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18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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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게미 맛집 찾아 별미 여행 떠나요] (5·完) 돌담게장백반
“산중에서 무슨 게냐?” 그 게가 미식가들을 부르고 또 부른다
깔끔한 돌게장이 입맛돌게 미(味)

  • 입력날짜 : 2018. 04.25. 18:53
게 특유의 비린내를 제거해 주인장만의 비법 육수로 맛을 낸 간장 게장(왼쪽) 탱글탱글한 게살을 맛볼 수 있는 별미다. 양념 게장은 개운한 맛이 나게 고춧가루와 10여가지 양념 소스에 버무렸다.
#구불구불 무등산 길 따라 소문난 게장집

광주의 명산인 무등산에 구불구불 난 도로를 따라 차로 한참을 달리면 무등산 수박마을에 이른다. 예나 지금이나 명성이 자자한 ‘무등산 수박’을 먹으러 뭇 사람들이 가는 것이 아니라 수박마을에 위치한 특별한 맛집을 찾아가는 것이다. 전주, 포항, 서울 사람들은 물론 멀리 제주도에서 비행기를 타고 찾아와 기어코 먹고 갈 정도 소문난 맛집이 바로 광주시 금곡동의 ‘돌담게장백반’이다. 때로는 먼 길 마다하지 않고 찾아온 손님들이 번호표를 받고 기다랗게 줄서서 기다리는 난관(?)에 부딪혀도 먹고 간다는 이 집의 인기메뉴는 ‘돌게장백반’이다.

우리나라 남해와 서해에서 잡히는 ‘돌게’의 정식명칭은 ‘민꽃게’다. 등껍질 부분에 꽃게처럼 ‘등옆가시’가 없이 밋밋하여 ‘민꽃게’라고 한다는데 돌게 어원에 대한 문헌은 없다. 전라도 사람들은 주로 바다 돌밑에 서식하는 요 녀석을 ‘돌게’라고 부르고 있다. 오래 전부터 전라도에는 ‘돌게’로 요리하는 맛집들이 많았다. 그 쟁쟁한 손맛들 속에서 이 집의 ‘게장 백반’이 그렇게 인기 많은 이유가 무엇일까?

광주 북구 금곡동 무등산 자락에 자리한 ‘돌담게장백반’.
#돌게 비린내 제거하는 비법 터득

먼저 돌게 간장게장의 최대 관건인 비린내가 나지 않는 게 이 집의 매력 포인트.

게장백반으로 솜씨 좋은 50대 주인장, 임옥란씨가 처음부터 잘한 것은 아니다. 여수, 순천 등 게장 잘하는 식당을 찾아다니면서 먹어보고 만들기를 수없이 반복하면서 동네 이웃들에게 선보였지만 “짜고 너무 비린내가 나서 못 먹겠다”는 불만족스런 대답만 돌아올 뿐이었다. 영암 출신인 그녀가 남편의 고향 땅, 광주에서 음식 장사를 시작한 지는 80년 후반.

무등산 수박마을 근처에서 촌닭 요리, 보리밥, 추어탕 등 다양한 메뉴로 장사하다가 마지막 승부수를 내고 싶은 것이 ‘게장 요리’였다.

재산 많은 시부모 덕에 지금의 터를 사서 남편이 멋진 돌집을 짓자 돌게 간장게장을 시도하였지만 수개월간의 시행착오는 거듭됐다. 식당에 게 비린내가 진동해 초를 켜놓기도 하고 방향제를 뿌리기도 일쑤였다. 그러나 그녀의 사전에 포기란 없었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고 그녀는 끝내 비린내가 안 나는 돌게 간장게장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해마다 5-6월이면 영광에서 나는 노란 살이 꽉 차고 살아있는 돌게만을 사서 지하수로 깨끗이 손질해 바로 급냉동시켜야 한다.

그래야만이 탱글탱글한 게살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싱싱한 게맛을 살려주는 기본은 육수다. 항상 영암에 계신 친정 어머니가 전통 방식으로 직접 띄워서 보내준 메주와 3년간 간수를 뺀 신안 천일염으로 장을 담그고 은은한 장맛이 배인 메주로 된장을 담그는 임옥란씨.

오래 숙성된 집 장과 외간장, 감초, 마늘, 생강, 대구머리, 말린 청양고추 등 15가지 정도의 식재료들로 육수를 우려내는데 이것이 고유의 게 맛을 살리고 비린내를 없애는 그녀만의 아이디어다.

싱싱한 게 맛을 유지하기 위해 육수는 반드시 식혀야 한다. 식힌 육수를 돌게에 부어 하룻밤 재웠다가 또 끓여서 붓기를 3번 반복하는데, 돌게에 맛이 배이고 비린내를 잡기 위해서다. 이런 과정이 그녀가 노력해서 터득한 비법이다.

돌게 간장게장과 쌍두마차인 양념간장은 개운한 맛이 나게 ‘고춧가루’을 사용하고 여기에 외간장·마늘·생강·양파 등 10여가지 양념 소스에 무친다.

전통옹기에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을 올리고 고명으로 다진 대파와 청양고추, 고소한 깨를 뿌리면 임옥란씨의 내공이 빚어낸 완성작이다.

#한정식 부럽지 않은 돌게 게장 백반

단연 돌게 간장게장과 양념간장이 돋보이지만 한 상 거~하게 차려진 반찬들을 보면 입이 떡~ 하니 벌어진다.

단돈 1만원에 반찬이 20여가지나 되는 ‘돌게 게장백반’은 가격대비 가성비 최고인 셈이다. 반찬 하나하나에는 주인장만의 노하우가 들어있다.

동네 할머니들이 기르는 야채 또는 나물, 그리고 매일 각화동의 농산물 공판장에 가서 구매한 질 좋은 식재료들을 맛깔스럽게 해주는 것은 남다른 조미료다. 그것은 남도의 산과 들, 바다에서 나는 곰보배추, 해조류 등 10여 가지 재료들을 숙성시킨 효소와 꽃게발로 우려낸 육수이다. 이 천연 조미료가 주인장이 매일매일 무치는 제철 나물들과 생김치의 맛을 한껏 살려준다.

손 많이 가는 고추부각 등 집에서 흔히 먹지 않은 반찬을 손님들에게 대접하기 위해 임옥란씨는 정성과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한 상 가득한 돌게 게장백반을 시식할 차례. 간장게장인 돌게를 한 입 넣으면 부드러운 게살이 쏙 빠지면서 입에 사르르 녹고 뒷맛은 비린내가 없이 깔끔하고 게 껍질을 씹는 소리까지 맛있다.

고명으로 얹은 청량고추와 고소한 깨가 톡톡 씹히면서 식욕을 돋운다. 따끈한 쌀밥을 마른 김에 올리고 삼삼한 간장게장을 넣어 싸서 먹거나 게딱지에 밥을 쓱쓱 비벼 먹으면 꿀떡~ 꿀떡~ 잘도 넘어간다.

또, 밥 한술에 약간 매콤한 양념게장이 어우러진 맛은 엄지손가락을 척~ 올리게 만든다. 취향 따라 입맛 따라 칼칼한 생김치와 맛깔스런 반찬들을 곁들어도 대만족.

먹는 이들은 밥도둑인 돌게 게장백반으로 한 그릇 뚝딱 비운다. 돌게 보다 몸값 비싼 꽃게로 만든 게장정식은 한 뼘 높은 품격의 맛이다.

전국에 이름난 인천 꽃게로 만든 간장 게장과 양념게장에 한 번 반하고, 고등어, 조기 등 제철 생선 구이와 감칠맛 나는 반찬에 두 번 반한다. 이 집 게장을 한번 맛보면 유명한 광고 카피인 “니들이 게맛을 알아”를 당당히 말하고 싶을 정도다.

#주인장 정직한 마음이 주는 맛의 감동

10년 넘게 미식가들의 입맛과 마음을 빼앗은 ‘돌담게장백반’.

이 집 게장백반에는 남도의 질펀한 갯벌이 섞인 바다와 황토, 산에서 나는 산물들의 풍성한 맛이 배어 더 게미지다.

은은한 풍미를 더하는 게로 임옥란 씨는 음식의 멋을 부릴 줄 안다. 또한 그녀는 손님들에게 항상 ‘맛있게 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정직한 손맛을 지켜가며 오랜 세월동안 ‘맛있는 집’으로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싶어 한다.

그 바람이 변함없다면 이곳을 찾은 손님들이 게장백반을 먹고 멀어도 또 오고 싶은 유혹을 받을 것이다.

/최지영 좋은PR 착한기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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