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22일(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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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여성정치는 몇 점일까?
남성숙 광주매일신문 사장

  • 입력날짜 : 2018. 02.21. 19:29
어제 광주지역 여성단체들이 여성 우선공천과 전략공천 확대를 촉구하고 나섰다. 광주여성단체협의회와 광주·전남여성벤처협의회, 여성경제인협회광주지회, 광주YWCA,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등 5개 여성단체는 광주시의회 5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의 지방정치에 여성 참여율이 너무나 저조하다며 6가지 요구조건을 제시했다.

우선, 선출직 여성 할당 강행규정화 등을 내세우며 각 정당에 시·구 지방의원 지역구별 여성 30% 공천과 당헌당규에 명시된 규정에 의해 광주지역 8개 국회의원 선거구에 여성의원 1명 이상 의무 공천을 요구했다. 또한, 현직 여성 지방의원 중 의정평가 상위 위원은 의무 공천하고, 기초단체장(구청장) 공천 확대를 위해 당선 가능한 지역에서는 여성 우선공천, 단수 공천, 전략 공천을 실시하고, 광역의회 비례대표를 60%로 확대할 것을 동시에 요구했다. 아울러 여성 의무공천제 악용을 막을 제도적 장치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광주여성단체들의 여성공천 관련 성명서는 지방선거와 총선 때마다 있어왔다. 20여년 가까이 여성정치 기회확대를 위해 위 내용들을 정치권과 정당에 요구했다. 그러나 지방자치 실시 20여년이 넘도록 해결 의지가 없었다. 어제, 또 다시, 광주여성단체들의 반복된 성명서를 접하자 70만 명이 넘는 광주 여성들의 정치적 권리가 이렇게 무시당해도 되나 싶어 화가 난다.

적어도 한국정치1번지라 불리는 광주에서는 여성의 정치참여뿐 아니라 지방정치를 발전시킬 수 있는 개혁정치의 많은 실험이 이뤄져야 한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지방정치에 참여시켜 지방정치가 지방자체를 견인하는데 일조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세계경제포럼이 134개국 성 격차 지수를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는 115위다. 여성 정치권한은 104위, 여성 정부각료 진출은 124위, 난해 유엔개발계획(UNDP)의 여성권한척도조사에서도 우리나라는 109개국 중 61위에 그쳤다. 기초자치단체 기초의회 광역자치단체 광역의회에서부터 여성정치인을 참여시키고 기르지 않은 결과다. 이런 부끄러운 자화상을 고려해 볼 때 이제 여성공천 확대는 시대적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그동안 광주여성계는 지방정치에 지역여성의 활발한 진출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여성의 가장 유효한 수단인 ‘제도의 개선’을 통한 남녀동수실현을 위해 공직선거법상 선출직 여성할당 강행규정화, 비례대표 의석수의 대폭적인 확대를 강력히 요구해 왔지만 지역정치권과 중앙당은 이런 지역여성의 열망을 제대로 수용하지 않았다.

올해는 광주에서도 최초로 3당,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통당이 후보를 내고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역민이 꼭 지켜봐야할 부분은 지역정치의 개혁의지다. 공정하고 혁신적인 공천룰과 좋은 인물 발굴의지를 봐야 한다. 특히 광주여성들이 각 당에 요구한 기초단체장 여성후보 전략공천, 선출직 여성할당의 자발적 실천, 개정된 공직선거법상 여성공천할당의 실효성 담보를 꼼꼼히 따져보기 바란다.

지난 1995년 민선 1기부터 2014년 6기까지 선출된 광역단체장은 96명에 이르지만, 이 중 여성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각계의 ‘미투(Me Too)’ 캠페인으로 성폭력 및 여성 리더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게 정치권의 여성 공천 확대로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광주·전남의 경우 1995년부터 2017년까지 22년 동안 27개 기초단체장에 여성을 단 한명도 전략공천하지 않았다.

올해 6·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은 전략공천의 폭을 대폭 확대하고, 여성·청년·정치신인을 우대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여성·청년·정치신인에 대해서는 경선 시 본인이 얻은 득표수에 20%를 가산하도록 했고, 당헌·당규상 청년 기준 연령을 만 45세 미만으로 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번 6·13 지방선거의 경우 기존 방침보다 한 발짝 더 나아가 시장·군수·구청장 등 기초단체장까지 전략공천을 확대하기로 하고 관련 규정 개정에 나섰다. 민주당 광주·전남지구당은 그동안 여성전략공천에 대한 직무유기를 인정하고 폭넓은 여성인재 발굴에 나서야 한다.

전략공천은 아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한다면 정치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외부의 입김을 철저하게 차단하고 공정하게 개혁적인 인물을 공천할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면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 전략공천을 부정적으로 말하면 야합이나 계파 나누기가 되지만 긍정적으로 보면 소수자 배려나 정치신인 등용의 기회가 제공될 수 있다.

잘알다시피 정치개혁은 제도의 문제가 아니다. 제도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시행하는 사람의 문제다.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본적인 규정만 갖춰 놓으면 그 다음 문제는 사람에게서 비롯된다. 정당 대표와 선거관리인들의 개혁의지, 지구당의 구조와 운영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

스웨덴은 정치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한 성(性)이 40% 이하가 되는 것을 법으로 금지한다. 타이완과 필리핀 등은 정치부문에서 40∼50% 할당제를 두어 여성 국회의원 수를 대폭 늘린 바 있다. 세계 여성의원 비율을 보면 르완다(56.3%), 스웨덴(45%) 등이 전세계 평균(22.3%)보다 높고 중국(21.3%)이 근접하게 따라가지만, 한국(14.7%)은 평균에 턱없이 못 미쳐 190개 국가 중 88위다.

다시 한번, 광주·전남에서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의회의원 기초의회의원 후보를 내려는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에 고한다. 지역정치에 대한 개혁안을 확실히 제시하라. 지역여성의 정치참여확대안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공개하라. /ssnam48@kjdaily.com


ssnam48@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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