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24일(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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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그리운 마음을 천리 먼 곳에 전하려네
장희구 박사 漢詩 향기품은 번안시조 (270)

  • 입력날짜 : 2018. 04.10. 19:33
燕灘上寄達可(연탄상기달가)
척약재 김구용

강가의 봄의 물은 도도하게 흐르고
낚시하며 그늘에 한가하게 시 읊는데
그리움 전하려 해도 전해지지 않을까.
江頭春水正溶溶 把釣閑吟柳影中
강두춘수정용용 파조한음류영중
欲寄相思千里字 却嫌雙鯉未能通
욕기상사천리자 각혐쌍리미능통

연탄(燕灘)은 고려수도 송도와 평양 사이에 있는 작은 군(郡)이지만 수도를 넘보지 못하도록 길목에서 버티고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시인은 달가의 신임을 받아 요충지인 연탄을 지키는 문신이었음을 알게 한다. 자연을 음영하는 시적인 흐름이지만, 절절히 달가의 인격과 학문을 존경하는 시상이 묻어 있어 그 정한을 더하는 모습을 그린다. 강가 봄물은 도도하게 흐르고 있는데, 낚싯대 잡고 버드나무 그늘에서 한가하게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그대 그리운 마음을 천리 먼 곳에 전하려네’(燕灘上寄達可)로 제목을 붙여 본 칠언절구다.

작가는 척약재 김구용(金九容·1338-1384)으로 고려 후기의 문인, 학자다. 성리학을 일으키는 데 힘썼으며, 후진들을 힘써 추천하고 교육하는데 싫증을 느끼지 않았기에 쉬는 날이라도 그로부터 풍부한 지식을 익히기 위해 공부하러 오는 학생들의 발길이 그치지 않았다고 한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강가 봄물은 도도하게 흐르는데 / 낚싯대 잡고 버드나무 그늘에서 한가히 읊네 // 그대 그리운 이 마음을 천리 먼 곳으로 전하려 해도 / 도리어 내 편지가 전해지지 않을까 두렵구려]라는 시상이다.

위 시제는 [연탄(蓮灘)에서 달가(達可) 정몽주에게 부치다]로 번역된다. 연탄은 지금 황해북도 북서부에 있는 군으로 북쪽에는 평양특별시가 있다. 시인은 고려 수도인 개경에 있는 달가 정몽주 대인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자기의 짤막한 심회 한마디를 시상으로 매만지고 있다. 달가께서는 공무에 바쁘신 몸이신데 행여 이 편지가 잘 전해질 것인가를 은근하게 걱정하는 모습도 엿보인다.

시인은 선경의 시상은 강가에서 도도히 흐르는 강물을 읊더니만, 낚시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강가에서 흐르는 봄물은 도도하게 흐르는데, 한가하게 낚싯대를 붙잡고 버드나무 그늘에서 시 한 수를 읊고 있다고 했다. 낚싯대를 드리운 시심은 주체할 수 없이 풍부했던지 물오른 봄물을 응시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화자는 후정의 심회를 다소곳이 담으면서 은근히 걱정하는 모습을 보인다. 달가가 보고 싶어 그리운 이 마음을 천리 먼 곳으로 전하려고 하는데, 도리어 내 편지가 그대에게 전해지지 않을까 두렵다는 시심을 담아냈다. 그리움을 전하려 한다 했으니 상호의 우의가 어떠했던가를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한자와 어구

達可: 포은 정몽주의 자. 江頭: 강가. 春水: 봄물. 正: 바로. 溶溶: 도도하게. 把釣: 낚싯대. 閑吟: 한가하게 읊다. 柳影中: 버드나무 그늘. // 欲寄: 전하고자 하다. 相思: 생각하는 마음. 千里字: 천리의 글을. 却嫌: 문득 두렵다. 雙鯉: 편지라는 뜻. 未能通: 전해지지 않다. /시조시인·문학평론가 (사)한국한문교육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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