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23일(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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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과 대한민국 그리고 지방선거
이경수
상무이사

  • 입력날짜 : 2018. 02.12. 18:44
지구촌의 모든 눈이 순식간에 작은 땅 한반도의 평창으로 쏠렸다. 지난 9일 밤, 제23회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과 함께 세계인이 지구촌 최대의 눈과 얼음 축제 분위기에 흠뻑 빠져들었다. ‘하나된 열정’(Passion Connected)이라는 슬로건 아래 92개국 3천명에 가까운 선수들이 날마다 ‘각본없는 드라마’를 써내고 있다.

개막을 앞두고 이러저러한 우려가 없지는 않았으나 막이 오르는 순간 평창올림픽은 세계인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개막식 자체가 대한민국의 저력을 보여줬다. IT 강국답게 증강현실과 드론, 5G 등 첨단기술이 활용되면서 환상적인 분위기가 연출됐다. 여기에다 자칫 차가울 수 있는 순백의 공간에 한국의 역동적인 가락과 춤에다 K팝이 어우러지면서 사람 중심의 따뜻한 ‘휴먼드라마’가 감동을 선물했다. 2시간동안 진행된 개막식은 세계와 함께 ‘행동하는 평화’의 메시지를 담아냈다. 유일한 분단국가가 전하는 평화의 염원이 촛불과 함께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개막식에 대한 외신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평창 올림픽의 주제는 ‘행동하는 평화’지만 개막식이 준 메시지는 ‘희망’에 더 가까웠다”며 “추운 밤, 평창 올림픽 경기장을 수놓은 불꽃놀이처럼 낙관론이 공기를 가득 채웠다”고 전했다. 영국 미러는 ‘아름답다’, ‘훌륭하다’ 또는 ‘믿지 못할 정도’가 평창 올림픽 개막식을 묘사할 수 있는 몇 단어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더 큰 희망은 남과 북의 만남이었다.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단일팀을 이룬 한국과 북한의 선수들은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 선수들이 한반도기를 들고 함께 입장할 때 모든 관중들이 일어서서 환호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남북한 선수들의 공동 입장할 때 나뿐만 아니라 전세계 모두가 소름이 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노동당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역사적인 악수를 나눴다. 불과 얼마 전까지 핵·미사일 갈등과 한반도 위기가 최고조로 치달았던 상황에서 꿈만 같은 현실이 전개된 것이다.

그리고 진행된 경기에서는 연일 감동의 순간이 이어진다. 피겨선수의 화려한 율동에 감탄하면서도 그 속에 담긴 땀과 눈물의 과정을 알기에 시선을 거두지 못한다. 1시간 넘게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크로스컨트리 선수와 가쁜 호흡을 함께 하고, 0.1초에 승부가 갈리는 쇼트트랙 경기에서는 숨을 멈춘다.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포효하는 승자에게 환호하기도 하지만 최선을 다한 패자에게도 아낌없이 박수를 보낸다. 공정한 규칙에 따라 정직한 결과가 나오는 스포츠에 열광하며 밤 늦은 시간까지 TV곁을 떠나지 못한다.

이처럼, 평창동계올림픽의 열기 속에 민족의 대명절, 설 연휴가 시작됐다. 3천만명이 민족대이동 행렬에 나선다.

설 연휴는 민심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고향을 찾아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친구, 친척, 가족들로 인해 여론이 버무려지고 또 새로 빚어진다. 그러하기에 설과 추석 등 민족의 대명절 연휴 이후엔 정치의 판세가 요동치기 일쑤였다. 따라서 꼭 4개월 앞으로 다가온 6·13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입지자들은 민심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제법 인지도를 가진 정치인들은 자신의 입지를 더욱 굳히려 하고 정치신인들은 자신을 알리는 최대의 호기로 삼으려 한다.

하지만 이번 설 연휴에는 지방선거와 관련된 화제가 스포츠에 파묻힐 가능성이 있다. 하얀 눈처럼 순백의 열정으로 연일 감동을 쏟아내는 스포츠와 달리,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실망만 노출하는 정치이야기는 끼어들 틈을 찾지 못할 수도 있다. 현재 이합집산이 벌어지고 있는 정치판과 정치인의 행태로는 당연한 귀결일 수 있다.

그렇다고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을 버릴 수는 없다. 미래의 삶과 직결되는 현안이기 때문이다. 먼저 정치인 스스로 ‘순수한 감동’을 줘야 한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스포츠 스타들이 펼치는 감동이 땀과 노력의 결과임을 알기에 정치인들도 이들에 버금가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120일 뒤 치러질 지방선거에서는 이번 평창올림픽의 선수들처럼 순수한 열정과 그들이 펼치는 기량에 환호하며 지지하는 후보가 넘쳐 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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