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28일(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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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천년의 숨결 호남문화유산 30선] (5) 화순 고인돌 유적
보검재 계곡 고인돌 596기 밀집 선사문화 한눈에
1995년 처음 발견…200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채석장 등 고인돌 제작·축조 과정 ‘원형 그대로’ 보존
선사체험장 개장…석기만들기·불활용 등 흥미 만점

  • 입력날짜 : 2018. 05.10. 18:40
거대한 덮개돌 아래 노출된 무덤방 등이 그대로 보존돼 있어 고인돌의 축조과정을 한 곳에서 종합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화순군 제공
화순 고인돌 유적은 고창·강화도와 더불어 청동기시대 선사문화를 한눈에 보여주는 귀중한 장소다. 5월 신록이 무르익은 화순 도곡면 효산리 보검재 계곡에 자리한 화순 고인돌 유적 현장을 심홍섭 화순군 문화관광과 학예사의 안내로 둘러봤다. 화순 고인돌은 선사시대 돌무덤으로 2천-3천년 전에 축조됐으며 청동기시대 문화가 집약된 대표적인 유적이다. 이를 통해 선사시대 문화상을 파악할 수 있고 나아가 사회구조, 정치체계는 물론 당시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다.

화순고인돌 유적은 도곡면 효산리와 춘양면 대신리를 잇는 보검재 계곡을 따라 596기가 밀집 분포하고 있다.

1995년 12월 이영문 목포대 교수에 의해 처음 발견돼 학계에 보고된 후 2000년 12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관리되고 있다.

발견 당시 숲속에 비교적 원상 그대로 유지돼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했다. 특히 산의 정상부에는 석재를 채석한 것으로 추정되는 채석장이 있는 등 고인돌 제작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이곳은 영산강 지류인 지석천과는 불과 2㎞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았으며, 계곡과 인근 마을뿐 아니라 주변 평지와 구릉에도 많은 고인돌이 분포하고 있다.

화순 고인돌 분포는 크게 6개 구역으로 구분되고 있다.

▲괴바위 고인돌지구(47기)=괴바위는 고양이 바위의 옛말이며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쥐를 막기위해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고인돌 지구에서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고, 덮개돌의 규모도 가장 크다. 덮개돌의 크기는 200-530㎝이며, 장방형, 마름모형, 귀갑형 등 형태가 다양하다.

선사체험장은 청동기 전기와 후기 마을로 나뉘어 움집 등 다양한 생활공간과 재미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벌써부터 방문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화순군 제공
▲관청바위 고인돌지구(190기)=관청바위는 보성원님이 보검재를 넘다가 큰 바위에서 주민의 민원을 해결한데서 이름 붙여졌다. 고인돌의 밀집도가 가장 높고 대형 고인돌이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다. 특히 산의 정상부에는 석재를 채석한 것으로 추정되는 채석장이 있다.

▲달바위 고인돌지구(40기)=덮개돌모양이 달처럼 둥글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효산리 보검재 고개를 넘어가기 전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일부 덮개돌에는 채석 당시의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 있다.

▲핑매바위 고인돌지구(133기)=마고 할머니가 운주사를 축조하기 위해 거대한 돌을 행주치마에 담아 운반하는 과정에서 떨어트린 돌이라는 유래를 가지고 있다. 화순 고인돌에서 가장 큰 규모로 약 200t 이상으로 추정되며 무덤의 기능보다는 상징적인 기념물로 생각된다.

▲감태바위 고인돌지구(140기)=암석이 갓 모양과 닮았다고 해서 감태라고 한다. 감태는 갓의 옛말이다. 거대한 덮개돌 아래 노출된 무덤방 등이 그대로 보존돼 있어 고인돌의 축조과정을 한 곳에서 종합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대신리 발굴지(46기)=화순 고인돌유적의 성격을 파악하기 위해 35기의 고인돌이 발굴 조사돼 원형 그대로 복원해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출토유물은 의례용기인 붉은간토기, 무문토기, 직물을 짜는 가락바퀴, 곡식을 가공하는 갈돌과 갈판, 석촉 등이 있다.

화순 고인돌 공원에는 3천년 전 청동기 시대 사람들이 살았던 선사체험장이 지난달 13일 개장했다. 단순히 고인돌 유적을 보는 것에서 선사시대인들의 삶과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조성됐다.

선사체험장은 청동기 전기와 후기 마을로 나뉘어 움집 등 다양한 생활공간과 재미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벌써부터 방문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선사마을이 재현된 공간에서 ‘불을 찾아서’라는 원시인들의 삶을 조명한 영화를 관람하는 것을 비롯 사진전, 공연, 벽화, 시장 구경을 할 수 있다. 또한 석기·토기만들기, 고인돌끌기, 사냥, 불활용, 먹거리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어린이날 등이 낀 5월 첫 주말에는 200-300명의 탐방객이 다녀가는 등 새로운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화순군은 선사체험장 뿐 아니라 캠핑장을 조성하고 유적지내에 관람열차를 운행하는 한편, 방문객센터와 관리사무실을 신축해 탐방객들이 보다 편리하게 이용토록 할 계획이다.


“일본사람이 한국역사 해설하니 이상한가요?”

[인터뷰] 일본인 문화해설사 다께다 지에미씨

14년째 고인돌 홍보대사…방문객과 만남 큰 보람

고인돌 유적지 안내소에 도착하자 “어서오세요”라며 한 여성분이 반갑게 맞이했다.

한국어가 유창해서 외국인인줄 몰랐는데 본인이 일본인이라고 소개해서 깜짝 놀랐다. 지난 2004년부터 14년째 이곳에서 문화해설사로 일하는 다께다 지에미씨(55)였다.

전남 농촌에 다문화여성이 많지만 대부분 동남아 출신인데 뜻밖에 일본인을 만나게 됐다. 게다가 우리나라 선사시대 역사를 설명하는 문화해설사라서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다께다씨는 1994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하면서 화순 도곡에 들어와 살게 됐다고 한다. 결혼 전 그녀는 일본 나가사키에서 가이드로 활동했는데, 때 마침 화순 도곡에 고인돌 유적지가 있어서 해설사로 참여하게 된 것이다. 나가사키에서는 평화공원과 기독교 박해 유적 등을 안내했다고 한다.

그녀가 처음 유적지에서 한 일은 쓰레기 줍고 청소하는 ‘문화재 지킴이’였다.

외국인으로서 한국 역사를 해설하는 게 힘들지 않느냐고 묻자 “처음에는 한국어도 서툴고 지식도 부족해서 어려움이 많았지만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방문객들은 다께다씨가 일본인이라는 사실을 알면 대체로 두 가지 태도를 보인다고 한다. ‘어떻게 일본인으로부터 한국 역사를 배우느냐’는 쪽과 ‘일본인으로부터 한국 역사 설명 듣는 것도 괜찮네’라는 반응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그녀는 일본에도 고인돌 무덤이 있지만 화순과 비교하면 질과 양에서 월등한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큐슈 요시노가리 유적지 고인돌은 크기가 작은데 비해 화순은 엄청나게 커서 대륙의 기질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채석장 등 고인돌 제작과정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내용적으로도 압도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녀는 일본인 관광객의 경우 개인 방문이 많은데 대중교통이 원활하지 않아 불편을 느낀다고 말했다. 무안공항에 오후 2시쯤 도착하면 연결되는 시외버스가 없어 밤 8시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화순에서 유적지까지 운행하는 버스가 자주 없어 셔틀버스가 운행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한국에 살면서 좋은 점이 무엇이냐고 묻자 “일본 사람들은 친절하지만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반면, 한국 사람들은 이웃끼리 서로 돕고 정이 많아 좋다”고 말했다.

/박준수기자 jspark@kjdaily.com
/화순=이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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