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21일(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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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동조절장애증
조영환
수필가

  • 입력날짜 : 2018. 08.08. 19:02
‘충동조절장애’를 앓는 환자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족 해체와 경쟁의 심화, 경제적 양극화로 인한 상대적 빈곤감 등으로 우리 사회에 분노 범죄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에 자존심 상처로 인한 충동조절장애로 목숨을 던져버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러한 충동조절장애 범죄는 순간의 실수로 자신을 큰 파멸에 빠뜨리는 것은 물론 아무 잘못도 없는 이웃을 해치기 때문에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 3월 서울에서는 김 모 씨가 새로 산 침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누나와 아버지를 살해하는 패륜도 있었다. 그는 자신이 저지른 어처구니없는 범죄를 후회하며 자수했지만, 돌이킬 수 없는 일이었다.

몇 년 전 여름, 공사장 안전지도로 회사 동료와 지방에 내려가던 일이 생각난다. 그날, 가다가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리게 되었는데, 운전한 회사 동료가 주차장이 만원이어서 한 바퀴를 돌아 반대편으로 들아 가서 나무 그늘 쪽에 차를 세웠다. 잠시 후 우리처럼 자리를 찾지 못한 차 한 대가 뒤따라 들어오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저 앞쪽에서 트럭 한 대가 출구를 향해 오고 있었다. 이 둘은 서로를 향해 가다가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었다. 그러자 트럭 운전자가 차에서 내리더니 다짜고짜 승용차 운전사에게 삿대질을 하며 욕설을 퍼붓는 것이다. 멀리서 바라보고 있는데 승용차 운전자도 내리더니 두 사람이 급기야 치고받고 몸싸움이 붙었다. 한참을 그러다가 서로에게 한바탕 저주에 가까운 욕설을 내뱉더니 승용차 운전사가 차를 뒤로 빼면서 다행히 사건은 거기서 일단락됐다. 승용차 운전자가 실수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고의적인 잘못도 아니고 주차장에 차가 많아서 그랬던 것인데 몸싸움까지 해야 할 일인가. 그들은 가면서 ‘내가 조금만 참았으면 될 일이었는데 괜히 성질내다가 몸에 멍만 들었네.’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충동조절장애’는 정서 조절 능력이 약하므로 극단적인 부정적 감정으로 가득 차 있을 때 이를 부적절한 방법으로 표출하는 것을 말한다. 대인 관계에서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정서적 흥분을 조절할 줄 아는 능력은 필수적이다. 적절한 제어 조절을 통해 감정과 행동을 관리할 수 있는 사람들은 충동 조절이 필요할 때 현명한 결정을 내린다. 이러한 정서 조절 능력을 키워 온 사람들은 절망적인 상황에서 주의를 다른 데로 돌리거나 마음을 다스림으로 반사회적인 행동에 빠지는 것을 피한다.

최근 연구들은 이러한 충동조절장애가 개인이 가진 기질에 근거하는 생물학적 요소와 인생 초기의 사회적 상호 작용에 기인한 심리적 요인으로 형성된다고 말한다. 즉 타고나는 기질적인 요소도 있지만 충동을 억제하는 사회 심리적 지지가 취약해져서 충동 조절이 어렵다는 것이다. 살다 보면 누구나 화나는 일도 있고 억울한 일도 겪게 된다. 무엇보다 젊은이들에게는 현실이 불안하고, 직장도 없고, 미래는 불투명하므로 분노를 부추기는 환경에 더 많이 노출된다. 따라서 사회의 불안, 미래에 대한 절망이 분노조절장애로 인한 폭력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그렇다면 충동조절장애로부터 나를 보호하고 정서 조절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때로 우리에게 주어지는 신 레몬과 같은 불편한 현실을 달콤한 레모네이드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성경의 인물 가운데 요셉은 정서 조절 능력이 아주 뛰어난, 그래서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의 대표적인 예이다. 부모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던 그는 10대에 이복형들에게 미움을 받아 이방 나라에 종으로 팔려 간다. 20대 때에는 충성스럽게 일한 주인집에서 누명을 쓰고 종신 징역을 받게 된다. 대개 사람이 내면에 깊은 상처를 받게 되면 두 가지의 반응이 나타난다. 복수하거나 보복하든지 자포자기해 버리고 우울증에 빠지는 것이다. 요셉이야말로 그가 받은 크나큰 상처로 인해 이 두 가지 반응을 나타낼 수 있었으나 그는 복수하거나 좌절에 빠지지 않았다. 요셉은 자신의 불행을 생각하며 자기 연민이나 복수의 정신, 좌절에 빠지는 대신 하나님을 바라보며 자신의 불행을 잊고 남을 돕는 일에 몰두하였다. 요셉의 이러한 고상한 품성은 보상을 받아 애굽의 총리가 돼 나라를 다스리며 고향에 두고 온 자신의 온 가족을 구원하게 된다.

우리가 삶에서 당하는 요셉처럼 자기 연민이나 분노에 빠지는 보편적인 인간성을 초월하여 타인 중심의 이타적인 사랑을 가져야 한다. 이것은 내 스스로의 힘만으로는 되지 않고 사랑의 원천인 하나님을 바라봄으로 가능하다. 무더위로 쉽게 짜증이 날 수 있는 혹서기 계절, 갈등 상황이 야기될 때 부정적인 감정에 충동적으로 휘둘리지 않고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는 정서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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