 등이 있어 예산이 적게 들면서 가장 효율적인 사직공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최근 도시재생 중심의 정부정책을 보더라도 사직공원의 역사문화공원화로의 전환이 가장 타당할 것이다.

이제 광주역사문화공원 조성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과 강력한 추진이 필요할 때다. 부산에서 사회단체와 부산시가 손을 맞잡았듯 광주에서도 시민사회단체와 광주시, 남구가 공동의 토론과 합의 그리고 조성위원회와 같은 추진주체 구성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

조성위원회는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 정도의 조성시간을 보면서 역사문화공원의 기본구상과 건립 기본계획, 관련사업의 추진을 위한 행·재정적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다시 돌아 보건대 사직공원 일대는 광주의 전통과 현대를 잇는 문화적 가교이자 문화중심도시의 미래로 나아가는 중요한 거점임이 분명하다.

그 사직공원이 광주역사문화공원으로 재탄생되길 기원한다. 최초에 생각이 있었듯 광주사직역사문화공원으로 광주시와 구, 시민사회의 생각을 모아야 할 것이다. 광주의 랜드마크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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