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23일(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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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선(公選), 이왕 개각하려면
남성숙 광주매일신문 사장

  • 입력날짜 : 2018. 07.04. 19:44
광주전남 29곳, 전국 243곳 지방자치단체장의 임기가 시작됐다. 2일 일제히 취임한 단체장들은 핵심 사업을 점검하면서 지역일자리창출, 민생경제 점검에 나섰다. 이제 지방정부가 국민의 촛불혁명에서 요구한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달라’는 요구에 화답할 때다. 4년 동안 지방정부를 어떻게 이끌고 나가느냐에 따라 지역주민의 삶이 달라진다는 점, 명심해야 한다.

민선7기 지방정부가 구성된 만큼 문재인 정부도 2기를 맞아 일부 정부부처에 대한 개각을 예고했다. 6·13지방선거에서 대통령과 국회, 지방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강력한 지지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일자리 창출·소득주도성장 등 민생경제를 살릴 수 있는 적극적인 개각이 요구된다.

필자는 소폭이 아니라 대폭의 개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북화해무드와 적폐청산 등 많은부분 성과가 있었지만 서민경제가 침체되면서 국민들의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를 의식해 청와대는 장하성 정책실장을 제외하고 홍장표 경제수석과 반장식 일자리수석이 물러나면서 경제팀을 물갈이했다.

개각 관련해 자유한국당이 낸 ‘정치적 고려가 아니라 정책 방향의 오류를 수정·보완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의견을 잘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다. 경제 상황이 한가롭지 않은 만큼, 정책의 디테일을 제고해야 한다. 이제 시장의 소리에 귀를 귀울여야 한다. 자영업자의 한숨도 잘 살펴보아야 한다.

국가 경제의 부흥은 단순히 일할 사람 한두 명을 채워 넣는다고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개각은 더욱 그렇다. 그 자체로 대통령의 국정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함의를 가진다. 정권의 국정철학은 물론, 현재의 상황 인식, 향후 비전까지 내보이는 고도의 정치행위다.

현재 한국의 고용은 물론 투자와 소비 지표마저 일제히 하향이다. 지표가 나쁘다보니 저소득층은 고통은 심각해졌다. 경제 문제가 심각해지면 곧 사회 문제로 퍼져나간다는 점에서 대통령이 개각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모색해야 한다. 최고의 인재가 경제위기를 돌파해내도록 해야 한다.

개각과 관련해 이낙연 국무총리가 소폭이 아니라 대폭의 개각 필요성을 대통령에게 얘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필자는 이총리의 대폭 개각 필요성에 공감한다. 최근 현안 대처에 대한 장관들의 소극성을 지적한 것도 변화를 주문한 것으로 읽힌다. 국민생활과 직결된 일에 무능하거나 대국민 접촉이 부실하거나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혼란을 오히려 부추기는 장관이 있다면 당연히 경질 대상이다.

갑자기 치러진 조기 대선으로 인수 기간을 갖지 못한 채 국정을 맡은 문재인정부 1년은 과도기적 상태였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실력을 보여줘야 할 때다. 그동안 청와대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해 왔다면 이제 내각 중심으로 정부 시스템이 가동되어야 한다. 국무회의가 실제로 국무를 논의하고 결정하며 실행하는 자리가 되도록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부처 장관들이 권한과 책임을 갖고 정책을 끌고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개각에서 새 인물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전문성과 도덕성이다. 경제위기에 임기응변적 대응보다는 보다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개혁대안을 찾아낼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국민의 대다수가 원한 탕평 인사도 고려되어야 한다.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뜻을 같이하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그 ‘뜻’이란 게, 국가를 위해 뜻을 같이한다는 뜻이란 점, 잊어서는 안 된다.

그동안 많은 정부가 국민적 통합을 위한 탕평책과는 거리가 먼 코드인사를 하면서 국민과 사이가 멀어졌다. 간혹 지역적 안배를 하려는 흔적이 보이긴 하지만, ‘편’으로 친정체제를 구축하여 국정 효율성을 떨어뜨린 경우가 많았다.

새로운 내각 구성은 국가적으로 쌓인 산적한 난제를 잘 풀어가는 내각이어야 한다. 장기 저성장과 최악의 청년실업으로 고통스런 국민을 생각한다면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언제 쓰나미에 휩쓸릴지 모를 판이다.

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당선 되던 날 밤, 광화문광장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도 섬기는 통합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한 것을 기억한다. 그리고 대탕평 인사를 약속했다. 대탕평과 협치, 권력 내려놓기, 국민 참여를 골자로 한 ‘통합정부’ 구상도 내놓았다. 통합과 화합, 변화와 개혁을 열망하는 국민의 바람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에도 관료를 선발하는 인사정책으로 인재를 공정하게 선발한다는 ‘공선(公選)’원칙이 있었다. ‘입현무방(立賢無方)’, ‘유재시용(惟才是用)’이 그것이다. ‘입현무방’은 ‘어진 사람을 등용하기 위해서는 모가 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혈연이나 지연, 학연을 초월해야 한다는 뜻이다. ‘유재시용’은 ‘오직 재주 있는 사람을 쓴다’는 뜻이다. 그야말로 전문성, 업무능력, 도덕성을 기준으로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권력을 만드는 것, 권력을 바꾸는 것, 권력을 통해 대한민국의 위대한 업적을 만드는 것도 국민이다. 대통령은 ‘국민만 의지하고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는 선거과정에서의 초심을 다시 되새겨야 한다. 새 내각 인선은 부디 ‘입현무방’한 사람, ‘유재시용’한 인물로 해야 한다.

지금은, 대한민국은 문명사적 대전환기에 서 있다. 남북관계의 급물살, 고용과 분배, 근로시간 단축 등 국민의 삶도 대변환기에 처해있다. 새로운 철학과 비전, 전문성이 없이는 국민을 끌고 갈 수 없다. 21세기 2018년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에서는 미래를 내다보는 혁신적인 인물이 시급하다. 인사가 만사다. 이 정부의 성패가 달렸다는 각오로 새 내각은 신중해야 한다.

/ssnam48@kjdaily.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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