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17일(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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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수와 함께 걷는 길] 홍콩 드래곤 백 트레일
‘아시아 최고 하이킹 트랙’으로 선정된 ‘용의 등’을 걷다

  • 입력날짜 : 2018. 07.24. 18:58
드래곤 백 트레일은 아름다운 바다를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길로, 그중에서도 에메랄드빛 타이탐완(大潭灣)의 풍경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홍콩 여행’ 하면 대개 야경과 빌딩숲, 쇼핑, 먹거리 정도를 생각하는데, 이는 홍콩의 일부에 불과하다. 홍콩은 70%가 산으로 이뤄져있고, 나머지 평지에 고층건물들이 빼곡하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홍콩은 내륙인 구룡반도가 바다에 둘러싸여 있고, 바다에는 260개의 크고 작은 섬이 떠있다. 따라서 홍콩에 가면 불쑥불쑥 솟은 산봉우리들과 파도가 부서지는 푸른 바다, 기암절벽들이 경계를 이루는 해변과 결 고운 백사장 같은 자연미 넘치는 풍광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이러한 홍콩의 절경을 마음껏 즐기며 걸을 수 있도록 트레킹 코스가 만들어져 있다.

홍콩에 도착한 우리는 빅토리아피크에서 야경을 바라보며 홍콩에서의 첫날밤을 즐겼다. 화려한 홍콩의 야경을 바라보며 건배도 했다. 하늘높이 솟은 빌딩에서 뿜어내는 휘황찬란한 불빛들이 우리의 마음을 우아하게 해줬다.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빌딩들이 화려한 불빛을 내뿜을 때 홍콩시내를 둘러싸고 있는 산봉우리들은 실루엣을 이뤄주고, 바다는 어머니처럼 불빛을 품어줬다.

어젯밤 빅토리아피크에서 바라본 홍콩의 야경이 현대문명이 만들어낸 아름다움이라면, 오늘부터 걷게 될 트레일은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가져다줄 것이다. 우리는 호텔을 출발해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며 홍콩섬으로 들어섰다. 구불구불한 도로를 따라 달리는 버스가 고개를 넘자 언제 그랬느냐 싶게 빌딩숲의 도회지 풍경은 사라지고 울창한 숲과 푸른 바다가 펼쳐진다.

드래곤 백 트레일 출발지점인 토테이완(土地灣) 정류장에 내리니 바로 아래로 에메랄드빛 바다가 눈부시게 아름답다. 오늘 트레킹 내내 보게 될 풍경의 예고편이다. 길은 오르내림이 있기는 하지만 크게 힘들지 않게 걸을 수 있다. 아열대성 상록활엽수로 이뤄진 숲은 우리의 기분을 상쾌하게 해준다. 잠시 숲길을 지나는가 싶으면 어느새 호수 같이 잔잔한 바다가 발아래에서 출렁인다. 홍콩섬 가장 남쪽에 위치한 타이탐완(大潭灣)은 건너편 스텐리반도와 이쪽의 아귈라반도에 길게 둘러싸여 호수 같은 느낌이 드는 만(灣)이다.
용의 등을 닮았다고 해 드래곤 백(Dragon’s Back·龍脊)이라 부르는 능선이 바다로 빠져들고 있다.

타이탐완 건너 스텐리(赤柱)에는 아름다운 만(灣)과 드래곤 백을 바라보며 자리 잡은 지중해식 고급 빌라들이 난공불락처럼 해안절벽 위에 길게 늘어서 있다. 호수처럼 안온한 타이탐완 안쪽에는 타이탐항(大潭港)이 있고, 항구에는 요트와 작은 배들이 떠 있다. 타이탐완 위쪽 내륙에는 골짜기에서 모인 물이 고여 있는 인공호수가 푸르다. 길을 걷다가 능선을 바라보면 용의 등을 닮은 드래곤 백이 파도치듯 출렁거린다.

길을 걷다가 종종 외국인을 만난다. 스위스에서 여름휴가를 왔다는 부부와 두 딸 등 4명의 가족도 만나고, 뉴욕에서 왔다는 중년의 여인들과도 허물없이 농담을 한다. 자연은 자연과 사람을 하나 되게 해주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도 공동체의식을 갖게 해준다.

그도 그럴 것이 드래곤 백 트레일은 2004년 타임지 아시아판에 ‘아시아 최고의 하이킹 트랙’으로 선정됐을 만큼 수려한 풍광을 자랑한다. 능선으로 올라서니 서쪽은 멀리 망망대해를 이룬 남중국해가 드넓고, 동쪽은 지금까지 함께해왔던 타이탐완이 아기자기하다.

오르락내리락하는 능선이 용의 등을 닮았다고 하여 이 코스를 드래곤 백(Dragon’s Back·龍脊)이라 부른다. 드래곤 백은 해발 284m 섹오피크(Shek O Peak·石澳)에서 절정을 이룬다. 드래곤 백은 홍콩섬 남부지역의 아름다운 풍광을 가슴에 끌어안을 수 있는 곳이다.

우리는 섹오피크에 서서 남쪽으로 바다를 향해 고도를 낮추어가는 아귈라반도를 바라본다. 산자락에는 작은 골프장이 푸른 초원을 이루고, 바닷가 작은 섹오(Shek O)마을이 적요하다. 마을 앞 바다에는 두 개의 꼬마섬이 토끼의 두 귀처럼 쫑긋하다. 섹오마을은 운치있는 백사장까지 갖춰 해변마을 정취를 더욱 깊게 해준다.

섹오마을에서 작은 규모의 골프장을 지나 북쪽으로 해안선을 따라가면 모래사장이 수줍은 듯 숨어있고, 모래사장 안쪽에 타이롱완 마을이 자리를 잡고 있다. 내려다보이는 타이롱완은 드래곤 백 코스의 종점에 해당한다. 타이롱완 해변 남서쪽에서는 남중국해가 망망대해를 이뤄 막힌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준다. 타이롱완 북서쪽에는 퉁청섬을 비롯한 크고 작은 섬들이 떠 있고 안쪽으로 홍콩의 내륙 구룡반도의 끝자락이 살짝 고개를 내민다.
드래곤 백 트레일 근처에 있는 스텐리베이(Stanley Bay)는 아담하고 예뻐서 한적함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섹오피크에서 용의 등을 따라 운침산 방향으로 걷는다. 능선 양쪽으로 바다가 펼쳐지지만 정면만 바라보면 멀리 높은 산봉우리들이 우뚝 서서 홍콩시내에 높이 솟은 건물들을 가로막는다. 능선에서 200m 쯤 내려가 완만하게 산허리를 돌아가는 길은 울창한 숲길이다.

타이탐갭과 타이롱완으로 가는 길이 갈리는 지점에서 우리는 자동차도로가 있는 타이탐로드로 내려섰다. 시내버스를 타고 스탠리베이로 가는데 차창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드래곤 백 트레일에서 내려봤던 타이탐완 풍경이 영화 속 화면처럼 빠르게 스쳐지나간다. 어느덧 버스는 스탠리에 도착했다.

타원형을 이룬 스텐리베이(Stanley Bay)는 아담하고 예쁘다. 에메랄드빛 바다는 청정하고 시원하다. 해변에는 깔끔한 식당이나 레스토랑 같은 상가뿐만 아니라 고급아파트 등 주택들도 아름다운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관광객들도 꽤 눈에 띄지만 빨리 걷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해변 나무 아래 앉아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한가로운 행복이 느껴진다.
스탠리베이에 있는 오래된 재래시장 스탠리마켓(Stanley Market). 스탠리마켓의 120여개 상점들에서는 각종 기념품과 그림, 조각품, 의류, 액세서리 등이 판매된다.

스탠리베이에는 오래된 재래시장 스탠리마켓(Stanley Market)이 있다. 스탠리마켓에 들어서니 ‘홍콩의 이태원’이라고 불릴 만큼 좁은 골목에 120여개의 다양한 상점들이 즐비하다. 주로 각종 기념품과 그림, 조각품, 의류, 액세서리 등이 진열되어 있다.

스탠리마켓은 홍콩 패키지 여행코스에 포함되어 있을 만큼 유명세를 타고 있는 시장이다. 우리는 스탠리베이의 한적함을 뒤로 한 채 홍콩 최고 번화가 침사추이로 향한다. 버스 속에서도 나는 여전히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여행쪽지

▶‘홍콩섬트레일’은 총 50㎞ 거리에 8개 구간으로 나눠져 있다. 그중 ‘드래곤 백 트레일’은 홍콩섬트레일 6번과 7번 사이에 있는 8.5㎞ 구간을 일컫는다.
▶코스 : 토테이완(土地灣)→바위전망대→섹오피크(石澳)→운침산→타이탐갭(大潭峽) 갈림길→타이롱완(大浪灣) (8.5㎞/3시간 소요)
※타이탐갭(大潭峽)에서 끝낼 경우 6㎞/2시간 소요
-난이도 : 보통
-주변 관광지 : 스탠리베이(Stanley Bay·赤柱灣)와 스탠리마켓(Stanley Mar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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