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16일(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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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소통령(小統領)의 인사권
남성숙 광주매일신문 사장

  • 입력날짜 : 2018. 06.20. 19:43
7월2일 6·13지방선거 당선자들의 취임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지방권력을 감찰하라 지시했다. 민주당의 지방선거 승리가 자칫 실수로 이어지면, 정권에 부담이 된다고 생각한 것 같다. 대통령은 ‘지방권력이 해이해지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이 지시에 따라 정부는 하반기에 지방정부와 지방의회에 대한 대대적인 감찰을 한다고 한다. 이는 새로 들어선 지방정부가 승리감에 도취, 해이해지거나 긴장감이 풀어지지 않도록 미리 경고를 한 셈이다.

과거 정부들은 집권 중반기로 가면서 집권세력 내부 분열과 독선이 있었고, 분파적 행태를 보이거나 계몽주의적 태도로 정책을 추진했었다. 긴장감이 해이해지고 측근비리와 친인척 비리가 발생했다. 그 결과 민생에서 성과가 미흡하고 소모적 정치논쟁으로 국민 피로감이 가중됐다. 관료주의적 국정운영과 관성적 업무태도로 정부와 지방정부는 국민과 시민의 기대감을 잃었었다.

이 부분을 분석하며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정부 여당에서 오만한 심리가 작동할 경우 독선과 독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로 인해 본격적인 내부 권력투쟁이 생길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오만과 아집, 자신만이 옳다는 독선을 버리고 겸허한 정부가 돼야 한다. 부패를 근절하고 혁신하는 정부가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새로 출범하는 지방정부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이 지방자치를 실시한지 20년이 넘었고 지역민은 이제 지방정부의 속사정을 다 꿰뚫고 있다는 점 잊어서는 안된다. 자칫 오만하거나 리더십을 잘못 사용할 경우, 이제는 뭇매를 멈추지 않을 태세다.

지방정부 수장들은 막대한 규모의 예산과 인사권을 동시에 주무르고 막대한 각종 인·허가권도 틀어쥐고 있다. 단체장에게 한해 적게는 2400억원, 많게는 1조원 가까운 예산을 운용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인사 대상 직원만 적게는 510명, 많게는 1700명에 이른다. 산하 공기업은 광주시가 4개, 전남도가 1개, 출자·출연기관은 광주시 19개, 전남도 18개에 달한다. 시·도 지사는 주민생활과 직결된 중요 시책에 대한 결정권과 입안권도 갖고 있다.

국민의 세금으로 제공되는 예우도 남다르다. 시·도지사는 차관급 대우를 받아 3300㏄급, 시·군·구청장은 2800㏄ 관용차가 제공되고, 행정안전부 권고안과 지자체 조례에 따라 시·도지사는 165.3㎡, 시·군·구청장은 99㎡ 규모의 집무실을 사용한다. 연봉은 행안부 지침에 따라 시·도지사는 1억2000여만원, 3급 부단체장을 둔 시·군·구청장은 9800만원, 부단체장이 4급인 지자체는 9100만원을 받는다. 이들에게는 연봉 이외에 가족수당과 자녀 학비 보조수당 등이 지급되고, 월 1천만원 이상의 업무추진비도 주어진다. 비서진과 운전기사도 있다. 지방의원의 예우도 남다르다. 의정활동비에다 월정 수당 등을 합쳐 광역의원은 1인당 5천만원대 초반, 기초의원은 3천만원대 의정비를 매년 지급받는다. 의장에게는 집무실과 전용차량이 제공되고, 운전기사와 직속 비서가 배치된다.

그러나 지난 지방자치 역사를 보면, 이런 막대한 권한을 주민에게 쓰는 것이 아니라 남용해 이권개입과 인사비리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이들이 많았다.

따라서, 취임 전에 함께 일할 인재 등용을 고심하는 지자체장들이 꼭 명심해야 할 것은 진정 지역을 위해 일할 사람을 선택하는 지혜다. 비싼 대가를 주고 얻은 직이기에 본전을 뽑는다는 생각으로 각종 이권과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악순환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원칙과 기본을 지켜 인사에 있어 불법·탈법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

만약 돈으로 관직을 사고팔다 보면, 실력이 없는 것은 물론, 오직 충성만 맹세하고 행정이나 주민을 돌보는 일은 뒷전이 되고 만다. 공직사회를 병들게 하고 공지사회에 위화감이나 적대감을 갖게 하며 공직생활에 대한 회의와 후회 그리고 불신을 갖게 됨으로서 공지사회전체의 사기저하로 이어진다.

관직과 직책은 능력과 전문성에 알맞게 발탁돼야 하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경쟁과 평가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 자기계발을 꾸준히 노력해 경험과 실력을 연마한 대상자가 돼야 한다. 줄을 서는 관행이나 올바르지 않은 부정한 방법이나 수단으로 관직을 얻기보다 명분 있고 확실한 절차에 따라 인사가 이뤄져야 한다.

매번 경험하는 바, 낙하산 인사는 구성원들의 능력, 성격, 개인 사정 등을 파악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임기 내내 거의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업무를 파악하고, 문화에 적응하는 데도 시간이 꽤 필요하다. 이러하니 올바른 인사를 하고, 정확한 업무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연습만 하고 만다.

최근에 감사원이 밝힌 지방자치단체의 인사·인허가 비리 실태를 보면 과연 이러고도 조직이 제대로 굴러왔나 의문이 들 정도다. 지자체장이 근무성적 평정을 조작해 부당 인사를 하는가 하면, 부당 수의계약 등 막장 행태는 끝 간 데를 알 수가 없다. 적발된 인사 비리를 보면 일부 단체장은 선거 과정에서 도움을 준 측근을 업무 특성과 능력을 따지지 않고 주요 보직에 앉혔다.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기도 전에 승진자를 내정한 사례도 있다. 이렇게 부당한 자리를 차지한 측근이 인사와 예산을 마음대로 주물렀다고 한다. 어느 지자체에서는 단체장 측근을 특정 자리에 앉히기 위해 인사 시스템을 바꾸고 근무성적 평정 시뮬레이션까지 했다니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그렇다고 지방정부 수장이 자신과 손발을 맞춰갈 스텝을 데리고 들어가지 않을 수 없다. 적어도 양심껏 하라는 얘기다. 지역민이 부여한 신성한 인사권, 정말 선량하게 행사하시라. /ssnam48@kjdaily.com


ssnam48@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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