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22일(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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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형일자리’ 우려와 기대, 그리고 대안
정준호
법무법인 평우 대표변호사

  • 입력날짜 : 2019. 02.10. 18:15
지난 1월31일 광주시와 현대자동차가 완성차 합작공장 설립 투자협약을 체결함으로써 4년여 동안 진행되어 온 ‘광주형일자리’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를 수 있게 되었다. ‘광주형일자리’에 대한 관심은 국내외 지방정부와 기업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성공여부에 따라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모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구조와 시장질서의 변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고, 이로 인한 고통을 분담하고 기업과 노동자와 지방정부가 상생하는 방향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시작된 ‘광주형일자리’사업은 처음 독일 폴크스바겐의 아우토(AUTO) 5000을 벤치마킹하면서부터다. 그러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협의 주체인 현대기아차와 노동계의 입장이 수평선을 달렸고, 현대차와 광주광역시의 입장 또한 그 간극이 적지 않았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일은 성사되었지만 사실상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 중론이며, 우려와 기대의 목소리가 뒤섞여 나오고 있다.

오랜 진통이 있었지만 이 진통은 소모적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광주형일자리’의 성사는 우선 광주의 도시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점에서 연착륙을 통한 성공여부에 따라 광주의 도시이미지는 그동안의 부정적 이미지에서 상생의 새로운 이미지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다. 광주의 입장과 현실과 의도와는 무관하게 그동안 광주의 도시이미지는 노동계의 강성과 투쟁 이미지만 부각된 채 기업들이 투자를 기피해 온 것이 현실이었다. 이제 고통을 분담하는 상생의 선험적 모델을 통해 광주는 민주화를 위한 투쟁의 역사를 바탕으로 ‘광주다움’의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다.

따라서 ‘광주형일자리’는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꼭 성공해야 할 사업이다. ‘광주형일자리’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선행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는 상생이라는 대원칙에 입각한 고통분담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져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노사의 관계, 원청과 하청의 관계, 1대주주로서 광주광역시와 2대주주로서의 현대기아차의 관계가 상생의 원칙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둘째는 이 사업의 지속 가능성 여부이다. 현재의 협약 내용대로라면 5년 후의 상황에 대한 여러 우려가 제기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한 대로 완성차제조 공장이 5년 후에도 생산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해외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국내 경차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노동계의 우려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런 점에서 광주광역시와 현대차는 함께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전담기관을 설치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특히 광주광역시는 임금의 절반 정도를 교육, 보육, 주거 등의 지원으로 자기 할 일을 다 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기관의 적극적인 협력을 받아 해외시장을 개척하는데 더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셋째, 1만2천명의 직접 고용효과 외에도 간접고용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관련 산업의 다각화를 위한 연구와 개발에도 많은 투자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예컨대 자동차 튜닝산업이라든가 미래형자동차 산업과 관련된 R&D투자 등이 될 수 있다. 넷째, 현대자동차는 독일의 폴크스바겐이 그랬던 것처럼 5년 후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되면 완성차 공장의 숙련된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키겠다는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하다. 다섯째, 노동계 역시 노사협약을 제약하는 법적 규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이 사업의 취지와 목적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이 사업의 성공이 곧 안정된 직장, 더 향상된 삶의 질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광주의 시민사회의 역할이다. 광주형일자리가 성사되기까지 시민사회의 노력이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사업의 성공적 안착과 지속가능한 광주의 먹거리가 될 수 있도록, 그래서 세계가 벤치마킹하는 광주가 될 수 있도록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

돌이켜 보면 국가부도의 위기에 김대중 대통령은 과감한 정보통신 분야의 투자를 통해 대한민국 경제 20년 먹거리를 만들어놓았다. 광주형 일자리 역시 그런 발상과 먼 미래까지를 내다보고 지금부터 하나하나의 매듭들을 슬기롭게 풀어가기를 희망한다. 기해년 새해가 그 원년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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