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18일(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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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금의 역사 동화] 13, 이성계와 정도전의 전라도 - 흔들리는 고려

  • 입력날짜 : 2018. 11.08. 18:50
/그림:선성경
“어서 오십시오. 스승님”

정도전과 이성계가 문을 열고 스승 이색을 공손히 맞이했습니다.

“허허, 이 사람! 내 그리 한번 다녀가라고 청해도 조정 일이 바쁘다고만 하더니 어제 오늘 아주 이 성계 장군에게 단단히 혼을 뺏기셨구만···.”

“하하하…, 그렇게 보이십니까? 스승님께서 가장 아끼시고 자랑스러워하는 이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면 제가 아주 영광입니다. 스승님”

“허허허”

“하하하”

이성계도 그 말이 전혀 싫지 않은 듯이 농담을 하였습니다.

조촐한 저녁식사를 하면서도 이성계와 정도전 그리고 스승 이색, 세 사람은 고려나라의 운명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소인이 함주를 떠나 이곳 개경까지 오는 동안 보고 느낀 것 이온데 다른 어느 해 보다도 많은 백성들이 먹을 것을 찾아 정처없이 떠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걸식하는 백성들이 많아서 참으로 가슴이 아프옵니다.”

“얼마 전 홍건적의 침입을 받아서 더욱 그러 할 것이옵니다.”

“특히 어린아이들과 부녀자들의 고초가 너무나 심하였습니다.”

“나라가 이리되어 참으로 큰일이오. 조정의 벼슬아치들과 사대부들이 조금만 백성들에게 마음을 써준다면 백성들의 삶이 이 지경 까지는 오지 않았을 터인데….”

“길거리마다 죽어가는 백성들의 시체가 산을 이루고 있다는 소리가 과장된 말이 아니었군요.”

이성계와 정도전이 나라를 걱정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스승 이색은 두 사람이 문인과 무인임에도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망해가는 원나라보다는 한창 일어서고 있는 명나라와의 친선이 참으로 절실합니다.”

“선대의 왕들보다 지금의 공민왕께서 그나마 원나라와 명나라 사이에서 지혜롭게 외교를 펴시는 것 같습니다. 또 한 세상의 이치를 꿰뚫는 지혜와 외교 감각이 탁월하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나도 그리 보고는 있소만….”

스승 이색도 고개를 끄덕이며 이성계의 말에 공감을 나타내었습니다. 그러나 이색은 나날이 더해가는 공민왕의 기행에도 많은 염려를 나타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스승님. 요즘 들어 왕께서 예전의 명민함을 잃고 나라일 보다는 폭음과 여색을 더 탐하고 있으니 참으로 걱정이 되옵니다.”

정도전과 이성계 그리고 스승 이색의 탄식소리가 길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옵고 조정의 대신들 중에 워낙 원나라와 깊이 연관된 이들이 많아 걱정입니다.”

“큰일입니다. 조정 대신들이 자신의 안위와 재산과 배를 불리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으니…”

“오늘도 조정에서는 왕께서 홀로 친명 정책을 펴시고자 말씀을 하셨는데 기황후를 등에 업은 오라비 기철 일당과 이인임 일파의 주장이 너무도 강해서….”

“저들의 만행이 결국 이 나라 고려를 망국의 길로 치닫게 하고야 말 것 같소이다.”

“요즈음 기철 일당의 위세는 고려의 왕을 능가하는 정도를 넘어선 지경이니 큰일입니다.”

정도전과 이성계의 대화를 들으며 스승 이색이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래도 우리 통례문지후로 정도전이 왕을 잘 보필하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 아니겠는가?”

“제가 보기에도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승님.”

이성계도 진심으로 그런 생각이 들어 스승 이색의 말에 깊은 공감을 나타내었습니다.

“제가 참으로 많이 부족합니다.”

“아니오, 외롭고 고단한 왕께서 그대가 있으니 얼마나 큰 힘이 되시겠소.”

“그 말은 사실이지, 그렇고 말고···”

실로 오랜만에 들어본 스승 이색의 칭찬에 정도전은 그동안 짓눌려 있던 가슴이 조금씩 뚫려지며 뜨거워져 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사실 온 고려 조정이 이인임 일파와 기황후를 등에 업은 기철 일당의 만행에 힘을 잃은지 오래였습니다. 그들의 만행에 공민왕의 절망이 더욱 깊어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함께 힘을 모아 왕을 잘 보필하십시다.”

이성계는 그나마 정도전이 공민왕 곁에서 친명 정책을 돕고 있다는 사실에 오늘의 만남이 더욱 의미 있는 만남으로 여겨졌습니다.

그 후로도 이성계는 함주와 고려 조정을 오가면서 많은 귀족들과 교분을 나누었고 유학으로 쟁쟁한 명성을 떨치고 있던 이색과는 더욱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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