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26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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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매칼럼]‘내년 PLS 전면시행’ 정책 유연성 필요하다
박상원
기획실장

  • 입력날짜 : 2018. 09.10. 19:00
내년 1월부터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 Positive List System)가 전면 시행된다. 2019년 1월 1일부터 생산, 유통되는 모든 농산물에 강화된 농약잔류허용기준이 적용된다. 최근 농업계의 뜨거운 현안의 하나로 농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농약을 안전하게 관리해 국내 농산물의 안전성을 제고하고, 국산과 수입 농산물의 차별성을 높이겠다는 것이 시행의 취지다. 하지만 농업현장의 목소리는 사용농약 부족, 비의도적 오염, 장기 재배농산물의 적용시기 문제 등 PLS에 대한 준비가 안돼 있다는 것이다. 업체와 농가 등이 일부러 안한 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준비하기가 어렵다며 ‘PLS 유예’를 주장하고 있다.

‘PLS제도’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식품위생법 제7조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에 관한 기준 및 규격, 제14조 식품들의 공전에 근거하여 추진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각 농산물 품목에 대해 국내 사용등록 또는 잔류허용기준이 설정된 농약 이외에 등록되지 않은 농약은 원칙적으로 사용이 금지된다. 등록되지 않았거나 기준이 없는 경우 일률적 기준 0.01ppm(0.01㎎/㎏)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위반 사례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제도는 기준이 미설정된 농약은 첫째 CODEX(국제식품규격)을 적용하고, 두 번째는 유사농산물 최저기준을, 세 번째는 해당농약 최저기준을 적용했다.

PLS제도가 시행되면 허용물질 이외의 물질이 원칙적으로 차단되고 잔류허용기준이 보다 강화돼 과거의 경험이나 관행에 의한 농약선택이 아니라 작물보호제 지침서를 준수해야 된다. 전면시행 3개월여를 앞두고 농업현장에서 제기하고 있는 쟁점은 비의도적 오염, 장기 재배나 저장농산물에 대한 적용시기, 고령화와 관행적 농약사용에 익숙한 농민들의 인식 저조, PLS에 대한 교육 부족, 특용작물 농약제품 등록 미비, 토양잔류농약에 대한 문제, 농약방 및 농가 보유 미등록 농약제품 실태파악 필요 등이다.

농업계는 식약처의 PLS제도의 추진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여전히 준비과정이 부족하고 내년 전면시행에 따른 문제점들을 제대로 파악하고 보완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려 목소리가 높은 이유는 허용 농약성분이라도 기준치 이상 검출되거나 미등록 농약성분이 검출되면 유통제한 조치로 판매가 금지되기 때문이다. 위반 사례가 급증해 폐기처분이나 출하금지, 과태료 처분 등을 받을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농민들에게 전가된다. 농민들의 소득감소는 물론 일부 농산물의 경우 수급불균형을 초래할 수도 있다.

벼농사의 경우 기존 등록된 농약제품이 770여종으로 미등록된 농약의 문제는 크게 부각되지는 않지만 현장에서의 비의도적 검출에 대해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해부터 논 타 작물 재배 지원 사업이 전개되면서 논둑 하나 사이로 다른 작물 농약제품이 살포됨으로써 수확 후 타 품목의 잔류농약 검출 가능성이 높아졌다. 벼농사의 경우 수확시기가 한정돼 일괄검사가 어려워 RPC 등에 공동저장 후 유통단계서 검사하게 되는데 이 때 기준치 이상, 타작물의 농약성분이 검출될 경우 공동 저장된 모든 물량이 제재를 받게 된다. 또 최근 헬기와 드론 방제가 급증하는 추세에서 농약 비산에 따른 비의도적 검출 문제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특용작물 농약제품 등록 미비 등 등록 농약이 부족해 질 수 있는 문제점도 있다. 정부는 올해 소면적 작물 84개를 대상으로 1천670개 농약에 대한 직권등록시험을 올해 말까지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통상 농약등록기간이 15개월가량 걸린다는 점에서 무리한 등록으로 부실논란을 자초할 수도 있다. 약효 약해시험의 경우 해당 병해충이 제때 발생하지 않으면 정상적인 실험도 불가능하다. 정부의 목표 방침에 미달할 수도 있고 무리한 등록을 할 경우 약효 약해 논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임산물용 농약은 턱없이 부족하고 아예 없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 식용 임산물 73종 가운데 농약 등록이 필요한 임산물은 44종이다. 그러나 올해 농약 직권등록 예산 부족으로 2022년에야 동록이 가능할 전망이다.

PLS 제도에 대한 인식도 고령농이 많고, 관행적 농약사용에 익숙한 농민들이 많은 여건을 감안하면 제도를 인식하는 데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 장기 재배하거나 월동작물, 시설작물 등 재배기간이 해를 넘기는 경우 2019년 1월 1일 이후 수확하는 농산물부터 적용하되 보완책을 검토키로 했다. 저장성 품목에 대한 경과조치, 인삼 등 장기재배에 따른 작물 특수성, 버섯 재배시 배지에 사용되는 미강 등 부재료에 대한 문제 등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PLS 제도 시행의 취지는 위해성이 검증되지 않은 농약을 생산, 유통단계나 수입단계에서부터 관리해 국민들의 먹거리 안전성을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농업의 지속성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농약잔류허용기준을 강화, 더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한다면 수출증대는 물론 기준에 미달한 수입농산물을 차단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이 같은 정책이 합리적으로 추진되고 성공하려면 농업의 현실을 현장에서 제대로 파악해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올바른 농약사용 문화가 정착되려면 명분만을 내세워 강행하기보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크게 듣는 지혜가 필요하다. 정책의 유연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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