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17일(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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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준 박사의 책으로 세상읽기] 문화의 힘은 독서에서 나온다
‘오직 독서뿐’ 정민 지음 김영사 1만3천원

  • 입력날짜 : 2018. 02.25. 18:58
광주는 문화도시를 지향한다. 흔히들 문화의 힘은 독서에서 나온다고 한다. 하지만 광주는 책을 잘 안 읽는 도시다. 2017년 국민 독서실태조사를 살펴보면 광주에 사는 성인 10명 중 5.5명은 1년에 책을 1권도 읽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는 연간 독서율 45.3%(평균 59.9%), 연간 독서량 7.1%(평균 8.3%), 평일 독서시간 12.8%(평균 23.4%), 공공도서관 이용률 13.5%(평균 22.2%), 독서프로그램 참여율 1.1%(평균 5.3%)에 불과하다. 특히 연간 독서율(지난 1년 동안 일반 도서를 1권 이상 읽은 사람의 비율)은 17개 시·도 중 최하위 수준인 14위에 해당된다.

2018년은 ‘책의 해’다. 정민 교수의 ‘오직 독서뿐’을 통해 옛 선인들의 핵심 독서 전략을 참고해서 책 읽기에 적용하면 좋을 듯 싶다.

저자는 “삶은 본질적으로 변한 것이 없는데, 속도만 가파르게 빨라지니 생각할 틈이 없다. 이제 일상은 비탈길을 굴러 내러오는 수레와 같다. 속도를 스스로도 제어하지 못한다. 세우려 들면 그 순간에 뒤집어지고 만다. 결국에는 자기를 돌아보지 않고 남 탓, 세상 탓만 한다”고 아쉬워하고 있다.

‘오직 독서뿐’은 당대 유명한 독서가들의 책 읽기에 관한 글을 추려서 정민 교수가 생각을 덧붙인 것이다.

허균(許均)은 장횡거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책은 이 마음을 지켜 준다. 한때라도 놓아 버리면 그만큼 덕성이 풀어진다. 책을 읽으면 이 마음이 늘 있게 되고, 책을 읽지 않으면 마침내 의리를 보더라도 보이지 않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기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다. 마음의 주인이 아닌 노예로 살고 있기 때문이다. 독서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바로 세우길 바라고 있다.

이익(李瀷)은 “찾는 것이 있어 책을 읽게 되면 읽더라도 얻을 것이 없다. 과거 공부를 하는 자가 입술이 썩고 이가 문드러지도록 읽어 봤자, 읽고 나면 아득하기가 소경과 다름없다.” 목적을 전제로 한 독서는 마음속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에만 가득할 뿐이다. 시험이 끝나면 삶과 전혀 상관없이 잊혀진다. 스스로 원해서 하는 독서가 삶을 들어 올린다.

양응수(楊應秀)는 “종일 글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뻣뻣하게 굳은 채로 마음이 내달리게 될까 염려되기 때문이다. 잠시라도 여유롭게 지내면서 정신을 기른 뒤에 또 봐야 한다.” 의욕만 지나치게 앞서다 보면 몸과 마음이 다치기 마련이다. 차분한 독서를 통해서 비움과 채움을 반복해야 한다.

홍대용(洪大容)은 “처음 배움을 시작하면 책을 읽을 때 어려워 괴로워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하지만 어려워 괴롭다고 내버려둔 채 그저 손쉬운 것만 차지해서 구차하게 편안하기만 도모해서는 안 된다.” 독서는 고상한 취미가 아니다. 고달픔과 지루함을 이겨내야 한다. 익숙해져야 괴로움이 즐거움으로 변할 수 있다.

박지원(朴趾源)은 “어린이가 책을 읽으면 요망하게 되지 않는다. 늙은이가 책을 읽으면 노망이 들지 않는다. 귀해졌다 하여 변하지도 않고, 천해졌다 해서 멋대로 굴지도 않는다. 어진 자라고 넉넉한 법이 없고 부족한 자에게 무익한 경우도 없다.” 먹고 살만 하면 책을 멀리 한다. 하물며 성공하고 출세할수록 교만해진 마음으로 책을 읽기가 쉽지 않다. 초심을 잃고 후회하기 보다는 더욱더 열심히 책을 읽어야 한다.

이덕무(李德懋)는 “독서는 정신을 기쁘게 함이 가장 좋고, 그 다음은 받아들여서 활용하는 것이다. 그 다음은 해박해지는 것이다.” 좋은 책은 감동과 더불어 기쁨을 준다. 정신적으로 성숙하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하지만 실천이 없는 독서는 죽은 독서다.

홍석주(洪奭周)는 “배우는 자가 도를 구하는 것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 엄한 스승과 좋은 벗을 따라 날마다 그 가르침을 듣는 것이다. 두 번째, 옛사람의 책을 읽는 것이다. 세 번째, 길을 떠나 유람하면서 견문을 넓히는 것이다.” 좋은 스승과 친구는 살아있는 교과서다. 독서를 책상에서만 하기보다는 살아 숨 쉬는 경험과 여행을 함께 해야 한다.

광주는 왜 책을 멀리하고 있을까? 유달리 독서인식과 책 읽는 분위기가 딱딱한 편이다. 주변에 독서를 즐겨하는 사람들을 뭔가 삐딱하게 바라본다. 그저 할 일 없는 사람으로 치부하거나 가식적인 행동이라고 폄훼한다. 오죽하면 책 읽기를 권장하는 캠페인 보다는 책을 자유롭게 들고 다닐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먼저라고 생각하는 요즘이다./도시·지역개발학 박사


도시·지역개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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