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17일(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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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멸시대의 지방선거
남성숙 광주매일신문 사장

  • 입력날짜 : 2018. 05.30. 18:42
최근 접한 좀 충격적인 뉴스는 ‘지방의 소멸’에 대한 것이다. 일본창성회의는 2040년까지 전체 지자체 중 절반 가까운 896곳이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구 추이로 살펴본 결과 출산율을 좌우하는 20, 30대 여성 인구가 그때까지 50% 이상 감소하는 지역의 경우 행정자치단체로서의 기능을 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소멸 가능성 도시’로 분류한 것이다. 요미우리신문도 ‘소멸 가능성 도시’로 지정된 지역의 인구 추세를 점검, 이 중 80%는 예상보다 빠르게 인구가 줄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우리보다 지방자치가 잘 발달돼 있다고 생각한 일본의 지방 소멸 예측은 좀 충격적이다.

6·13지방선거 열기가 한창인 대한민국 지방은 어떤가. 지난해 한국고용정보원은 ‘한국의 지방 소멸’ 보고서에서 30년 내에 기초지자체 228곳 중 85곳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1993년 1.65명이었던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급격한 하락을 지속하여 2016년 1.17명을 기록하였으며 2017년 기준 노령화지수가 98.6명으로 1990년 20.0명에 비해 4.9배나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는 등 우리나라의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심각하다. 저출산이 심각한 수준이고 고령화 속도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해당 지역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인구 수준이 유지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전남도의 경우 2017년 3월말 기준 주민등록 인구수가 189만 9441명으로 200만명 붕괴 이후 13년만에 190만명 선이 붕괴되었다. 물론 석유화학·철강·조선업 등 최근 도내 주력산업 부진에 따른 대량 실업, 기존 인구의 타시도 전출 증가 등 사회문제로 인한 시기적 영향도 존재하지만, 사망자보다 출생자가 적다는 구조적 문제의 본질적 영향이 더욱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방은 위기다. 그러나 이번 6·13지방선거 출마자 중 지방 위기를 심각하게 느끼는 선량은 몇이나 될까.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등록 마감 결과, 광주에서는 227명, 전남에서는 739명이 각각 등록을 마쳤다. 광주·전남 통틀어 966명으로, 선출정원(423명) 대비 경쟁률은 2.28대1이다.

본격 선거 국면에 진입했지만,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다룰 북미 정상회담이 롤러코스터를 타듯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국민의 눈과 귀가 온통 여기에 쏠려 지역민의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도는 크게 떨어져있다. 자칫 유권자가 지역주민의 살림살이를 책임질 일꾼을 뽑는데 소홀해 부도덕하고 무능한 후보가 뽑힐 수도 있는 상황이다.

1995년 시작된 민선 1기부터 현 민선 6기까지 선거법 위반과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단체장은 모두 364명이다. 민선 단체장 4명 중 1명이 기소되었다. 특히 민선 6기들어 광주와 전남지역 27곳 기초자치단체 중 해남, 보성, 무안 등 4곳의 단체장이 선거법 위반과 뇌물수수 등 비리에 연루돼 낙마하면서 지역 이미지 실추는 물론, 지방자치 폐해론으로 지역민의 불신감이 팽배했었다. 엄혹한 평가가 필요한 이유다.

유권자에겐 선거일까지 13일간 후보 검증 시간이 남아있다. 잘못 선택하면 내 고장이 소멸될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후보자를 잘 가려봐야 한다. 범죄, 병역기피, 탈세 등 도덕적인 문제, 공약의 내용, 선거법위반 여부, 측근 비리 연루 등 문제가 될만한 요소를 미리 체크해봐야 한다.

우리나라 현 지방자치는 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의 자질 뿐 아니라 중앙정치에 종속된 지방정치, 주민참여 없는 지방자치, 재분배정책이 부재한 지방자치, 외부자원(투자유치)에 의존하는 외생적 지방발전, 견제장치가 작동하지 않는 지방자치라는 많은 문제점 때문에 제대로 작동되기 어려운 구조를 품고 있다.

그러나 수많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올 지방선거는 지방분권을 실행하는 그 출발점이기 때문에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을 제대로 이끌어갈 유능한 지자체장과 지방의원을 선택해야 한다. 특히 자신의 지역이 소멸되지 않도록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보다 유능한 단체장과 의원이 뽑혀야 한다.

특히 전남 유권자는 시장·군수의 공약 중에 저출산 대책의 수준을 한참 뛰어넘어 지방과 도시의 연쇄붕괴를 막고, 인구감소에 효과적으로 대응할만한 강력한 해법이 제시돼 있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인구 감소가 현저한 지자체는 정부로부터 교부금이 줄어드는 반면, 노후화한 인프라의 개·보수비가 증가해 지자체로서의 기능을 유지할 수 없게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는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없으면 꽃을 피울 수 없다. 주거·교통·환경·교육 등 주민 삶과 밀접한 정책과 집행을 다룰 지역일꾼을 뽑는 지방선거는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 못지않게 중요하다.

지방소멸은 방치하면 국가 전체의 위기로 치달을 수 있는 긴급 과제다.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귀농과 귀촌을 장려하고 우대하는 적극적 정책개발이 필수다. 농·산·어촌으로 사람이 다시 돌아와 활기를 불어 넣고 지역발전을 선도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과 지원을 통하여 누구나 살고 싶은 농·산·어촌을 조성하여야 한다. 누가 이 부분에 혁신적인 공약을 개발해 내 놓았는가 잘 보시라.

벌써 여섯 번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을 경험했지만, 단체장의 능력에 따라 그 지역의 자치역량이나 지역살림이 크게 달라진 것을 볼 수 있다. 유권자들은 단체장과 자신의 삶의 질이 직결돼있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정당보다는 인물을 봐야 한다. 이번 선거의 중요성을 인식하셨다면, 후보자에게 꼭 이 말을 물어보시라.

“우리지역이 소멸되지 않으려면, 망하지 않도록, 무엇을 하실 건가요?” /ssnam48@kjdaily.com


ssnam48@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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