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19일(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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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형 기초보장제도
황인숙
광주시 복지건강국장

  • 입력날짜 : 2018. 07.01. 18:42
아침에 출근해서 회의와 업무 점검을 하다보면 정신이 없이 하루가 지나고 그런중에 가끔 점심시간 짬을 내서 청사 주변에 활짝 핀 꽃을 보면 절로 기분이 좋아져 손에 든 스마트폰으로 사진이라도 한 장 찍어보던 때가 불과 며칠 전이었는데 지금은 몇 발자국만 걸어도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숨이 차는게 벌써 한 여름에 접어들었다.

30년이 넘게 공직에서 사회복지업무를 하다 보니 계절의 변화를 피부로 느끼는 찰나 혹서기와 혹한기를 맞아 돌봄 이웃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는지가 먼저 떠올라 ‘이게 직업병 일까?’ 라고 생각하며 혼자 웃기도 한다.

우리속담에 ‘가난 구제는 나라님도 못 한다’는 말이 있다. 지금은 나라님도 없지만 여전히 가난구제는 어려운 숙제다. 그러나 가난에서 구제할 수 없다면 조금 덜 고통스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마치 우리가 아프면 약을 먹고 치료를 하는 것처럼 어쩌면 사회복지서비스는 생활에서 오는 고통을 치료해 주는 약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돌이켜 보면 내가 기획했던 정책과 제도가 과연 얼마나 많은 이웃에게 집집마다 마련된 상비약처럼 제대로 된 처방이 될지 걱정도 되고, 때로는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부딪쳐 두려움이 앞 설 때도 참 많았다.

특히, 그동안에는 특별한 주목을 받지 못하고 그야말로 사각지대나 다름없는 사회복지업무를 하면서 불모지와 같았던 사회복지 행정이 이제는 우리일상과 함께 하며 나와 이웃을 보살피는 어엿한 행정의 전문분야로 인식되고 있어 그간에 노고에 대한 보상처럼 정말 기쁘고 보람을 느낀다.

그러나 아침에 일어나 신문과 TV 뉴스를 보면 아직도 생활이 어려워서 음식을 훔치고, 빚 독촉에 시달리다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외로움과 질병으로 고통 받다 쓸쓸하게 생을 마감하는 이웃들의 사연이 전해져 안타까움에 밤잠을 설치기도 한다.

이런 이웃들은 대부분 최후의 선택에 앞서 한번만이라도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 손을 내밀어 자신의 어려움을 호소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않고 먼저 자포자기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정부에서는 맞춤형복지제도를 시행하며 생계·의료·주거·교육급여의 선정기준을 차등 적용하여 적합한 기준에 선정되면 해당급여에 대해 지원 받을 수 있는 수혜자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어 많은 이들이 혜택을 받고 있지만, 간혹 이마저도 기준에 해당되지 않아 전혀 지원받지 못하고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이웃이 존재한다.

그래서 우리시는 새로 7월1일부터 정부에서 지원하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탈락되는 가구나 부양의무자가 있지만 실제로 부양을 받을 수 없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우리지역 여건에 맞는 지역형 복지제도로 ‘광주형 기초보장제도’를 시행한다.

우리시의 ‘광주형 기초보장제도’는 가구내 소득이 기준중위소득의 40%이하(4인가구 1,807천원)로 국민기초수급자 선정의 소득기준보다 10% 더 높고, 재산은 자동차와 금융재산을 포함해 9천5백만원이하, 부양의무자의 재산은 3억원 이하이다.

올해는 시행초기로 15억원의 시비로 1,000여세대를 지원할 계획이나 연말에 추이를 보아 내년부터는 더 많은 세대를 지원할 수 있도록 예산과 기준을 계속해서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주소득자의 실직, 사망, 질병 등의 갑작스런 위기상황에는 긴급지원제도를 신청하고 혹시 이 제도에 해당되지 않으면 우리지역 여건을 고려해 맞춤으로 도입한 노랑호루라기를 활용해 위기상황에서 다소나마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이제는 우리가 몸이 아프면 병원을 찾고 약을 먹듯이 생활이 어려워 힘이 들고 당장 잘 곳과 먹을 것이 없고 학비가 없어 꿈을 포기하려 한다면 포기를 결정하기 전에 동 주민센터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는 지혜와 용기를 낼 것을 권한다.

나아가 정말 용기를 내어 찾아가는 것도 어렵다면 ‘우리가 직접 찾아가서 고민을 듣고 도움을 드릴 수 없을까?’ 고민하다 지난 5월부터 우리 동네를 잘 알고 동네일 이라면 발 벗고 나서는 헌신적인 지역주민들로 구성한 ‘위기가구발굴단’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위기가구발굴단’은 각 동의 뜻있는 활동가들을 모아 주민이 주민을 보살피는 복지서비스로 위기상황이 감지되는 가구나 평소 외부와 접촉이 없는 가구들을 방문하고 관찰하여 고독사를 예방하고 경제적 어려움에 따른 고통이 덜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보장제도를 안내하는 역할을 하며 전체 1,051명(동구 250, 서구 213, 남구 230, 북구 218, 광산구 140)이 동네마다 동 주민센터를 거점으로 활동한다.

우리는 날마다 뜻하지 않게 새로운 질병과 새로운 약을 접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와 같이 7월부터 새롭게 시작되는 ‘광주형 기초보장제도’가 아무도 몰래 혼자서 희망을 잃고 포기의 문턱에 있는 누군가에게 한번쯤 찾아가 볼 수 있는 지혜와 용기의 특효약이 되어 주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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