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21일(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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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천년의 숨결 호남문화유산 30선] (3) 군산 근대문화유산
일제 수탈 아픔어린 조계지 근대역사문화 벨트화
세관·은행·곡물창고 등 역사교육 현장 ‘탈바꿈’
동국사에 ‘참회문’ 한·일 불교계 차원 화해 모색

  • 입력날짜 : 2018. 03.15. 18:42
군산은 1899년 강화도조약에 의해 빗장이 풀려 개항장이 됐다. 이후 각국 열강들의 거류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근대화의 들머리로 자리잡았다. 사진은 군산근대역사박물관에서 관광객들이 해설사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군산은 일제강점기 우리민족의 아픔이 서린 곳으로 아직도 수많은 적산유산이 남아 있어 살아있는 역사교육 현장으로 다가서고 있다.

군산은 1899년 강화도조약에 의해 빗장이 풀려 개항장이 됐다. 이후 각국 열강들의 거류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근대화의 들머리로 자리잡았다. 군산내항은 금강하구와 중부 서해안 지역에 자리한 지리적 특징 때문에 고려 이후 호남지역의 세곡을 저장 운반하는 조운창고가 운영되던 물류유통의 중심지였다. 전북 일대 세곡이 이곳 조창에 저장돼 있다가 조운선으로 한강 마포나루까지 운반됐다.

그래서 열강들이 가장 먼저 눈독을 들이고 개항을 요구한 것이다. 이러한 해상교통로로서의 역할 때문에 1899년 개항이후 근대적인 항구로서의 축항공사가 추진됐고 이때 뜬다리(부잔교) 부두 역시 만들어진다. 옛 거류지였던 장미동, 영화동, 월명동 일대는 근대화의 흔적이 뚜렷이 남아 있다. 특히 일제강점기에는 연간 200만석에 달하는 쌀 수탈의 거점이 되면서 관련된 많은 근대건축자산을 남겼다.

군산 내항에는 뜬다리부두를 중심으로 인근에 세관, 금융기관, 상사, 곡물저장창고 등 행정, 금융, 유통시설이 몰려있었다. 또 부두 건너 영화동·월명동 조계지 일대는 격자형 가로망 체계를 갖춘 신도시가 형성됐다.

군산시는 수탈의 아픔이 서린 조계지 근대자산들을 정비해 역사교육 현장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2008년 내항 일대 건축물을 대상으로 한 ‘근대산업유산을 활용한 예술창작벨트화사업’과 2009년 영화동·월명동 일대를 대상으로 한 ‘군산근대역사문화 벨트화사업’이 시작됐다.

신흥동 소재 구 히로쓰 가옥(일본식 가옥).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군산의 근대문화 및 해양문화를 주제로 하는 특화 박물관으로서 방문객들이 군산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본관은 ‘국제무역항 군산의 과거, 현재, 미래’라는 컨셉으로 선사시대부터 근대시대까지의 유물과 자료를 통해 물류유통의 중심지였던 군산의 과거를 확인하고, 이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통찰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전시내용은 군산의 역사를 조명한 ‘삶과 문화 코너’, 물류유통의 항구 기능을 보여주는 ‘해양유통코너’, 군산 및 고군산의 문화와 역사를 조명하는 ‘바다와 문화코너’, 군산인근의 해저발굴유물을 소개하는 코너 등으로 이뤄져 있다.

박물관 바로 옆 옛 군산세관은 1908년 대한제국(순종 2년 6월) 시절에 만들어졌으며 프랑스 또는 독일 기술자가 설계하고 벨기에에서 붉은 벽돌과 건축자재를 수입해 건축했다는 설이 있다. 군산세관은 많은 부속건물이 있었으나 현재는 모두 헐리고 본관건물만 남아 있다. 한국은행 본점, 서울역사와 함께 국내에 현존하는 서양고전주의 3대 건축물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군산 근대미술관으로 활용하고 있는 구 일본18은행은 일본 나가사키에 본사를 두고 있던 일본 지방은행으로 1890년 인천에 처음 문을 열었다. 이것을 시작으로 전국에 지점을 개설했는데 군산은 1907년에 조선에서는 일곱번째로 지점을 건립됐다.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미곡을 반출하고 토지를 강매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금융기관이다. 단층의 본관과 2층의 부속건물 2동(창고, 사무실)으로 구성된 이 건물은 동시대 은행 건축의 일반적인 양식에 따라 폐쇄적인 외관으로 계획됐고, 부분적으로 인조석을 사용해 장식했다. 또한 일제강점기 초반에 지어진 은행 건축물의 특징을 잘 보여 준다.

1908년 대한제국(순종 2년 6월) 시절에 만들어진 옛 군산세관.
신흥동 소재 구 히로쓰 가옥(일본식 가옥)은 부협의회 의원이며 포목점을 운영하던 히로쓰 게이사브로가 지은 주택이다. 이 주택이 위치한 신흥동 일대는 일제 강점기 군산시내 유지들이 거주하던 부유층 거주 지역이었다.

히로쓰 가옥은 해방 후 적산가옥으로 구 호남제분의 이용구 사장 명의로 넘어가 오늘날까지 한국제분의 소유로 돼 있다. ‘장군의 아들’, ‘바람의 파이터’, ‘타짜’ 등 많은 영화가 촬영된 곳으로 일반에 잘 알려져 있다.

구 히로쓰 가옥은 목조 2층 건물로 벽체는 심벽에 목재 비늘판벽과 회벽으로 마감하였고 지붕은 박공지붕과 합각지붕에 기와를 얹어 마감했다. 자연석을 깐 기단뒤에 방형 초석이 놓이고 그 위에 가느다란 사각기둥이 세워져 지붕가구가 짜여진 방식이다. 야시키형식의 대규모 목조주택으로 2층의 본채 옆에 단층의 객실이 비스듬하게 붙어있으며 두 건물 사이에는 일본식 정원이 꾸며져 있다. 현관 안쪽의 중복도 양편에 온돌방과 부엌, 식당, 화장실 등이 배열돼 있고 온돌방 옆에는 외부에 면한 복도가 있는데 중간에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다. 복도의 끝은 두 갈래로 갈라져 한쪽은 객실로, 또 한쪽은 본채의 부엌 쪽으로 연결된다.

초원사진관은 1998년 1월 개봉한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의 촬영 장소다. 8월의 크리스마스 제작진은 세트 촬영을 배제하기로 하고 전국의 사진관을 찾아봤지만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 잠시 쉬러 들어간 카페 창밖으로 여름날의 나무 그림자가 드리워진 차고를 발견하고 주인에게 어렵사리 허락을 받아 사진관으로 개조했다. ‘초원사진관’이라는 이름은 주연배우인 한석규가 지은 것인데, 그가 어릴 적에 살던 동네 사진관의 이름이라고 한다. 영화촬영이 11월에 이뤄져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골목 여기저기에 소금을 잔뜩 뿌려서 눈이 내린 겨울풍경을 찍을 수 있었다.

촬영이 끝난 뒤 초원사진관은 주인과의 약속대로 철거 됐다가, 이후 군산시에서 관광객들이 관람하고 사진도 찍을 수 있도록 복원했다

동국사는 일본 조동종(曹洞宗) 승려 우치다가 1909년 8월 군산의 외국인 거주지 1조 통에 세운 금강선사(금강사)에서 출발한다. 당시 금강사는 ‘포교소’였다. 우치다는 1913년 군산 지역 대농장주 구마모토와 미야자키 등 29명의 신도에게 시주를 받아 지금의 자리에 대웅전과 요사를 신축했다.

1945년 해방과 함께 미군정에 몰수됐다가 1947년 불하받아 사찰 기능을 재개했다. 1955년에는 ‘불교 전북 종무원’에서 인수해, 김남곡(1913-1983)이 이제부터는 ‘우리나라(海東國) 절이다’는 뜻으로 ‘동국사’로 등기를 내고, 1970년 대한 불교 조계종 제24교구 선운사에 등록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등록문화재 제64호인 대웅전은 건축 자재를 일본에서 가져와 지었으며, 우리나라의 전통 사찰과 달리 승려들의 거처인 요사와 복도로 연결된 것이 특징이다. 정면 5칸, 측면 5칸의 정방형 단층 팔작 지붕 홑처마 형식의 대웅전은 일본 ‘에도시대’ 건축 양식으로 외관이 무척 단조롭다. 지붕 물매는 75도의 급경사를 이루고, 건물 외벽에 창문이 많으며, 용마루는 일직선으로 한옥과 대조를 이룬다. 또한 경내에는 일제강점기 침략행위에 대한 ‘참회문’과 위안부를 기리는 소녀상이 나란히 건립돼 있어 한·일 불교계 차원의 화해를 모색하고 있다.


군산 고우당. 2012년 민간위탁 형식으로 개장해 게스트 하우스로 운영되고 있다.
일본식 가옥 복원 다다미방으로 구성

게스트 하우스 ‘고우당’

‘고우당’은 군산시가 월명동에 새롭게 조성한 시대형 게스트 하우스다.

일제 강점기 월명동에 조성된 일본식 가옥을 복원, 나라를 잃고 서러웠던 시대의 아픔을 되새길 목적으로 건립됐다. ‘고우당’은 ‘고우다’의 전라도 사투리인 ‘고우당께’를 표현한 이름이다.

고우당 게스트 하우스는 2012년 10월29일 민간위탁 형식으로 개장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국적인 숙박 체험과 함께 과거 일제 강점기 시대의 아픔을 되새기고 미래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역사의 현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고우당 게스트 하우스는 연면적 2928㎡에 숙박 시설과 카페테리어, 주점, 식당, 특산품 판매점 등 총 10채의 일본식 가옥으로 단지화 돼 있다. 숙박 시설은 시스템 냉·난방 시설 등 현대식 편리함과 조화를 이룬 5동 21실의 다다미방으로 구성돼 있다.

고우당은 군산시 근대 역사 경관 지구와 더불어 현재 그 인기가 급속히 확산되는 게스트 하우스로, 평균 객실 가동률은 70%이며, 이용 시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숙박료는 1인의 경우 평일과 주말 관계없이 1만5천원이며, 2인 1실은 평일 3만2천원, 주말 4만원이다. 펜션형(5인용)은 평일 10만4천원, 주말 13만원이다.

최근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고우당은 2013년 7월 한국 관광 공사가 주관하는 우수 숙박 업소인 굿스테이로 지정됐다.
/글·사진=박준수기자 jspark@kjdaily.com

/김영호 전북도민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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