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19일(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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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화가 정산 백현호 화백
“40년 넘은 붓질…살아있다는 것은 변화하는 것”
현담 김한영·시경 박익준 선생께 수묵화 사사
전통 산수풍경에서 현대 채색화로 다양한 시도
내년 4월 시립미술관 금남로분관서 회갑기념展

  • 입력날짜 : 2018. 06.12.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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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 장성 출생, 전남대 예술대학 미술학과 졸업, 대구대 대학원 회화과 졸업, 대한민국미술대전, 전남도전, 광주시전, 대한민국한국화대전, 전국무등미술대전 심사위원·운영위원 역임, 전남대 예술대 미술학과 외래교수, 전남대 평생교육원 전담교수, 한국미술협회, 현대사생회, 전업미술가회 회원.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색채는 자연에 대한 동양적 탐미를 더욱 맛깔나게 살려준다. 특히 대부분의 그림에선 산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뚝뚝 묻어난다. ‘산을 그리는 사람’이라 해 ‘정산’(丁山)이라 호를 붙인 한국화가 백현호 화백의 작품에 대한 설명이다. 붓을 잡은 지 올해로 42년이 됐다는 백 화백은 전업작가로서 광주 북구 중흥동의 한 작업실에서 여느 때처럼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광주매일TV가 지난 11일 백 화백의 작업실을 찾아갔다.
▲전업 작가로서 40년 넘게 한 길을 걷고 있다. 본격적으로 작가로서 활동하게 된 계기는?

-1978년에 처음 붓을 잡았다. 그때는 의재 허백련 선생, 남농 허건, 근원 구철우 선생 등이 살아계실 때라 한국화가 가장 인기를 끌던 시절이었다. 그러던 중, 오랫동안 그림을 그렸던 형님께서 나 또한 그림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해 주셨다. 광주 연진회미술원에서 그림을 처음 배웠고, 전남대 예술대학이 처음 생겨 진학하게 됐다. 전남대에서 좋은 스승들을 많이 만났고, 그것이 계기가 돼 지금까지 작업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

▲작가는 그동안 수묵 진경산수를 그렸는데, 요즘 들어 화풍이 바뀐 것 같다. 40여년 넘는 작업세계의 변천사를 설명해 준다면.

-수묵을 처음 배울 때는 가르쳐주시는 분들이 많지 않았다. 지역 중견작가 선생님들께 직접 찾아가서 배웠던 기억이 난다. 처음 시작할 때는 특히 존경했던 현담 김한영 선생을 찾아가 배웠다. 나와 같은 장성 출신으로, 주로 화조나 신선도를 그리셨던 그분께 처음 그림을 배우게 됐다. 이후 호남지역에 산수화가 인기를 끌면서 현담 선생께서 시경 박익준 선생을 소개해줬다. 시경 선생께는 산수풍경을 오래 배웠다. 줄곧 수묵 진경산수를 그려오다 2015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채색화를 그리고 있다. 전통 한국화 재료를 활용하면서도, 동양화이지만 서양화의 느낌을 주는 작품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영향을 받은 작가가 있나. 그로 인해 변화된 작품 철학은 무엇인가.

-작품이라는 것, 작가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다. 내린 결론은 ‘살아있다는 것은 변화한다는 것’이다. 어느 날 운보 김기창 선생 화집을 본 적이 있다. 운보 선생은 몇 년 단위로 끊임없이 자신의 작품을 변화시키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처럼 작가는 새로운 작업을 통해서 말하고 표현해야 하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인지 늘 그리던 비슷한 화풍의 작품만 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마음을 갖고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한다. 일상의 모든 것들을 작가의 시선으로 표현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여러 시도를 통해 전통 진경산수에서 지금의 채색화에 이르게 된 것 같다.

▲현재 그리고 있는 작품에 대해 설명해 달라.

-꽃을 그리고 있다. 평소 자연에 대한 관심으로 꽃을 직접 기르면서 느낀 감정들을 작품에 담아내는 편이다. 철쭉, 동백 등을 길러보고 그때의 심상을 떠올리며 작품으로 옮긴다. 지금 그리는 작품은 나와 가장 많은 대화와 소통을 하는 대상으로 볼 수 있다. 생활 속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이미지들을 중심으로 그리고 있다.

▲그렇다면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작품은 무엇인가? 설명해 준다면.

-수묵 작업을 해온 한국화가로서 오직 먹을 이용해 그린 그림에 가장 애착이 간다. 특히 비가 오고 난 다음날 그린 것인데, 먹을 통해 물을 머금은 하늘과 산의 모습을 그린 작품을 가장 좋아한다. 또 다른 그림은 괴일산을 그린 그림이다. 곡성 석곡에 방문해 이 산을 등반을 한 적이 있었는데, 아래서 보던 산과 등반 후 위에서 내려다 본 비경이 놀랍게도 너무 달라 감명을 받았었다. 그런 감정들을 담아 그렸는데, 수묵채색을 통해 효과적인 표현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산에 매료된 계기가 따로 있나.

-산을 떠올리면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생각난다. 산은 내가 이제까지 가장 많이 작품으로 남겼고 가장 많이 경험한 것이다. 그래서 수묵이나 색으로 다양한 산의 모습을 표현해 왔다. 수묵에서 채색으로 넘어갈 때, 다채로운 색을 지닌 산을 그리면서 더욱 빠져들었다.

▲최근 들어 작업하는 채색화의 특징이 있다면.

-단순하면서도 단순하지 않고, 복잡하지만 복잡하지 않게, 약하지만 약하지 않게, 강렬하지만 강렬하지 않게 표현하는 것을 중점에 둔다. 예를 들어 산을 빨간색으로 칠할 때도, 가장 강렬한 빨간색과 함께 옅은 색, 흰 색 등을 수만 번 겹쳐 그리면서 자연이 담은 색을 더욱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후학도 양성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전남대 예술대학 한국화과에서 수묵화기법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전남대 평생교육원에서 수묵화 지도를 하고 있다. 개개인에게 맞는 개성을 최대한 살려 작품으로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지도를 하고 있다. 중흥동 개인 작업실인 ‘정산화실’에서도 교육을 진행한다. 수묵화 동호회 회원들의 집중 교육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10명의 회원들이 일주일에 세 번씩 자유롭게 화실에 와서 작업을 한다. 제자들을 가르치면서 내 작업을 하는 것이 힘들고 빠듯하지만, 그만큼 의미 있는 일인 것 같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작품 스타일이 있나. 향후 활동 계획은?

-내년 4월 61세 기념 전시를 광주시립미술관 금남로분관에서 개인초대전 형식으로 열 계획이다.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강렬하게 보일 수 있는 작품이 무엇인가 고민하고 출품하려고 한다. 끊임없는 노력으로 그 다음 작품 방향까지 설정할 수 있는 전시를 선보이고 싶다. /정리=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사진=김충식 기자 kcs@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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