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24일(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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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광주매일TV 개국 2주년 기념 연극 ‘세여자’로 빛고을 찾는 사미자
“내가 잘할 수 있는 役” 국민할머니 연기열정 보여줄 것
사투리가 익숙한 나도 천생이 ‘전라도 사람’
여인 3代 우리 이야기 전달 최선 다하겠다
일에서 즐거움 찾아…무대 설수 있어 행복

  • 입력날짜 : 2017. 12.27. 19:10
사미자는… 1963년 동아방송 1기 성우로 데뷔했다. ‘토지’ ‘사랑이 뭐길래’ ‘장미와 콩나물’ ‘보고 또 보고’ ‘인어아가씨’ ‘왕꽃선녀님’ ‘너는 내 운명’ ‘당신만이 내사랑’ 등 70여 편의 드라마와 ‘성춘향’ ‘아리랑’ ‘무녀도’ 등 5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TBC 연기대상 최우수연기상을 비롯해 제9회 대종상영화제 조연상, MBC 연기대상 우수상, 제5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대통령표창 등을 받았다.
반세기를 넘어 연기 열정을 보여주고 있는 국민탤런트 사미자 씨가 광주 팬들을 찾는다. 광주매일신문이 광주매일TV 개국 2주년을 기념해 2018년 새해 1월25일(빛고을시민문화관 오후 3·7시 2회 공연) 선보이는 연극 ‘세여자’를 통해서다.
“돈 쬐까 벌어온다고 인자는 시어머니한테 막 대들어. 그러면 죄 받어. 잘 사는 집안 대를 끊어 놓고 그것도 모자라 시아버지, 남편까지 잡아먹은 년이 뭘 잘했다고 큰소리여!”

아들을 못 낳은 며느리가 못마땅해 얼굴만 보면 잔소리를 늘어놓지만 정작 며느리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는 인물, 종가집 시어머니 봉자가 그녀가 맡은 역할이다.

‘시어머니 전문’으로 통하는 배우로, 이제 지겨울 만도 한데, 오히려 “내가 할 수 있는 역인데 그걸 다른 이에게 뺏기는 게 싫다”며 욕심을 냈던 작품일 만큼 의욕이 남다르다.

1963년 동아방송 1기 성우로 데뷔한 사씨는 작은 체구 어디서 힘이 솟는지, 꼬장꼬장한 ‘세 여자’의 봉자와 닮았다. 하지만, 실제론 ‘시집살이 된통 시킬 것 같은’ 센 이미지와는 다르게 ‘부드러운 시어머니’다.

언제라도 불러주고 설 수 있는 무대가 있다면 배우로서 크나 큰 영광이란다. 연기만 하고 싶다는 사씨. 열심히 일하면서 즐거움까지 얻는 그녀다. 전라도의 음식을 좋아하고 그 사람들의 인정을 사랑하는 믿고 보는 명배우가 진품연기를 준비하고 있다.

‘세여자’는 종가집 시어머니 봉자와 며느리 수연, 그리고 손녀딸 승남, 3대의 여인사를 그린 가족극이자 휴먼드라마다.

승남을 낳고 임신을 하지 못하는 수연 몰래 씨받이를 받으러가던 길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남편과 아들을 잃고 불구가 된 봉자는 그런 사정도 모른체 대를 잇지 못한 죄책감으로 순종하며 사는 수연의 간호를 받아가면서 한집에서 살게 된다.

승남은 시도 때도없이 대를 끊었다며 수연을 구박하는 봉자와 부딪치다 증오하며 끝내 집을 뛰쳐나가 시집을 가지만 임신 트라우마에 시달리다가 이혼한다.

세여자가 생활하면서 서로 부딪치게 되는 애증과 갈등어린 일상적인 삶의 모습들이 서정적 무대와 빠른 템포의 리얼리티로 친근하면서도 코믹하게 또는 드라마틱하게 펼쳐지던 중 수연이 암에 걸리면서 세여자는 위기의 순간을 맞는다.

수연은 죽음의 순간에서야 그동안 숨겨왔던 씨받이 교통사고의 진실을 고백하는 봉자와는 극적으로 화해를 하게 되지만 승남과 봉자의 사이는 더욱 악화되고 만다. 하지만, 수연의 죽음 앞에서 봉자와 승남은 수연을 생각하며, 서로를 용서하고 화해한다.

‘세여자’는 우리들 얘기, 우리 삶, 옆집 이야기처럼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나와 우리 시어머니의 얘기인 거다.

천성이 배우인 사씨를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휴게실에서 만났다.

광주매일TV개국 2주년 기념 연극 ‘세여자’로 빛고을 무대에 서는 국민탤런트 사미자씨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종갓집 씨받이라는 다소 이색적인 사건이 모티브다.

-옛날 어른들은 대(代)를 이어간다는 걸 굉장히 중요시하지 않았나. 종갓집 며느리가 돼서 아들을 낳았는데, 며느리가 아들을 낳지 못했다. 그것에 한을 품어 어떻게든 씨받이라도 봐야한다고 고루한 생각으로 며느리를 들볶는다. 아들이 수긍을 안해도 고집으로 남편하고 아들을 밀쳐서 사고를 당한다. 또 이로 인해 대를 이을 아들이 죽었다. 그런데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팔자가 꼬여서, 집안이 이렇게 종결이 됐다 구박한다. 그래서 손녀딸은 자다 나갔고 갖은 원망을 하고 엄마에 대한 순정적인 그 면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렇게 한 가정이 비극과 서로의 원망과 냉대 속에서 극은 이뤄진다. 하지만, 극이 끝까지 그렇게 가진 않는다. 아직 가부장적인 세계에 살더라도 아름다운 결말을 봐야하지 않겠나.

▲화려한 무대장치는 없지만 가슴으로 연기하는 배우들의 진짜 삶의 이야기라고 할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대본을 받았을 때 정말 매료됐다. 내가 하면 살릴 수 있다. 이런 당치도 않은 자만 속에서 시작을 했다. 하지만 연극은 혼자만으론 안된다. 며느리 역할을 맡고 있는 최초우도 그렇고 손녀딸 이성경이도 그렇고 연습을 하면 할수록 지면 안되는데, 큰일났다 이런 걱정을 하기도 했다. 연극은 서로 이렇게 조화가 잘 이루어져야 하는 것 아닌가. 세명의 호흡이 잘 맞으니까 결국은 객석들을 웃길 수도 있고, 울릴 수도 있다. 시어머니에 대한 원망이 극도로 치달으며지 반전이 되는 그런 재미가 있다. 딱 반전이 된다.

▲배우들 호흡이 너무 잘 맞다고 했다. 작품을 제작·기획한 극단 토지의 대표이기도 한 최초우씨, 이성경씨 어떤 배우인지 소개해 달라.

-사실 연극으로 처음 만났다. 그동안 연극을 많이 떠나있었다고 봐야 된다. 최초우는 오랜 기간 연기를 했다. 연기도 하고, 가끔 영화도 하고. 그래서 대표가 무슨 이런거 저런거 다하나 그랬는데 같이 하고보니까 아껴주고 싶은 그런 배우다. 이성경은 대학로에서 연극으로 잔뼈가 굵은 사람이다. 정말 십수년 경력이 있는 배우들이다. 그래도 내가 더 잘하지 않을까하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아니었다. 책 잡히면 어떡하나 우려가 생겨서 대사도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두 사람은 철저하다. 그냥 기계로 뽑아낸 것같이 그렇게 잘한다. 아, 참연극만 하던 사람들이라 존경할만 하구나, 그렇게 치켜 올려주고 싶다.

▲많은 에너지를 쏟아내야 하는 만큼 연극무대에 서는 것 쉽지만은 않다. 힘들지 않나.

-지방에 가면 연습을 한번 하고, 그리고 리허설을 한번 한다. 본 무대와 똑같다. 1회 공연까지 하면 3번이다. 그렇다고 밥도 많이 먹으면 안된다. 다음 2회 공연을 또 해야 하니까. 사실 나이가 좀 있다 보니까 어떨 때는 힘이 벅찰 때가 있다. 그런데 무대에서 죽겠다 하는 그런 각오 없이는 이런 벅찬 작품을 대하지는 못한다. 나는 무대에서 조그마한 실수라도 하면 안된다. 광주면 시민, 전남이면 도민들에게 감격을 줘야 한다. 이런 큰 욕심이 있기 때문에 끝나고 나면 녹초가 된다. 같이 울어주고, 웃어주고 하는 것에 힘을 입어서 힘이 들어도 서울 가서 힘들 거다.

▲54년 반세기 대한민국 안방극장을 지켜온 국민할머니로, 따뜻한 인간미가 넘치는 국민배우로 알려져 있다.

-50년이라는 세월 그 긴 시간을 연극을 했으니 국민배우라고 말씀을 하시겠지만 그렇게 생각 안한다. 1년 달력을 예를 들어서 한 번 벽에다 걸었고 한 장 한 장 찢겨나가서 어느 틈에 마지막 달력이 남았다. 그럼 한 해다. 이렇게 짧다. 그 한 해가 50번이 지나갔다고 여긴다. 그러니까 이 오랜 세월을 갖다가 허송세월을 하지 않았나, 조금 더 값어치 있는 일을 해야 하지 않았나 하는 후회가 들기도 한다. 그런데 연극을 한 편 함으로써 2017년도를 보내고, 새해 2018년도를 맞이하게 되면서 막 벅차오른다. 꿈 같은 한 5년 정도의 경력밖에 안된다고 생각한다.

▲항상 젊고 건강하게 연기를 하는 것 같다. 시어머니 배우로도 통한다. 실제로는 어떤가. 또 이제는 시어머니 역할이 좀 지겨울 법도 한 것 같다.

-연기, 연극을 하는데 지겨운 건 없다. 내가 불리우지 않는 배우로 남는다면 큰 불행이다. 요즘 젊은 애들이 아차하면 실수하고 이 세상을 비관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하루하루가 너무 소중하다. 예전에 조그마한 역할이라고 무시하기도 했는데, 그게 아니다. 이제는 나를 쓴다면, 하다못해 지나가는 단역이라도 기꺼이 받아들일 만큼 겸손해졌다. 사람이 벼가 익으면 고개를 숙인다 하듯이 어떤 역을 더 잘한다거나, 어떤 역할을 가졌다고 싫다거나 그렇지 않다. 어떤 역이라도 정말 최선을 다해 임할 자세가 돼있다. 무르익은 배우라고 생각하면 된다.

▲광주·전남 지역과의 인연이 혹시 있다면.

-개인적 인연보다도 전라도를 참 좋아한다. 전라도 사투리 역할이 오면 굉장히 신난다. 그리고 주변에 사투리 진하게 쓰는 분들하고 만남을 많이 갖는다. 그래서 같이 구수한 사투리를 함으로써 마치 전라도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다. 전라도 음식을 좋아하고 후한 인정을 사랑한다. 참으로 전라도 사람들은 많이 베풀더라. 주위에 있는 이들을 보면 그렇다. 그래서 전라도를 더욱 좋아하는 지 모르겠다.

▲마지막 새해 덕담 한마디.

-‘세여자’에 대한 많은 사랑을 부탁드리고 싶다. 과연 사미자가, 저 나이 들은 사미자가 어떻게 연기할 것인가, 단 세 명의 여자가 나와서 어떤 극을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가 관심을 가져달라. 정말 인기 있는 사람들이구나 생각이 들 것이다. 세 여자가 최선을 다해서 무대에 설 것이다. 많이 구경해 달라. 돌아오는 새해 여러분 가정에 더 많은 행복과 건강이 깃들길 빌겠다./글=김종민 기자 kim777@kjdaily.com

/사진=김충식 기자 kcs@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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