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19일(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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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섭 광주시장에 거는 기대
이정록
전남대 교수·前 대한지리학회장

  • 입력날짜 : 2018. 07.03. 19:37
지역사회는 이용섭 시장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지역민은 민선 6기를 거치면서 다음번 광주호(號)의 조종간을 이 시장에게 맡길 요량이었다. 대한민국 ‘최고 관료’ 출신에게 시정(市政)을 맡기는 것이 좋겠다고 뒤늦게 판단했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이 시장 이력은 너무 화려해 눈부실 정도다. 청와대 수석을 거쳐 장관(행자부, 건교부)을 두 번이나 했다. ‘4대 권력 기관’이라고 하는 국세청장도 지냈다. 국회의원 시절 활동도 대단했다. 역대 어느 시장도 그런 이력을 갖지 못했다. 강운태 전 시장 이력도 이 시장과 비교하면 빛이 바랠 정도다. 지역민은 이 시장이 보유한 다양한 국정 경험이 광주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믿고 있다. 때문에 이 시장이 역대 시장과는 확실히 다른 시정을 펼칠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유다.

‘개천에서 용이 난’ 성공 신화를 쓴 장본인이다. 이 시장은 ‘흙수저’ 출신이다. 농군의 6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시골 중·고를 거쳐 전남대에 입학했다. 전남대 재학 중 행정고시에 최초로 합격해 모교의 역사를 바꿨다. 세무서나 산림계 직원을 꿈꿨던 시골 청년은 기라성 같은 인재들과 경쟁에서 결코 뒤지지 않았다. 본인 표현대로 ‘비주류 삼종세트(시골 중고·지방대·호남 출신)’가 대한민국 최고 관료로 성장했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공증하지 않았던가.

이 시장은 이른바 준비된 시장이다. 첫 도전이 2010년이었으니 무려 8년을 준비했다. 두 번 패하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도 겪었지만 정치 공부는 많이 했다. ‘정의가 이기는 정치’를 위해선 확실한 비전과 실천 역량, 뜻을 같이하는 동지, 소통 능력 등 세 가지(벽오동은 겨울에도 푸르다, 2015, 세경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자타가 인정하는 경제·혁신·일자리 전문가다. 그런 전문가가 정치까지 마스터한 후에 내놓을 비책(秘策)이 기대되지 않은가.

이런 까닭에 지역민은 이 시장 등판을 바랐다. 민선 6기 출범 이후 그런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됐다. 민주당 광주시장 후보 경선 과정에 나타난 부동의 1위 지지도는 구체적 증표다. ‘해본 사람’ ‘검증된 전문가’에게 시정을 맡겨야 한다는 공감대가 싹텄다.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 집단으로 실명했던 사람들이 시력을 회복한 것처럼 말이다. 지역사회가 낳은 대한민국 최고 관료를 너무 하대(下待)했다는 미안함도 있었을 법하다.

지역민에 화답하듯 당선 이후 보인 모습은 인상적이다. 출발선에 선 육상 선수 모습이었다. 허리는 낮게 숙였다. 대학 시절 동아리였던 대진회 후배 전언이다. “이 선배가 예전보다 많이 달라졌다”고. 몸놀림은 빨랐다. 인수위 격이었던 혁신위원회는 실사구시적 태도로 주요 현안에 접근했다. 필자가 누차 강조했던 ‘광주공항과 무안공항의 통합’이 좋은 예다. 시선은 전방을 주시했다. 본인이 평생 간직한 꿈이자 정치에 뛰어든 이유였던 ‘정의롭고 풍요로운 광주’를 시정 목표로 내걸었다. ‘촌놈’이었던 본인이 중앙에서 겪었던 편견과 차별과 불공정을 광주에서는 안 겪게 하겠다는 의지다. 취임사에는 베테랑 면모가 많이 드러났다.

그럴 리 없겠지만 두 가지를 당부한다. 첫째, 전임자들이 지역민 지지를 받지 못한 까닭을 분석하라는 것이다. ‘시민 시장’은 시민들 곁에 없었고, ‘행정의 고수를 자처한 시장’은 만기친람 행정을 했고, ‘정치력 뛰어난 시장’은 매사가 정치적이었다는 세간의 촌평을 아는지 모르겠다. 본인들 특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는 말이다. 이 시장 주특기인 경제와 혁신 분야에서 구체적 성과를 만들기 바란다. 그러려면 최소 10년 정도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

둘째, 전남과 상생하라는 것이다. 행정 구역은 분명하다. 반면에 경제 영역은 불분명하고 요즘은 광역화되는 추세다. 이 시장이 너무도 잘 아는 사실이다. 광주 인구가 늘려면 전남에서 이주하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광주로 올 전남 인구가 바닥을 쳤으니 광주 인구 늘리기란 쉽지 않다. 광주와 전남은 단일 경제권이라 전남 경제가 잘 돌아가야 광주 경제도 덩달아 잘 돌아간다. 이처럼 광주와 전남 발전은 불가분의 관계다. 대도시 경제의 에이비시다. 공항·혁신도시·에너지밸리·한전공대 등등을 놓고 행정 구역에 매몰돼 싸우지 말기를 제발 바란다.

지역사회는 ‘비주류 삼종세트’의 성공 스토리를 잘 알고 있다. 그 성공 신화를 광주에서 재현하길 바라고 있다. 주중에는 용봉골에서 공부하고 주말에는 함평에 내려가 농사짓던 계림동 자취 시절을 회상하면 못할 것도 없지 않은가. 지역사회가 이용섭 광주시장에게 많은 기대를 거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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