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15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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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채 박사의 신 해양실크로드] 해상실크로드 벵골만 거점 ‘나라양간지’ (1)
세계 최빈국이지만 맑고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 ‘벵골인’

  • 입력날짜 : 2018. 03.06. 18:47
석탄을 머리에 이고 나르는 사람들. 하루 10시간을 일해 겨우 3-4천원을 번다.
방글라데시는 여행지로 적합한 나라는 아니다. 다만, 다른 관점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용기 있는 모험가라면 도전해 볼 만한 곳이다. 인간의 조건, 삶의 의미, 행복의 의미를 찾고자 한다면 또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문병채 (주) 국토정보기술단 단장
▶더럽고 무질서한 시가지 풍경들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 볼 것도 없고, 가진 것도 없는 나라다. 관광지도 유적지도 없다. 사람은 많고, 날씨는 덥고, 오염은 심하고, 대기도 나쁘다. 뭐 하나 내세울 것 없는 나라다. 안타깝다. 가진 것이라고는 사람뿐인데, 사람이 재산이 아니라 재앙이다.

시내 풍경은 더욱 혀를 찰 만큼 암담하다. 남루한 옷차림의 빽빽한 인구, 앞이 안 보이는 스모그, 얽히고 설킨 폐선 뭉텅이가 돼 있는 전선들, 찌들 대로 찌든 낡은 건물에 사는 사람들, 폐차장에나 있어야 할 거리의 차들, 극도로 혼잡한 교통체증 등 숨을 막히게 했다.

거리에는 온갖 교통수단이 엉클어져 다닌다. 마차, 자전거, 뱅가리(손수레), 릭샤, 뚝뚝이, 고물 버스, 승용차, 오토바이, 컨테이너 트럭 등등. 릭샤만 해도 여러 종류다. 오죽하면 방글라데시 거리를 ‘세계 릭샤 박물관’이라 했겠는가. 서로 부딪혀도 심한 경우에만 눈만 흘기고 그냥 지나간다. 그래서 성한 차가 없다.

골목은 말할 수 없이 더 지저분하다. 녹조와 쓰레기가 가득한 연못에서 빨래도 하고 몸도 씻고 물도 길어와 생활용수로 써야하고, 동네 구석구석에 쌓인 쓰레기와 동거하고…. 그 쓰레기를 태우는 연기에 눈물을 흘리며 밥을 지어 먹으며 삶을 이어 간다.

이방인인 필자가 나타나자 신기한 듯 모여든 다카 시민들.
교통질서도 아예 없다. 떨어질 듯 트럭 위에 올라앉기, 미니버스에 매달려가기와 뛰어 내리기, 땀을 비 오듯이 흘리면 페달을 밟는 릭샤 기사, 계속 울려대는 경적소리…. 아침에 나가서 저녁에 숙소에 무사히 돌아온 것만 해도 기적에 가깝다.

거리의 상점도 쓸 만한 것이 거의 없다. 영국 식민지였다고 하나, 대부분 영어가 안 된다. 영어간판도 거의 없다. 돈이 있어봐야 쓸데가 없다. 인도처럼 생각한 것이 큰 잘못이었다.

▶착하고 순박한 삶의 모습 투영

우기에는 국토의 40%가 침수(浸水)된다. 우기가 시작되는 3월 초에는 태풍(사이클론)이 불어 피해가 심각하다. 드라비다계의 벵골족이 90%를 차지한다. 언어는 벵골어를 쓴다. 주민의 87%가 이슬람교도다. 벼농사 중심의 농경생활을 한다. 여성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무술림 국임에도 대부분 여자들이 얼굴은 가리지 않았다. 컬러풀한 원색의 화려한 여자들 의상이 눈길을 끈다. 사람들은 정이 많다. 웃음도 많다. 사진 한 장 찍자고 하면 환하게 웃는다. 정감이 가는 사람들이다.

쓰레기 더미 속에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맨발과 헐벗은 옷차림으로 근근히 생업을 이어간다.
사람들의 삶은 참 팍팍했지만, 스치는 사람들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친절하다. 그래서 방글라데시에서의 삶은 늘 그립고, 다시 가고 싶다. 열악한 환경에도 방글라데시를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듯 했다. 어떤 사람들은 방글라데시 여행이 참 즐겁다고도 말한다.

방글라데시는 여행지로 적합한 나라는 아니다. 다만, 다른 관점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용기 있는 모험가라면 도전해 볼 만한 곳이다. 인간의 조건, 삶의 의미, 행복의 의미를 찾고자 한다면 또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곳으로 추천할만 하다.

▶17세기 이후 번성한 ‘다카’

다카(Dhaka)는 방글라데시 수도다. ‘다카‘란 다크나무 혹은 다케슈와리(숨은 여신)와 관계가 있다고 한다. 북회귀선이 도시 중앙을 지나는 아열대 기후 지역이다.

갠지스강(江) 하구의 패드마강과 메가강이 만나는 곳에서 북쪽으로 더 올라가 부리간가강과 만나는 곳에 시가지가 형성돼 있다. 거대한 델타(삼각주)의 저습지대이다. 수많은 강이 거미줄처럼 흐른다.

승객으로 가득 찬 기차. 깨진 창문의 낡은 기차 지붕까지 빽빽하게 승객이 타고 다닌다. 그 속에서도 회교 기도 시각에는 모두가 기도를 드린다.
남쪽으로 16㎞ 떨어진 곳에 외항인 ‘나라양간지 포구’가 있다. 이 곳이 오랜 역사의 실크로드항구 역할을 했다.

다카는 1천년의 역사도시다. 과거 벵골 지방을 다스리던 ‘팔라 왕조’(8-12세기)의 수도였던 고대도시 ‘비크람푸르’도 이곳에 있기도 했다. 그러나 17세기에야 중요한 도시가 됐다. 해상무역의 중심지가 됐던 것이다. 이 때부터 영국·프랑스·네덜란드의 무역상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실크로드 항구로서의 역사는 짧다.

15세기에 지어진 ‘바이트울무카람’을 비롯해 700개가 넘는 이슬람 사원이 있다. 건축물로는 랄바그요새(1678)와 총독 부인이었던 비비파리(1684 죽음)묘지, 바라카트라(대규모의 대상숙소, 1664)와 초타카트라(소규모의 대상숙소, 1663), 후사이니달란(이슬람 종교기념물, 1642) 등이 있다. 그 밖에 17세기 건물로 다케슈와리 힌두교 사원과 포르투갈 인이 건립한 테지가온 교회가 있다.

▶ 부단한 침략을 받은 나라

‘방글라데시’란 ‘벵골의 나라’라는 뜻이다.

BC 1000년경에 ‘방’ 왕국이 존재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여기서 벵골과 방글라데시라는 말이 유래됐다. BC 400년 무렵 ‘마우리아 왕조(BC 325경-185)’에 속해 있다가, AD 400년경 마가다 지역에 자리잡은 ‘굽타왕조’로 넘어 갔다. AD 8세기경에야 토착 왕조인 팔라왕조와 세나왕조(750-1200)가 생겨나 다스렸다. 10세기 말렵 이슬람이 침입해 들어오기 시작했다. 1338년 이슬람 술탄왕국이 세워졌다가 1576년 무굴제국에게 정복됐다.

무굴제국 시기에 유럽인들이 들어오기 시작해 1651년 영국 동인도회사가 세워졌다. 1765년부터는 영국의 실질적인 지배가 시작됐다. 영국으로 자원 유출과 더불어 많은 경제적 고통을 안겨줬다. 또한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들 사이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켰다. 급기야는 1905년 영국은 벵골을 분할해 이슬람교도의 동(東)벵골을 만들었다. 1947년 영국이 물러나면서 동파키스탄이 됐으나, 민족주의 감정이 점차 고조되어 1971년 방글라데시가 수립됐다.

▶ 풍부하고 저렴한 노동력 최대 장점

세계 1위의 인구조밀 국가다. 제조업부문이 낙후하고, 부존자원이 빈약하다. 거의 영국 상품의 시장이다. 전형적인 식민지적 경제구조다.

19세기부터 홍차와 황마(쥬트)의 플랜테이션 확대로 근대공업이 시작됐으나, 서파키스탄의 차별정책으로 세계 최빈곤 지역으로 전락됐다.

높은 인구밀도와 인구증가율(1.78%), 높은 문맹율(67.6%), 낮은 국민자본 축적 및 기술수준 낙후, 부존자원 빈약 등이 경제발전의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투자 여건은 좋은 편이다. 풍부한 노동력 및 저렴한 인건비, 제한 없는 투자금액(100% 단독투자 허용), 과실송금 허용, 면세혜택 (우리나라와 2중 과세 방지협정 체결) 등이다. 그러나 불완전한 법규, 정책의 안정성 결여, 행정처리의 지연 및 절차의 복잡, 부정부패, 사회적 불안 등이 문제다.

노동집약 산업(의류, 섬유제품, 염색가공, 제지, 신발류, 가죽제품, 인쇄기기, 플라스틱 제품, 절삭·연마공구, 완구 등)이 투자 유망 업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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