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23일(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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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금의 역사 동화] 44, 이성계와 정도전의 전라도 - 만경대의 망향가

  • 입력날짜 : 2019. 01.09. 18:47
/그림:선성경
“그런가? 하하하.”

정도전의 진심어린 말에 이성계는 호탕하게 웃었습니다.

“저 쪽 산등성 어딘가에 아주 큰 거북바위가 있다는 소리를 들었소만 다음에 보기로 합시다. 아쉽지만 너무 지체되었소.”

“그러시지요.”

이성계와 정도전은 서둘러 동고사를 내려왔습니다.

“장군! 저쪽이 말씀하시던 황강서원이옵니다.”

발 빠른 전령이 벌써 길을 알아보라 명한 몇 군데를 알아 와서 자세히 안내를 해주었습니다.

“오! 저곳이 자주 말씀하시던 대학자 정당문학 이문정 대감께서 세우신 서원이군요.”

“돌아가신지 몇 해 되지 않았지만 내가 참으로 존경했던 어른이셨소.”

“저도 공민왕 살아 계실 때 숭유배불정책을 간언하였던 분으로만 알고 있습니다.”

“이 곳 전주와 인연이 있는 몇 안 되는 분이라 살아 계셨더라면 참으로 반가이 맞아 주셨을 것인데 아쉽구려.”

이성계는 그가 세운 문학대에 올라 훤히 펼쳐지는 전주의 남 서편을 바라보며 크게 심호흡을 했습니다.

“참으로 좋은 명당자리가 아니오?”

“그러하옵니다. 서원은 서원대로 기품과 품격이 있사옵고 이곳 이문정 대감의 벼슬 이름을 따 세운 문학대에서 바라보는 전주의 풍경이 참으로 훌륭하옵니다.”

“장군! 오목대로 가시는 길은 이쪽 길이 더 가깝습니다.

“그래, 그때가 언제였었나? 벌써 십 여 년이 되었는데도 하나도 변하지 않았구나.”

“십 여 년 전이면 운봉 황산에서 왜구를 크게 무찌르시고 개경으로 돌아가시던 그때에 들르셨다던 그 오목대를 말씀 하시는 것이옵니까?”

“그대가 어찌 그 때의 일을 그리 자세하게 기억하고 계시는 것이오?”

“장군께서 운봉 황산전투를 크게 이기시고 함주로 가시는 길에 사람을 보내어 저를 위로하는 서찰을 보내신 적이 있기에 저도 운봉전투는 잊지 못하옵니다.”

“오! 그런 일이 있었지. 그래 기억이 나오. 나 역시 그때 꼭 나주로 들러 가고 싶었지. 그러나 함주에도 홍건적들의 출몰이 심하다 하여 바삐 가느라 그대를 위문하지 못했던 일이 지금도 무척이나 섭섭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소.”

“나주와 전주가 그리 가까운 거리도 아닌데 어찌···, 개경 가시기전 고향 전주에 들러 승리를 자축하는 잔치를 여신 곳이 이곳 오목대가 아니시옵니까?”

“하하하. 그렇소. 어제 일처럼 기억이 나오.”

“그때 장군께서 크게 취하셔서 한나라 태조인 유방의 대풍가를 크게 부르면서 고려를 무너뜨리고 새 나라를 세울 것을 은근히 내비치셨다고 들었습니다.”

“아니. 그대가 어찌 그 일을 다 알고 있는 게요?”

“그때 서찰을 가지고 온 전령에게 제가 자세히 그 때의 분위기를 물었습니다.”

“그랬지. 종사관으로 나를 따라 전투에 참여했던 정몽주를 떠 보기위해 내가 일부러 술에 취한 척 했고 나의 의중을 간파한 정몽주가 분을 못 이기고 자리를 박차고 나간 적이 있지.”

“달가 정몽주 형님께서 분에 겨워 만경대로 달려가 망향가를 불렀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래요. 어쨌거나 이곳 전주는 나의 일가 분들인 이 씨 종친들과 새로운 나라의 꿈을 내가 처음으로 다짐했던 자리여서 인지 더욱 애틋한 마음이 드는 구려.”

정도전은 이제 새로운 나라에 대한 이성계의 꿈과 자신의 오랜 소망을 누구도 꺾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곳의 터가 바로 나의 고조부님 이안사 할아버지께서 사셨던 곳이라 들었소.”

“장군 ! 개경에 올라가시는 대로 나라를 세우고 나시면 이곳 전주의 넓은 터들을 잘 정비하셔야 할 듯하옵니다.”

“무엇보다도 그 일을 먼저 해야 할 듯싶소.”

“지당하신 말씀 이옵니다. 건국 초에 장군께서 세운 나라가 왕 씨가 아닌 이 씨의 나라임을 만 천하에 알리고 선조의 역사까지를 잘 정리하셔서 만대까지 가게 하셔야 하옵니다.”

“옳은 말이오. 그대의 말은 언제나 나에게 큰 힘과 영감을 주고 있소. 내 그런 생각으로 그대와 여기까지 동행하자 한 것이오.”

“황공한 말씀이시옵니다.”

붉게 물들었던 해는 어느덧 서쪽으로 기울고 있었습니다. 숨 가쁘게 달려온 전주였지만 하루 동안 전주의 이 곳 저 곳을 돌아보면서 두 사람은 천년의 역사를 쓴 것처럼 여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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