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19일(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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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16 미안하다!
남성숙 광주매일신문 사장

  • 입력날짜 : 2018. 04.18. 19:43
이번 주는 세월호 추모기간이다. 제주4·3, 세월호 4·16 그리고 4·19혁명···. 지난 역사, 100여년도 안되는 사이에 참 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사건들이다.

세월호, 그 시간이 4년이나 지났다. 참 미안한 시간이다. 살아있으면 대학생이 되었을 그 아이들에게 참 미안하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미안하다’를 반복하며 ‘4월16일은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가장 아픈 날의 하나’라며 조사를 낭독했다. 유가족 대표도 ‘사랑하는 아들, 딸들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라고 말하면서 목이 메는지 잠시 추모사를 멈췄다. 다시 한번 온 국민이 가슴으로 울었던 날이었다.

지난해 제주에서는 세월호 생존자들의 전시회 ‘미치도록 살고 싶다’가 열렸다. 살아남은 자들의 자책이 ‘미치도록 살고 싶다’였던 것이다. 지난 4년 동안 살아도 살아있는 목숨이 아니었던 게다. 자책과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생존자들은 2014년 4월16일에 시간을 가둬두고 ‘살고 싶다’며 울부짖고 있다. 안전한 나라에서 살고 싶다고 소리치고 있다.

그러나, 그 4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정말 안전한 나라에 살고 있는가. 6·13지방선거에 나선 지자체장 후보들이 한목소리로 ‘잊지 않겠다’며 세월호를 교훈 삼아 자신의 지역을 가장 안전한 곳으로 만들겠다고 공약하고 있지만 글쎄다. 제발, 지역 내 안전불감지대를 제대로 전수조사하고 미리 대책을 강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각 후보들이 간절히 약속한 ‘잊지 않겠다’는 약조가 이들을 늘 잊지 않고 기억하며, 안전을 실천하겠다는 행동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이 시대 우리들의 사명이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 이후 ‘이게 나라냐’는 자괴감과 함께 ‘국가는 무엇인가’라는 자문을 하게 됐다. 대한민국 헌법에는 ‘국가는 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지니고, 국가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돼 있다. 우리가 가진 권력을 정부에 위임했고, 그 위임한 권력을 감시하는 방법이 바로 선거다.

지난 세월 대통령을 잘못 선거해서 받은 국민들의 엄청난 피해와 상처를 보라. 우리를 보호할 제대로 된 정부를 만들기 위해 선거를 통해 올바른 사람에게 내가 가진 권력을 행사하고 위임해야 할 의무가 우리에겐 있다. 지방정부도 마찬가지다. 내가 가진 권력을 정당하게 행사하고 위임한 후 제대로 된 지방정부를 운영하지 않으면 그 권력을 언제든지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지도자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도 선거를 정말 잘해야 한다. 꼭 투표해서 의견을 표시하고 자신이 던진 표의 의미를 끝까지 잘 살펴봐야 한다. 그래야 내 안전이 보장된다.

다시 확인하고 싶지 않지만, 4년 전 4월16일 세월호 참사로 304명이 목숨을 잃었다. 세월호는 단지 대형선박사고가 아니었다. 우리 사회를 뿌리째 뒤흔든 역사적으로 가장 슬픈 사건이었다.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은 안전 불안, 정부 당국의 구조·재난대응 무능, 국가 최고 리더십의 허울이 드러났다. 믿었던 국가, 사회 시스템의 불안에 대한 자각은 시민 저항의 씨앗이 됐고, 결국 정권교체를 불러온 요인이 되었다.

6·13지방선거에 나오신 분들은 ‘세월호의 교훈’을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로만 치부할게 아니라 구조 능력, 재난대응 체계에 대한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 세월호 이후에 우리 지역사회는 과연 얼마나 안전해졌는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꼭 목포항에 가로누워있는 세월호를 직접 참관하기 바란다.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 아버지의 통곡, 할머니의 한이 그 배 안에 들어있다. 배 안에 남아있었던 이들의 두려움에 대한 깊은 숙고, 구하지 못했단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더 서둘러 올리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 눈가를 적시며 그들의 상처를 어루만질 방법을 생각하며, 다시 한번 지역의 안전을 둘러봐야 한다.

그래서, 지자체장이 된다면, 담당자를 불러 꼭 물어보시라. 재난 위기 시에 지역민 구조를 최우선으로, 효율적 대처 방안에 대한 매뉴얼이 있는가? 어느 순간에도 생명이 우선이며 안전이 습관화되어 있는가? 공무원은 24시간 지역민의 안전을 지키려는 사명감이 장착돼있는가?

재난이 닥쳤을 때 중요한 것은 도지사, 시장, 군수와 같이 현장에서 초기대응을 신속히 결정하는 첫 결정권자(First Respondent)가 얼마나 위기 대처 능력을 갖추었는가 이다. 그들의 신속한 결정 여부에 따라 수백, 수천 명의 생명을 구할 수도 있고, 죽음으로 내몰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지자체장들도 평소 위기 대처 능력을 계발하고 많은 외국의 사례도 참작하며 전문가들과 의견을 나눠 ‘초기 대응 책임자’로서의 능력과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본다.

미국에서 재난의 초기 대응 책임자인 시장, 주지사 등 지자체장은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책무를 가졌기에 선출되자마자 재난 안전 매뉴얼을 먼저 숙지하고 모의 훈련 등을 통하여 철저한 사전 점검 및 대비를 한다고 한다. 재난과 위기 상황에는 초기 대응 책임자들의 신속한 판단이 위기 상황 극복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이번 지자체 선거에 나오신 분들은 확실하게 인식해야한다.

지자체장은 초기 대응 책임자로서 중앙정부나 재해 전담부서에서 모든 재난 대응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고, 자신들의 역할의 중요성을 철저히 인식하고, 각 지자체 특성에 맞는 ‘맞춤형 재난 대응책’을 스스로 갖추어야 한다. 참혹했던 참사에 속수무책 바라보기만 했던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리더는 ‘재난 위기 대처 능력’을 필수로 체질화해야 한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미안할 일, 다시는 만들지 말자.

/ssnam48@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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