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26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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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시·도지사 간담회’에 바람
김진수
본사 서울취재본부장

  • 입력날짜 : 2018. 08.28. 18:48
두 차례 연기됐던 문재인 대통령과 전국 시·도지사들 간의 간담회가 30일 열린다. 문 대통령과 6·13 지방선거를 통해 출범한 민선 7기 단체장들의 첫 간담회는 대통령의 감기몸살로 인해 한 차례 연기된 뒤 지난 22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태풍 ‘솔릭’의 북상으로 인해 또 다시 미뤄졌었다.

이번 간담회에선 고용문제가 최우선 정책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지역 일자리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도지사들이 각 지역별 일자리 구상을 발표한 뒤, 이에 대한 중앙정부의 지원방안 등을 논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전언이다.



시·도지사 일자리 구상 발표



청와대 측은 이번 간담회를 ‘일자리 문제’에 집중하고 싶어 하는 분위기다. 고용문제가 최우선 정책과제로 떠오른 만큼 과거처럼 지역의 현안을 17명의 시·도지사들이 이것저것 건의하는 방식으로는 회의의 효율성을 높일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 어떤 이야기도 제대로 기억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나 지역의 입장에서는 ‘일자리’도 물론 중요하지만, 다른 지역현안도 동시에 중요하다. 예컨대 광주·전남의 경우 급작스런 이번 폭우 피해나 한전공대 문제 등과 관련한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긴요한 타이밍인 것이다.

더욱이 문 대통령이 시·도지사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는 것은 지난 2월 국가균형발전 비전 선포식 이후 6개월여 만이다. 무려 반년만의 만남인데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동시에 참석하는 간담회인데 광주·전남의 핵심 현안들이 논의되지 못한다면 이 또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후보시절에도, 또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지역과의 소통을 중시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해왔다.

실제 문 대통령은 지난 7월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개헌이 무산돼 제2국무회의 창설도 무산됐지만, 시도지사 간담회를 정례화해 광역단체장들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러 정권을 경험한 청와대 출입 지역기자들로부터 문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중 ‘지역 마인드’가 가장 앞선 대통령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연유 때문이다.



‘지역마인드’ 앞선 文대통령



정가의 소식통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여야 당대표들과는 외교·안보 등 외치(外治)를, 여야 원내대표들과는 민생·개혁입법 등 내치(內治)를 논의하는 ‘투 트랙’ 협치 틀을 구상 중이라 한다. 문 대통령이 ‘투 트랙’ 협치 틀을 구상하는 것은 초당적이고 장기적 안목의 협의가 필요한 외치와 당면 한 법안 처리나 정책에 대한 논의가 우선시될 수밖에 없는 내치를 분리해서 대화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지역의 입장에서는 청와대의 ‘투 트랙’ 협치 구상만으로는 불완전하다는 생각이다. 이른바 ‘투 트랙’은 중앙의 입장에서는 그럴싸한 전략 같기도 하지만, 이를 지역에 대입해 보면 여전히 불만족스러운 게 사실이다.

우선, ‘투 트랙’ 중 외치의 영역에 포함되는 외교·안보 문제는 물론이고 내치의 영역에 속하는 민생·개혁입법과 관련한 논의구조에서도 지역은 대체로 소외돼 있다. 백번 양보해, 만일 청와대의 ‘투 트랙’ 구상대로 정국이 잘 돌아간다고 해도 지역이 직면한 여러 가지 난제들이 함께 잘 돌아갈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지나치게 나이브하다.

따라서 지역이 포함된 진정한 의미의 국정 안정을 위해서는 ‘투 트랙+α’ 협치 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α는 당연히 지역이다. 심정적으로는 외치, 내치로 구분되는 ‘투 트랙’이 아니라 지역 정치 가칭 ‘지치’(地治)를 보태 ‘쓰리 트랙’ 체제로 국정 운영의 기본을 삼으라고 주장하고 싶지만, 균형발전이나 자치분권과 같은 지역 문제 역시 내치의 일부라는 점에서 +α 형태로 명명해 본 것이다.



‘투 트랙+α’ 협치 틀 필요



문 대통령이 구상하는 ‘투 트랙’ 중 외치는 여야 당대표, 내치는 여야 원내대표가 파트너라고 한다면 ‘+α’의 파트너는 전국의 시·도지사들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α’ 회의는 대통령의 얘기를 시·도지사들이 받아 적는 장이 되기보다는, 각 시·도지사들의 목소리를 대통령이 경청하는 장이 돼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청와대가 먼저 ‘대통령-시·도지사 간담회’의 논의사항을 특정 주제로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시·도지사들의 발언 시간도 넉넉하게 배정돼야 한다. 시간 관계상 논의하지 못한 주제는 서면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중앙정부의 입장을 밝히겠다는 성의가 필요하다.

아울러 ‘대통령-시·도지사 간담회’에는 대통령직속 균형발전위원장과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장이 어떤 형태로든 항시 참석해 지역 문제와 관련한 컨트롤 타워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해줄 것을 기대한다.

/jskim@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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