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13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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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농약 잔류허용기준 강화’ 미리 대비하자
김진희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
농수산물검사소장

  • 입력날짜 : 2017. 12.07. 20:06
얼마 전 일이다. 아침 찬 공기와 함께 출근한 사무실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전날 밤에 검사한 쑥갓에서 제초제 성분이 검출돼 부적합 판정으로 생산자와 통화 중이었다. 격양된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와 농업인의 속상함이 그대로 전달되는 듯 하다. 농업인은 제초제를 사용한 적이 없어 검사결과를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농업인의 심정이야 이해되지만, 실제 검사하는 사람들은 정밀 분석 장비를 이용해 3회 반복 실험한 결과인데, 과학적인 데이터를 신뢰할 수밖에 없다.

다음날 그 농업인이 다시 연락해 왔다. 옆집에서 제초제를 뿌렸는데, 농업인의 밭에까지 살포된 것 같다고 하소연 해왔으나, 농약성분이 많이 나온 것에 대해 어찌 할 도리가 없었다. 검사하는 입장에서 간혹 겪는 안타까운 일이다. 농산물에 잔류된 농약성분은 농업인이 직접 살포한 경우가 대부분이겠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도 있어 농약 사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농약은 농작물의 생산량을 증대시키고 품질을 좋게 하기 위해 사용하지만, 국민의 건강 보호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농산물 농약 잔류허용기준을 460여종으로 설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기준은 국민 1인당 해당 농산물의 섭취량, 평균체중, 잔류량 등을 감안하여 사람이 평생 먹어도 해가 없는 수준으로 농산물별로 정하고 있다.

또한 농업진흥청은 수확한 농산물에 남아있는 농약의 양이 잔류허용기준을 초과하지 않도록 살포횟수와 살포시기를 설정하고 있다. 따라서 재배하고 있는 농작물에 농약을 살포할 때는 반드시 농약병 겉면에 쓰여 있는 사용방법을 잘 준수해야 한다. 적용 대상 농작물과 병충해에만 사용하도록 농약을 선택해야겠고, 살포시기·희석배수·살포양도 잘 지켜야 한다.

특히 2019년부터는 농약 허용물질 목록관리(PLS ; Positive List System)제도가 도입되어 농약의 잔류허용 기준이 대폭 강화된다. 지금까지는 잔류허용 기준 미설정 농약은 Codex(국제식품규격위원회)기준 또는 유사농산물 최저기준을 적용했는데 2019년부터는 일률적 기준인 0.01mg/kg을 적용한다. 예를 들면 시금치에 사용되는 ‘프로사이미돈’ 이라는 살균제는 현재는 유사농산물 기준으로 5.0 mg/kg을 적용하여 적합·부적합을 판정했는데, 앞으로는 0.01mg/kg로 기준 적용하게 되어 현재보다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이렇게 되면 부적합률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농산물에 대해 잔류농약 안전성 검사를 주요 업무로 하는 보건환경연구원 농수산물검사소는 올해 11월말까지 2천800건을 검사해 깻잎, 시금치 등 40건을 부적합으로 판정하여 3.5톤을 압류·폐기 하였다. 검사소의 정밀 검사를 토대로 향후 시행될 강화된 기준 적용, 즉 PLS 제도를 적용하면쑥갓에서 10건, 시금치에서 9건 등 94건이 추가로 더 부적합 판정될 전망이다. 이것은 현재 기준 적용 부적합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농수산물검사소는 PLS 제도 도입을 대비해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분석결과를 도출하도록 보다 더 정밀한 분석시스템을 구축하고, 검사항목도 2배 정도 늘려 검사에 심혈을 기울일 방침이다.

아울러 농업인이 사전에 농약 잔류허용기준이 강화되는 PLS 제도를 잘 숙지하여 부적합에 따른 피해를 예방하는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므로 검사소는 PLS 제도를 적극 안내하고 있다. 최근에는 도매시장에 들어오는 농산물을 생산된 자치구별로 검사현황, 부적합 농산물과 부적합 농약성분에 대한 정보, PLS 제도 안내, 농약 사용시 당부사항을 포함한 리플릿을 제작하여 농촌형 동사무소와 농업기술센터에 배부하였다.

더불어 대촌동, 삼도동, 서창동 농업인 등을 대상으로 PLS 제도에 대한 교육과 홍보를 병행했다. 이 제도에 대해 처음 듣는 농업인이 많았는데 아직은 1년의 유예기간이 있으므로 지금부터 적극적으로 실천하도록농업인에게 알려서 농약 과다 사용에 따른피해를 예방하고, 안전한 농산물이 생산되도록 해야겠다.

PLS 제도에 대한 교육과 홍보는 여러 방법이 있다. 반상회를 통해서도 이뤄질 수 있겠고, 이른 아침 시간대에 TV 공익광고를 통해서도 가능하겠고, 농로 주변에 큰 글씨로 써진 플래카드를 걸어서 농민에게 알리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다양하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PLS 제도에 대해 더 많은 농업인이 알고 실천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농업인 대상 교육 중에 자주 하는 말을 옮겨본다. ‘농수산물검사소는 여러 농업인의 소중한 땀방울이 우리 식탁에 그대로 전달되어지길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농약 잔류허용기준이 강화된 것을 잘 아시고 농약 사용에 더욱 신중을 기해주길 바랍니다.’ 다가오는 PLS제도 시행, 모든 농업인이 미리 알고 대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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