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19일(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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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금의 역사 동화] 53·完, 이성계와 정도전의 전라도 - 큰 별도 지고

  • 입력날짜 : 2019. 01.24. 19:10
/그림:선성경
“전하! 정도전과 남은 일당이 반란을 일으켜서 그들의 목을 베었습니다.”

이방원은 조준에게 지시하여 이성계의 침전으로 가서 어제 밤의 일을 보고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태조 이성계는 그 말을 곧이 듣지 않았습니다.

“방원이 놈이 또 충신들을 죽였구나.”

불같이 노한 태조 이성계는 활과 칼을 들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아버님만 살려 드리고 남은 사람들을 죽여도 좋다.”

명령을 받은 자객들은 방석과 방번 그리고 경순공주의 남편까지 모조리 죽여 버렸습니다.

정도전이 없는 조정은 태조 이성계에게는 큰 아픔이었고 마음 둘 곳을 잃어버리게 했습니다. 충신들을 잃은 때문인지 태조 이성계는 날로 몸이 쇠약해져 갔습니다. 그리고 이방원을 미워하는 증오심만 불같이 타올랐습니다. 경순 공주도 머리를 깎고 절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백성들은 이방원을 크게 원망했습니다.

“태조께서 조선을 건국 할 때는 백성들의 민심이 자기에게 쏠리고 있었어도 이러지 않았어.”

백성들의 말대로 민심도 이성계에게 기울대로 기울었고 새 왕조에 대한 꿈이 있었음에도 이성계는 이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백성들이 받을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 십 수 년이 넘는 오랜 세월을 기다렸는데 방원은 모든 것을 힘으로 밀어붙여 백성들의 원성이 높아진 것입니다.

“내가 곧바로 왕위에 오르는 것은 힘든 상황이로다.”

방원은 시름시름 자주 앓아 눕는 태조 이성계를 보면서 동생 방과를 다음 왕으로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태조 이성계는 1398년 조선 왕조를 창건 한지 7년 만에 왕위를 방과에게 물려주었습니다.

왕위에 오른 정종 방과는 이방원을 두려워했습니다. 늘 이방원의 눈치를 보았습니다. 정종 방과는 1399년 왕의 자리에 오른지 이듬해 봄 한양에서 개경으로 다시 도읍을 옮겼습니다.

그러나 왕권을 둘러싸고 방원과 방간 왕자 사이에 큰 싸움이 일러났습니다. 이 왕자의 난에서 방원이 확실하게 승기를 잡자 천하의 민심은 방원에게 쏠렸습니다.

“다음 왕은 이제 이방원이다.”

사람들은 모두 그렇게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이듬해 정종은 어쩔 수 없이 이방원에게 왕의 자리를 넘겨주게 되었습니다. 조선왕조가 창건 된지 10년도 못되는 기간에 벌써 왕이 세 명이나 바뀐 것입니다.

“왕자들의 꼴을 더는 보고 싶지가 않구나.”

태상왕이 된 이성계는 이방원이 왕이 된 것을 무척이나 못마땅하게 생각했습니다.

“에잇, 이곳을 떠나 오대산으로 들어가 버려야겠다.”

태상왕 이성계가 말도 없이 오대산으로 들어가 버리자 태종 이방원은 몇 번이나 차사를 보냈습니다.

아버지를 다시 개경으로 모시려 하였으나 그때마다 태상왕 이성계는 거처를 다른 곳으로 옮겨버리곤 했습니다. 태조 이성계는 강원도의 여러 사찰을 돌다가 결국은 자신이 태어난 함주 영흥 땅에 도착 했습니다. 함주 영흥은 개경에서 700리나 떨어진 곳입니다. 태종 이방원은 그동안 수차례의 차사를 보냈지만 모두 태조 이성계가 활로 쏴서 죽여 버렸습니다.

“다시 또 차사를 보내기만 해 봐라. 내 반드시 모두 죽여 버리겠다.”

그만큼 아들 이방원에 대한 분노가 큰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태종 이방원은 태상왕 이성계가 처음 조선을 창건했을 때보다도 훨씬 활기차게 나라를 잘 꾸려 나갔습니다.

“억울한 백성을 위해 왕에게 알리고 두드리라고 신문고라도 만들어야겠구나.”

이 모든 것이 백성을 위해 좀 더 좋은 정치를 하겠다고 태종 이방원이 만든 것입니다.

그 사이 태종 이방원의 명을 받은 무학대사의 간곡한 뜻에 따라 태조 이성계는 궁으로 들어왔습니다. 아들을 향한 분노도 많이 누그러졌고 태종은 온 마음으로 아버지 태상왕 이성계를 섬겼습니다. 나라의 기틀은 조선의 세 번째 왕 태종 이방원의 때에 더욱 견고해졌습니다.

“내가 아무래도 죽을 날이 가까운 것 같으오. 어제 밤 꿈에는 정도전이 나를 손짓까지 했소.”

“으흐흑… 아버님.”

“주상이 마음고생 많았소. 죄 없는 주상을 괜히 미워하고 몇 번이나 죽이려고까지 했는데….”

태종은 어린아이처럼 아버지의 손을 잡고 흐느껴 울었습니다.

“주상! 나라의 일을 잘 보살피고 있으니 참으로 고맙소.”

무엇인가 더 말을 하고 싶은 듯 했지만 이미 태조 이성계의 목소리는 힘이 없었습니다.

“나라의 일을 잘 살피고… 백성들을… 잘….”

이 말을 남기고 태상왕 이성계는 숨을 거두었습니다. 조선왕조를 창건한지 16년 만인 1408년 5월 24일 일흔 네 살에 파란 많은 생을 마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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