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25일(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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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마당] 윙크쟁이 또또 김명화 동화

  • 입력날짜 : 2018. 05.23. 19:25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요.” 엄마에게 졸랐다. 힘들어서 안 된다고 하신 엄마도 “집에 혼자 있기 힘들어요.” 울면서 떼를 썼다. 결국 엄마가 두 손을 들었다. 아빠와 함께 유기견 센터에서 강아지를 데려 왔다.

기분이 뛸 듯이 좋다. 난 강아지 이름을 노트에 적어보았다. 하늘이, 순댕이, 예쁜이, 또치 등 많은 이름이 지나갔다.

“어떤 이름이 제일 예쁠까?”

“지우 동생이니까 지오 어떠니?”

엄마도 이름 짓는 일에 도왔다.

강아지는 혼자서 똥도 두고, 오줌도 모래 위에 잘 누웠다. 강아지가 집에 오게 되면서 엄마와 아빠도 강아지 산책을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 강아지는 사람들의 말을 잘 알아들었다.

“똘똘한 강아지네. ‘똘똘이라고 부르면 어떨까?” 엄마가 강아지의 이름을 말해주었다. “엄마 내 이름도 밑에 받침이 없으니까 또또로 하면 좋겠어.” “또또 정말 멋진 이름이네.”

또또는 우리 가족이 되었다. 또또는 버려진 강아지다. 유기견 센터에서 한쪽 구석에 앉아서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너무 슬퍼 보였다. 난 또또가 마음에 들었다. 서로 외로운 친구끼리 알아봐준 것이다.

유치원 다닐 때 친구에게 “나랑 같이 놀자.” 말을 못해 구석에서 혼자서 책을 보던 내가 생각이 났다. 또또를 보자 갑자기 참았던 울음이 울컥 올라 왔다.

3년 전에 돌아가신 할머니의 말씀이 생각이 난다. “아파 본 사람이 누가 아픈지를 잘 알지.” 지우가 아플 때 할머니가 제일 먼저 알아봐 주었다. 할머니의 따뜻한 손이 생각났다. 어젯밤 꿈속에 할머니가 나왔다. 하늘나라에서 잘 놀고 있다고 말씀 해 주셨다.

할머니가 계실 때는 외롭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혼자다. 학교 갔다 와도 혼자다. 학원을 다녀와도 혼자다. 혼자는 외롭다. 그리고 슬프다. 특히 아플 때 더 슬프다. 홀로 서 있는 나무를 봐도 불쌍해 보인다. 그래서 그림그리기 시간에 나무를 많이 그려주었다.

난 혼자 노는 법을 잘 안다. 진짜 심심 할 때는 벽하고 이야기를 한다. 엄마 모르게 게임에 빠져 숙제를 못하는 날도 있다. 엄마에게 아직도 비밀이다. 혼자 있는 것은 정말 힘들다. 그래서 엄마에게 강아지를 사달라고 엄청 떼를 부린 것이다

또또가 우리 집에 와서 참 좋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달려와 내 품에 안긴다. 이제 벽하고 이야기 안 해도 된다. 또또랑 할 이야기가 참 많다. 오늘도 귀를 쫑긋하며 내 이야기를 다 들어주었다.

학교에서 구구단 외우기 숙제를 내주었다. “이삼은 육, 멍멍, 이사 팔, 멍멍” 구구단을 외울 때도 함께 했다. 내가 숙제를 하면 또또는 조용히 기다려 준다. 참 똑똑한 녀석이다. 또또와 늘 같이 있는 나를 보고 엄마, 아빠는 지남철(쇠를 끌어당기는 성질과 자기력을 이루는 성질이 있는 물체)이라고 불렀다. 지남철 그래 또또와 나 사이는 지남철이 아니라 강철이다.

또또가 온 뒤로 운동하는 시간이 늘었다. 모두들 나가면 하루 종일 혼자 있는 또또를 위한 방법이다. 해질 무렵 숙제를 마치고 산책을 했다.

또또는 달리기를 좋아한다. 나보다 먼저 도착해 언덕위에서 기다릴 때가 많다. 반대편 길에 또또 보다 더 큰 개가 다가온다. 갑자기 또또가 내 뒤로 몸을 숨긴다.

“또또야. 왜 그래.”

“왈왈”

“멍멍”

커다란 개가 짖어댄다.

“왈왈”

겁에 질린 표정으로 또또가 나에게로 온다.

“멍 멍 멍멍멍”

커다란 개가 짖자 또또는 내 품속으로 뛰어 들었다. 그때 유기견 센터 아저씨의 말씀이 생각이 났다. “또또가 길거리에 버려져 먹이를 찾아 헤매고 다닐 때 또또보다 큰개에 물려 쓰러져 있었지. 마친 주변을 순찰 중이던 소방관 아저씨가 유기견 센터로 데려왔어. 그 뒤로부터 큰개를 무서워한단다.” 또또가 불쌍해 꼭 안아주었다. 커다란 개가 사라지자 달렸다.

“또또야 달려”

“왈…왈…”

다음 날에도 또또와 산책길을 달렸다. 이번에도 또또를 먼저 달려가 언덕위에서 나를 기다린다. 멋진 녀석 러닝맨이라고 불러야 할까? 또또라고 해야 할까?

화창한 일요일 오후다. 엄마, 아빠와 또또와 산책을 갔다. 또또가 신이 나서 달려간다. 나도 따라 달린다. 또또가 언덕위에 올라섰다. 언덕 위에 올라선 또또가 빨리 오라고 짖는다.

“왈왈…왈왈…”

또또를 향해 달린다. 그런데 큰일 났다. 저번에 보았던 커다란 개가 달려온다. 저 개보다 먼저 달려야 한다. 그런데 나보다 더 잘 달린다. 힘차게 달려본다. 하나, 둘, 셋, 넘어져 버렸다. 코까지 땅에 박았다. 너무 아프다. 넘어져 또또를 바라보았다.

“또또야 조심해.”

“멍… 멍…”

커다란 개의 짖는 소리에 언덕 위에 있던 또또가 뒷걸음질을 한다.

“또또야. 조심해.”

커다란 개는 겁에 질린 또또를 향해 계속 짖어 댄다. 또또가 무서움에 벌벌 떤다. 개 짖는 소리에 또또는 계속 뒷걸음질을 한다.

“또또야.”

또또가 보이지 않았다. 언덕 아래로 떨어졌다. 아빠가 달려가 또또를 안았다. 또또의 머리에 피가 흘렀다. 머리 뒷부분이 다쳐 한쪽 눈이 보이지 않았다. 또또가 한쪽 눈을 슬며시 떴다가 다시 감았다. 피가 흘린 또또의 얼굴이 무서워 쳐다보지 못했다. 내 다리에도 피가 흘러 나왔다.

“또또야.”

“또또야.”

엄마 아빠가 또또를 데리고 동물 병원으로 달려갔다. 또또의 수술이 시작되었다. 수술을 하고 있는 사이 계속눈물이 나왔다. 엄마가 내 무릎에 피를 닦아 주었다. 그때까지 다리가 아픈지도 몰랐다.

며칠 만에 붕대를 푼 또또의 한쪽 눈이 보이지 않았다. 또또의 얼굴을 볼 수가 없다. 바라보는 게 너무 무섭다. 날마다 울었다. 펑펑 울어 머리가 찌근찌근 아팠다.

“엄마 또또 눈이 왜 그래.”

“다쳐서 그렇잖아. 괜찮아 지우야.”

“엄마 또또가 무서워.”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또또가 무섭다. 또또의 치료를 위해 동물병원에 갔다. 엄마와 의사선생님이 이야기를 나누셨다.

“선생님 지우가 또또의 얼굴을 무서워 못 보겠나 봅니다.”

“또또를 보는 것이 힘들면 며칠 동안 또또를 병원에 입원시키도록 합시다.”

“그토록 좋아했는데......, 또또가 혼자 있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파요.”

“치료하는 동안 지우가 받아들이도록 노력해야죠.”

그날 밤 병원에서 돌아온 엄마아빠가 이야기를 했다. 잠자는 척 하면서 엄마, 아빠의 이야기를 들었다.

“지우가 또또를 무서워하니 걱정이야.”

“지우가 받아들이지 못하면 또또는 어떻게 하죠.”

“유기견 센터에 데려다 주어야지.”

며칠을 고민하던 엄마, 아빠는 또또를 유기견 센터로 데려다 주기로 결정을 하셨다. 또또가 또 버려져야 한다니 너무 미안했다. 병원에 혼자 있을 또또를 생각하니 잠이 오지 않는다. 밤새 뒤척이다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또또가 나타났다. 화가 많이 난 또또는 “누가 날 버렸어.” 하고 소리를 질렀다. 깜짝 놀라 일어났다. 잠결에 화장실을 가다 넘어졌다. 너무 아파도 말을 못했다. 아침에 일어났다. 다리가 아파서 걸을 수가 없다. 깜짝 놀란 엄마가 병원에 데리고 갔다. 의사선생님이 다리에 기브스를 해 주셨다.

다리가 아파 학교에 가지 못했다. 혼자 있으니 슬펐다. “또또 잘 지내고 있을까?” 혼자 있으니 돌아가신 할머니와 또또가 많이 생각났다. 그때 할머니의 말씀이 생각났다. “아파본 사람이 아픈 사람을 알아보는 거란다.” 또또에게 미안했다.

“또또는 다쳐서 한쪽 눈을 볼 수가 없었는데 단지 아팠을 뿐인데…, 한쪽 눈이 없어 무섭다고 또또를 버릴 생각을 하다니 난 정말 나쁜 친구야.”

다음날 엄마를 졸라 또또가 입원해 있는 병원에 데려다 달라고 하였다. 엄마, 아빠와 함께 또또가 있는 병원에 왔다.

“선생님 또또는 잘 있었나요?”

“음 어제는 힘들었나 밤에 끙끙 소리를 내더구나.”

“또또가 한쪽 눈이 없어 무서워 볼 수가 없었어요.”

“또또의 한쪽 눈이 보이지 않아서 무서웠구나.”

“네”

“그럼 천천히 또또를 바라보자.”

“아! 또또가 윙크를 하고 있어요.”

“허허 그렇구나 윙크하고 있네.”

“윙크하는 강아지 또또”

아픈 다리를 끌며 난 또또를 불러보았다. 멋진 자식 내말을 알아듣고 “왈왈” 짖는다.

“윙크쟁이 또또”

“왈왈”

또또가 나를 보고 달려온다. 나도 또또를 향해 달려갔다. 와락 안아주었다. 또또가 나았다. 나도 다 나았다. 햇살이 좋은 날이다. 우리는 달리기를 한다. 또또와 함께 달리기를 하면 사람들이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또또를 보고 묻는다.

장애견인가요? “윙크쟁이 또또” 라고 말해주었다. 강아지 친구 이름은 윙크쟁이 또또가 되었다. 멋진 녀석 또또는 한쪽 눈이 보이지 않아도 나보다 달리기를 더 잘한다.

<약력> 문학춘추 등단, 작품 ‘용이 되고 싶어요’, 광주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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