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20일(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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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큐슈공항에서 무안공항의 미래를 찾다
이경수
본사 상무이사

  • 입력날짜 : 2018. 04.09. 19:06
기자는 최근 일본 기타큐슈(北九州)를 다녀왔다. 인근의 후쿠오카나 유명 관광지인 벳부·유후인과는 비교가 되지 않지만, 최근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기타큐슈시의 관광정책 등을 취재하기 위한 여정이었다. 그리고 핵심 관심사는 다음달 13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정기노선이 취항하는 기타큐슈공항의 활성화 정책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것이었다. 이번 취재여행은 기타큐슈시에서 주관했다.

무안과 기타큐슈는 너무나 가까웠다. 서쪽하늘에 노을이 물들기 시작할 즈음 무안공항을 이륙한 비행기는 채 1시간도 날지 않고 기타큐슈공항에 착륙했다. 시차도 없는 그곳에는 아직 어둠이 찾아들지 않았다. 외국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설렘을 느낄 새 없이 일본에 도착한 것이다.

첫 느낌은 작았다. 무안공항보다 크지 않았다. 입국 절차를 거치고 대합실로 나오자 시청의 항만공항국 공항유치부 사카이 토시야(酒井 俊哉)과장이 반갑게 맞이했다. 그는 곧장 공항의 전면을 볼 수 있는 전망대로 안내하더니 공항의 건설과정과 현황을 설명했다.

기타큐슈공항은 후쿠오카현 남쪽지역의 해안에서 3km 떨어진 인공섬 위에 지어진 공항으로 2006년 3월 개항했다. 일본에서 5번째로 인공섬에 건설된 공항이다. 공항의 활주로는 2천500m로, 2천800m인 무안국제공항보다는 약간 짧다. 일본의 저비용 항공사인 스타플라이어가 허브공항으로 삼고 있다.

현재 이곳은 인천과 김해공항에서 정기노선이 운항중이다. 무안과 양양공항에서는 부정기편이 취항중인데, 오는 5월13일부터 정기편으로 확대된다. 타이완과 중국 대련을 왕복하는 등 점차 국제선 취항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처음 이곳에 국제공항을 계획했을 때는 걱정이 앞섰다. 최근 20년 이상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일본의 상황에서 새로운 국제공항을 건설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었다. 게다가 이곳 기타큐슈시 인근에는 큐슈지역의 대표공항인 후쿠오카공항이 이미 자리를 잡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기타큐슈시는 국제공항에 지역의 사활을 걸었다. 인구 97만명의 기타큐슈는 일본의 모든 자치단체가 장기간에 걸친 경기침체와 인구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듯이 똑같은 상황이었다. 이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시는 ‘관광’을 선택하고 그 방법으로 공항 활성화에 나섰다.

기타큐슈시는 항만공항국에 공항기획부 유치담당과를 공식 직제로 편성하고 국제선 유치에 총력을 쏟았다. 사카이(酒井)과장이 직접 기자를 맞이한 것도 그 이유였다. 그는 기자와 인터뷰에서 “국제선 하나가 지역을 확 바꾼다”며 국제공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근의 후쿠오카공항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던 기타큐슈공항을 살리는 첫 번째 기획이 국제선 유치였다. 사카이 과장은 항공사를 제집 드나들 듯 찾아갔다. 공항세 감면 등 각종 인센티브를 약속하며 총력을 기울였다. 그는 “3년 가까이 정성을 쏟으면 1개 노선을 유치하는 성과가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2012년 7월부터 스타플라이어가 매일 2회씩 김해공항에 국제선을 띄운데 이어 2013년에는 무안공항에서 국제선 부정기편이 취항했다. 그리고 2016년에는 티웨이항공의 무안 국제선 부정기 취항, 진에어의 김해 국제선 정기 취항,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의 양양 국제선 부정기 취항, 진에어의 인천 국제선 정기 취항이 잇따랐다.

국제선이 취항하고 관광객들이 들어오면서 지역 상권이 먼저 반응했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몰리자 상가에 한국어간판이 세워지고 상인들은 스스로 한국어 공부를 하는 등 지역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일본 유명 관광도시에 뒤지지 않는 면세점도 문을 여는 등 관광인프라가 확충됐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가 새로운 관광의 역사를 만드는 것이다.

일본의 근대풍경을 간직한 모지코 레트로와 일본 3대 카르스트의 하나인 히라오다이, 일본에서 가장 짧은 거리를 가장 느리게 달리는 트롯코 열차 등 기타큐슈의 관광명소를 슬쩍 맛보고 다시 돌아온 무안국제공항은 비교적 한산했다. 기타큐슈공항과 비슷한 시기인 2007년 개항한 무안공항은 그동안 이러저러한 이유로 이용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다. 연간 500만명이 이용할 수 있고, 14만회의 항공기 운항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도 ‘무늬만 국제공항’이라는 우스갯소리를 듣기도 했다.

다행이 요즘 기대를 갖게 하는 희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 동방항공이 그동안 사드 영향으로 중단했던 상하이 간 정기노선을 재취항한다. 여기에다 무안-러시아 직항 전세기가 오는 6월16일부터 10월30일까지 운항하는 등 새로운 하늘길이 열린다. 러시아 직항은 그동안 전남도가 무안국제공항의 신규 노선 확대를 통한 활성화를 위해 러시아 야쿠티아 항공사와 꾸준히 접촉해 온 성과다.

개항 이후 가장 많은 국제노선을 확보한 무안국제공항이 광주·전남 관광활성화의 새로운 원동력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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