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13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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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인식 전환·부모교육 활성화 이뤄져야”
아동학대 대응방안 좌담회

  • 입력날짜 : 2017. 11.29. 19:45
아동학대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광주매일신문은 지난 23일 ‘아동학대의 현실과 대응방안’이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열어 아동학대 현실태를 진단하고 효율적인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최근 아동학대 건수가 급증하면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광주매일신문은 지난 23일 본사에서 ‘아동학대의 현실과 대응방안’이라는 주제로 각계 전문가들을 초청해 아동학대 현 실태를 진단하고 효율적인 방안을 논의하는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좌담회에 참석한 각 전문가들의 주요 발언 요지를 요약한다.

참석자
●사회=이경수 광주매일신문 상무이사
●토론
◇최삼영 광주일맥원장(아동양육시설)
◇이동건 빛고을아동보호전문기관장
◇김경란 광주여대 유아교육과 교수


▲지난 11월19일이 ‘아동학대예방의 날’이었다. 광주지역 아동학대 현황은.

이동건
선진국比 발견율 매우 저조
범죄의심·목격땐 즉시 신고

-이동건 빛고을아동보호전문기관장=아동학대 신고건수는 해마다 증가 추세에 있다. 지난해 전국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접수된 아동학대 의심신고는 총 2만5천878건이었다. 이 중 아동학대로 최종판정된 건은 1만8천700건으로 전년(1만1천715건) 대비 59.6%가 증가했다. 행위자는 친부 44.4%(8천295건), 친모 31.7%(5천923건) 등 부모인 사례가 80.5%(1만5천48건)로 나타났으며, 계·양부모에 의한 학대도 4.4%(830건)로 집계돼 가족 내 아동학대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광주지역도 2015년 384건에서 지난해 587건, 올해 11월 현재 945건으로 해마다 신고건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해마다 아동학대건수가 증가한다는 것은 실제 아동학대 발생이 늘어나고 있는 것인가.

김경란
‘독박육아’ 등 스트레스 유발
사회적 책임도 함께 고민을

-김경란 광주여대 유아교육과 교수=아동학대 신고가 급증한 것은 훈육으로 인식하던 체벌 등 부모의 행동이 아동학대로 ‘범죄’라는 인식이 자리잡아가면서 신고건수가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가정의 양육환경이 열악해지고 젊은 부모 혼자 자녀를 양육하면서 느끼는 신체적, 심리적 부담으로 인한 학대가 증가하는 것 역시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급등세는 ‘가정 내 아동학대는 일상적인 훈육’이라는 인식 때문에 밖으로 잘 드러나지 않다가 문제의 심각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신고가 대폭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학교·유치원·보육원 내 신고도 덩달아 늘고 있다.

-이 관장=전문가들은 이것을 아동학대 발견율이라고 한다. 아동학대 발견율은 아동인구 1천명당 아동학대로 발견되는 비율이다. 광주시는 지난해 아동학대 발견율이 1.17명으로 나타났으며, 우리나라 전체로는 2.1명이다. 하지만 호주는 8명, 미국은 9.2명 등으로 선진국과 비교할 때 아직도 발견율은 매우 저조하다. 따라서 아동인권신장이 더 발달하고 아동학대에 대한 시민인식이 민감해질수록 신고건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통계에 의하면 아동학대 가해자는 대부분 부모다. 그 원인은.

-김 교수=과거에는 ‘부모가 훈육 차원에서 아이를 좀 때릴 수도 있지’라는 잘못한 인식 때문에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 또한 부모가 자녀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과 아동발달특성을 잘 몰라 학대를 하곤 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아동학대를 저지르는 대다수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를 소유의 대상으로 생각한다는 점이다. 여기에다 부모가 될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부모가 되면서 이후에 오는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아이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동학대를 예방하고 발생시 업무를 처리하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있지만 대부분 시민들은 잘 모르고 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을 소개하자면.

-이 관장=광주지역에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이 2곳 설치돼 있다. 서구·광산구지역을 담당하는 광주아동보호전문기관과 동구·남구·북구지역을 담당하는 빛고을아동보호전문기관이 있다. 빛고을아동보호전문기관은 올 1월11일 개관, 현재 업무를 진행 중이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24시간 아무 때나 112, 또는 기관으로 신고가 접수되면 곧바로 현장으로 출동한다. 현장조사는 대부분 아동학대전담 경찰관과 동행해 공동으로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피해아동, 주변가족, 학대행위자를 대상으로 학대내용을 파악하고 학대의 심각성을 고려해 피해아동과 바로 분리한다. 이후 조사한 내용을 기초로 사례판단회의를 거쳐 최종 학대여부를 판단하고 피해아동의 욕구, 학대의 심각성을 고려해 경찰에 고발조치 등 법적조치를 취하기도 한다. 또한 피해아동의 심리검사 및 심리치료도 진행한다. 무엇보다 학대받은 아동은 가해자인 부모나 보호자로부터의 신뢰상실로 자신을 돕고 지지해줄 수 있는 사람과의 대인관계 형성에 자신감을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피해아동들이 처한 상황을 극복하고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각종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보통 아동양육시설에 학대피해아동이 어느 정도 생활하는지.

최삼영
친권만 주장하는 부모 안돼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하길

-최삼영 광주일맥원장=학대피해 아동의 수는 각 시설마다 차이가 있다. 많은 곳은 50%에 이르는 시설도 있고 10% 미만의 시설도 있다. 광주의 경우 원가족 학대로 보호 중인 학대피해아동 비율이 평균적으로는 15% 정도 차지하고 있다.

▲학대피해아동들이 분리돼 시설에 입소하면 어떤 형태의 서비스가 진행되나.

-최 원장=피학대아동들은 일반아동에 비해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고 별도로 특별한 서비스가 필요하다. 하지만 제한된 보호인력으로 인해 일반아동과 함께 보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피해학대아동의 학대환경 등에 따라 일시보호나 장기보호로 구분돼 입소되는 경우도 있다. 입소 후에는 시설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초기적응 프로그램과 개별 상담을 실시하게 된다. 초기상담과정을 거쳐 아동에 알맞은 개입계획을 수립해 1개월 정도 지속적인 관찰과 심리검사 및 심리치료 등이 병행된다. 여기에다 아동보호전문기관과 유기적인 정보를 공유해 피학대아동의 학교전학문제와 심리치료 등도 지원하고 있다. 이밖에 반드시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부터 학대요인 종결여부를 확인하고 원가정복귀를 돕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건 학대 발생 전 예방이다. 어떤 예방책이 유효한가.

-김 교수=가난하다고 모두 학대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경제력의 부족은 비위생적 환경이나 부모나 자녀들의 만성적 질병에 대처하는데 있어 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쉽다. 최근에는 생후 6개월까지의 신생아와 주 양육자간의 애착관계 실패를 아동학대의 가장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아동학대의 원인을 밝히는 것은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다. 때문에 부모의 변화를 위해서는 아동양육기술과 지식강화 등을 포함한 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산전산후의 모성교육을 위한 행정기관과의 협력, 공교육기관의 부모교육의 활성화가 이뤄져야 한다. 특히 부모교육 제도화가 필요하다. 우리 사회는 아동 학대에 대한 인식이 미비하고 아이를 부모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전근대적 사고가 여전하다. 요즘 흔하게 사용되는 언어가 ‘독박육아’인데 이는 과거 대가족 시대와는 달리 철저한 핵가족화가 진행되면서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에 대해 준비가 덜 된 부모가 많다.

▲끝으로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이 관장=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잘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함께 해야한다’고 한다. 광주매일신문 구독자와 시민들이 미래 대한민국의 기둥인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우는데 관심을 갖고 혹시 학대현장을 목격하거나 의심만 들어도 바로 신고하는 시민의식을 더욱 활성화 시켜주기를 바란다.

-김 교수=부모로서 아이를 돌보는 것이 아니고 아이가 사랑받도록 해야 한다. 출발점은 아이여야 한다. 부모의 잘못된 생각이 바뀌고 사회가 함께 아이를 키워야 한다는 인식들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출산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서도 우리사회가 함께 인식해야 하는 대목이다.

-최 원장=우리 모두가 아동학대는 범죄행위라는 인식을 해야한다. 아이들을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이 부모의 의무이며 친권만을 주장, 방치하는 것 등은 우리 모두가 두 눈을 부릅뜨고 막아야 한다. 또 가정의 부모만 변해서 아이를 잘 키울 수는 없다는 사실도 명심했으면 한다. 이 지역뿐만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정리=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

/사진=김영근 기자 kyg@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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