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24일(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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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아니면 언제 보겠수”
● 역귀성 부모들
“자식 생각 바리바리 싸든 짐 가볍기만 해”

  • 입력날짜 : 2018. 02.13. 19:35
설 연휴를 이틀 앞둔 13일 오전 광주 송정역에서 역귀성객들이 자녀들과 함께 명절을 보내기 위해 수도권 열차로 향하고 있다.
“내 금쪽같은 새끼 명절 때라도 고생 덜어주려면 우리가 올라가야제.”

명절을 앞두고 역과 터미널에서 한 짐 가득 들고 상경하는 부모들을 보는 일은 이젠 익숙한 광경이 된지 오래다.

더구나 이번 설이 주말까지 포함해 4일간의 짧은 연휴인 데다 자녀들이 직장생활 등 바쁜 관계로 고향을 찾지 못하다 보니 많은 부모들이 스스로 찾아 나선 것이다.

13일 오전 광주 송정역과 광천터미널 매표소에는 자녀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로 상경하려는 역귀성객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여기에다 대합실 곳곳에도 많은 노부부들이 애타게 기차와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광주 송정역에서 취재기자와 만난 안정자(74) 할머니는 올해로 10년째 서울의 큰 아들 집으로 설 명절을 보내기 위해 상경한다.

안 할머니는 “금쪽같은 자녀들이 서울에 많은 데다 남편이 오래 전 세상을 떠나 혼자 움직이는 게 몸도 마음도 편하다”며 “명절에 식구들이 한자리에 모이면 그만이지 부모가 가든 자녀가 오든 뭐가 중요하냐”고 말했다.

안 할머니는 이어 “자식들이 명절 때 잠깐 내려왔다 먼 집으로 돌아가 버린 후에는 아쉬움이 많지만 마땅히 할 일 없는 내가 자식을 찾으면 최소한 그런 근심은 없다”고 환한 미소를 지은 후 ‘자녀와 손주들이 기다린다’며 서둘러 서울행 KTX에 몸을 실었다.

진도에 사는 김갑수(73)씨 부부는 양손 가득 보따리를 들고 기차를 기다렸다. 김씨 부부는 “지난 추석에는 연휴가 길어 아들 내외가 왔지만 이번 명절에는 연휴가 짧은 탓에 우리가 올라가기로 했다”며 “바다에서 직접 잡은 물고기와 밭에서 직접 재배한 고구마, 배추, 콩, 깻잎 등을 잔뜩 준비했다”고 활짝 웃었다.

광주 광천터미널에선 올해 처음 서울 노량진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딸을 찾아간다는 정은자(56·여)씨가 눈에 띄었다.

정씨는 “딸이 오지마라고 했는데 내가 좋아서 가는 거라 미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딸이 좋아하는 반찬들을 챙겨 먹이고 잠깐이라도 얼굴을 보고 오면 마음이 조금 놓일 것 같다”면서 딸을 만날 설렘 때문인지 한껏 들떠 있었다.

정씨 외에도 서울행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부모들은 하나같이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있거나 바리바리 양손 가득 보따리를 들고 있었다.

보따리를 가득 챙겨든 김행순(74) 할머니는 “지난 추석과 마찬가지로 손주 보고 싶은 마음에 하루라도 일찍 나섰다”며 “손주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손수 만들어줄 생각에 전혀 힘들지 않다”고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했다.

한편, 이번 설 연휴 기간 고속도로 기준으로 귀성길은 연휴 첫날인 15일 오전, 귀경길은 설 당일인 16일 오후에 가장 많이 막힐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귀성·귀경길 고속도로 평균 소요시간은 통행료 면제 등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최대 40분 증가해 ▲서울→광주 6시간30분 ▲광주→서울 5시간50분이 각각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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