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18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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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으로 돌아갈 노래 언제 지어보려나
장희구 박사 漢詩 향기품은 번안시조 (273)

  • 입력날짜 : 2018. 05.01. 19:01
遊子吟(유자음)
춘당 변중량

떠난 아들 오래도록 돌아가지 못하니
어머님 지어준 옷 해져 떨어졌는데
고향에 돌아갈 노래 언제 지어 부르나.
遊子久未返 弊盡慈母衣
유자구미반 폐진자모의
故山苦遼邈 何時賦言歸
고산고료막 하시부언귀

자식이 멀리 떠나 있으면 매사가 근심이 된다. 자나 깨나 자식 안부 걱정에 여념이 없다. 아버지 쪽보다는 어머니 쪽에서는 강한 모성애(母性愛) 때문에 그 도는 훨씬 더했다. 하는 일은 잘하고 있는지, 옷가지는 춥거나 덥지는 않는 것인지, 숙식(宿食)에 불편함은 없는 것인지 잡다한 생각의 덩치들이 얽혀 걱정과 염려를 한다. ‘집 떠난 아들이 오래도록 돌아오지 못하니, 어머님이 지어 주신 옷이 해져 떨어졌다’면서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고향으로 돌아갈 노래 언제 다시 지어보려나’(遊子吟)로 제목을 붙여 본 6행 5언고시풍이다.

작가는 춘당(春堂) 변중량(卞仲良·1345-1398)으로 고려 말, 조선 초의 문신이다. 아버지는 판중추원사 변옥란, 어머니는 전객서부령 성공필의 딸이다. 대제학 변계량의 형이며, 이성계의 이복형 이원계의 사위이며 정몽주의 문인이다. 문과에 급제해 밀직사를 지냈던 인물이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집 떠난 아들이 오래도록 돌아오지 못하니 / 어머님이 지어 주신 옷이 해져 떨어졌네 // 내 고향 산천은 여기에서 너무도 멀고멀어 / 고향으로 돌아갈 노래 언제 다시 지어 보려나]라는 시상이다.

위 시제는 [멀리 가는 아들 향해 읊다]로 번역된다. 이 시는 중당(中唐)때 맹교의 유자음을 참고해야겠다. [인자하신 어머니가 바느질감을 들고(慈母手中線), 먼 길 떠나는 아들이 입을 옷에(遊子身上衣), 떠날 때 한 땀 한 땀 꼼꼼히 기움은(臨行密密縫), 아들이 어쩌다 더디 올까 두려워서라(意恐遲遲歸), 누가 말했던가? 저 조그만 풀 같은 마음이(誰言寸草心), 따뜻한 봄빛 은혜 갚을 수 있을까(報得三春暉)]라고 읊었다.

시인은 이 시를 의연하게 모방했던 것으로 보인다. 집을 떠난 아들이 오래도록 돌아오지 못하니, 어머님이 지어 주신 옷 해져 떨어졌다는 부모님 사랑의 극진한 마음이 녹아있다. 멀리 있는 자식이 부모님을 생각하는 깊은 애정이 담겨 있다.

그렇지만 화자는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을 지울 수 없음을 보이고 있다. ‘내 고향 산천은 너무도 멀고멀어, 고향으로 다시 돌아갈 노래를 언제 지어보겠는가’를 생각해 보인 시상이다. 이어지는 5구와 6구에서는 인생은 백년도 미처 살지 못하니(人生不滿百) / 오늘 서편으로 지는 해를 아까워한다(惜此西日暉)고 했으니 고향을 그리는 자식의 심정을 알만 하겠다.

※한자와 어구

遊子: (유학, 직장 등으로) 집을 떠난 자식. 久未返: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다. 弊盡: 다 해지다. 慈母: 어머님. 衣: 지어준 옷. // 故山: 고향 산천. 苦: 고통. 고향에 가고픈 괴로움. 遼邈: 멀고 멀다. 何時: 어느 때. 賦言: (돌아갈) 노래나 노랫말. 歸: 돌아오다. 혹은 돌아가다./시조시인·문학평론가 (사)한국한문교육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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