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16일(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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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향기따라 삶을 힐링하다] 미술시장 : 광주국제아트페어
광주미술인 축제 ‘위기를 기회로’ 문화도시 자부심 살려야
‘흥행 참패’ 지난해 행사 반성…‘하나된 힘’으로 이미지 쇄신 나서야
지역 작가 창작의욕 제고…‘아트광주18’ 빛고을 미술 활성화 계기로

  • 입력날짜 : 2018. 10.02. 18:24
2012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트광주12’ 개막식.
“그림 사진 2장 보냈으니 보고 형님이 한 장 골라주소.”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2014광주아트페어가 열리고 있을 때 지인이 문자 메시지와 사진을 보내왔다. 잘 그려진 여인상과 정물화 작품사진 2장이었다. 작가는 누군지 모르겠고 작품은 화가출신인 내가 봐도 참 예쁘게 잘 그렸다. 여유와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기 집에 걸어놓고 싶은 욕심이 생길만하다. 그러나 문자를 한시간정도 늦게 보는 바람에 늦게 전화를 했더니 기다리다 연락은 안 되고 작품이 둘 다 마음에 들어 2장을 다 샀단다. 그 말을 듣고 나는 너무 기뻤다. 아! 그림이 팔리는구나. 그분이 좋은 그림을 사서 기쁜 것이 아니라 내가 기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우리가 아트페어를 주관하면서 갤러리와 컬렉터 유치를 위해 이리저리 뛰었던 노력의 한 결과가 이런 작은 모습으로 나타나는가 싶었기 때문이다.
송진영 <광주문화재단 전문위원·문화학박사>

2011년 광주문화재단은 광주아트페어를 맡았다. ‘떠맡았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지도 모르겠다. 아트페어가 세계 현대 미술계에 하나의 메인 스트림으로 나타나고 있을 때 광주도 아트페어를 개최해야만 했다.

비엔날레를 개최하고 아시아문화도시를 표방하는 광주이기 때문이었다. 문화도시를 말하는 세계 각지 많은 도시에서 아트페어가 개최되고 우리나라만 해도 2010년을 전후로 35개 아트페어가 개최되고 있었다. 2018년 현재 한국에서만 47개의 아트페어가 개최되고 있다.

아트페어란 여러 개 이상의 화랑들이 일정 때 일정 장소에 모여 미술작품을 판매하는 형태의 미술시장을 뜻한다. 정보를 서로 교환하고 판매를 촉진시켜 미술시장을 확대하자는 것이다. 따라서 화랑협회가 자생적으로 개최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나 광주는 화랑협회에 가입된 곳이 2개 밖에 없어 운영 주최를 찾지 못해 문화재단이 맡게 됐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작가와 컬렉터가 직거래하는 소규모의 1차 미술시장에서 대규모의 국제아트페어를 개최하기는 어려운 현실이었다.

미술시장이란 시장의 유통형태와 규모에 따라 3단계로 나눠진다. 작가와 컬렉터가 직접 거래하는 당사자 직거래 방식을 1차시장이라고 한다. 시장원리가 작동하지 않은 가장 초보적인 형태의 시장이다. 작가와 컬렉터 사이에 화랑이 개입하는 것이 2차시장이다. 매개자 즉 화랑이나 화상 등 중개인들이 개입해 거래가 이뤄지는 중개인 시장을 말한다. 시장원리와 경제논리가 작동하는 객관성이 담보된다. 화랑이 주도해서 대규모로 일정한 장소와 시기에 미술시장을 개최하는 것이 아트페어. 3차시장은 경매회사가 경매를 통해 거래하는 것으로 탑 마켓(top market)이라고 한다. 수많은 인증절차를 거친 대표 작가들의 작품이 거래되고 일반적인 합의가 형성되며 신뢰성이 확보되는 시장논리가 정확하게 작동하는 가장 선진적인 미술시장이다.
‘아트광주12’ 예술감독인 이지윤 아트디렉터가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0년 광주가 아트페어를 개최하고자 할 때 광주의 미술시장 상황은 작가와 구입자가 직접 거래하는 1차 시장 규모로 대규모 미술시장인 국제아트페어를 개최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1회 아트페어를 광주비엔날레가 개최하고 2-3회를 광주문화재단이, 4-5회를 한국미술협회가, 6-8회를 광주미술협회가 개최했다.

광주아트페어는 어렵지만 열심히 노력해 급속한 성장을 지속했다. 2012년 3회를 개최하고 대한민국 5대 메이저급 아트페어로 평가받았다. 2002년부터 개최한 한국 대표 아트페어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와 2006년 시작한 한국화랑협회 주최 화랑예술제(SOAF), 2007년 부산아트페어, 2008년 대구아트페어에 이어 광주아트페어가 자리를 잡은 것이다.

아트페어의 평가는 참가 화랑 수, 관람객 수, 총 판매액 등 서류심사를 통한 정량평가와 운영조직의 전문성, 행사공간의 적정성 등 현장실사에 의한 정성평가로 구분한다. 결과는 점수별로 1-5등급으로 분류한다.

첫째 지표인 참가 화랑 수 에서 중요한 것이 화랑 참여와 작가 참여 구분이다. 2012년 국내에서 개최된 아트페어 35개 중 화랑만 참여한 아트페어가 14개(40%), 작가가 직접 부스를 임대해 참여하는 아트페어가 21개(60%)였다. 화랑만 참여하는지, 작가가 직접 참여하는지가 중요한 지표라는 것이다. 물론 세계 4대 아트페어를 비롯한 대부분의 유명 페어는 화랑만 참여하는 아트페어다.

최근 광주국제아트페어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트광주12’ 행사장을 둘러보고 있는 관람객들.

문화관광부가 전국의 아트페어를 평가하는데 ‘아트광주’가 몇 해 계속 낮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올해 ‘아트광주18’도 예술감독이 중도에 사퇴하고 사무국 직원들의 불협화음이 노출되고 있다. 아트페어를 중단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러나 최근 체제를 정비하고 흥행 참패를 맞았던 지난 행사를 반성하며, 올해는 성공적인 행사가 될 수 있도록 국내외 다수의 화랑과 미술관계자를 만나고 광주아트페어 이미지 쇄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 이미 가나아트센터, 박영덕화랑, 표갤러리 등 메이저급 국내 갤러리 87곳과 프랑스, 인도 등 해외 21곳의 화랑 참여가 확정됐다고 전해진다. 이번을 기회로 정상화되기를 기대한다. 오는 11월15일 개최되는 광주국제아트페어가 성공적으로 개최돼 광주아트페어가 다시 한국의 메이저급 아트페어로 우뚝 서길 바란다.

서두에 등장한 지인은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미술품을 구입하고, 매년 아트페어가 열리면 필자와 동행하는 전문 컬렉터가 됐다. 그림을 너무 사랑해 심지어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유화를 직접 그리기 위해 그림을 배우기까지 했다. 예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그래서 작품을 사기 위해 돈을 모으고 그림을 배우기도 하는 이런 사람들이 하나씩 늘어간다면 그것이야말로 수치로 잡히지 않는 아트페어의 성공요인이 아닐까 싶다.

미술협회가 아트페어를 주관하면서 광주국제아트페어를 광주미술인의 축제로 만들겠다고 말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아트페어 본연의 목적은 미술시장이다. 컬렉터를 발굴하고, 컬렉터에게는 정확하고 공정한 정보를 제공하고, 미술애호가를 컬렉터로 진입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줄여주는데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 지역작가의 창작의욕을 북돋우고 광주미술이 활성화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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