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25일(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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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호법’ 이후 광주서 첫 음주사망사고
피의자 차량 보닛에 끼인 피해자 손가방으로 ‘덜미’
9년 전에도 뺑소니 전력…경찰, 구속영장 신청 방침
지난 3개월 동안 음주운전 사고건수 114건에 달해

  • 입력날짜 : 2019. 03.21. 19:35
음주 운전자 처벌을 강화하는 ‘윤창호법’ 시행이 석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만취 운전자들의 위험한 곡예운전은 계속되고 있다. 광주에서는 행인을 덮쳐 사망에 이르게 한 ‘윤창호법’ 적용 대상자가 처음으로 붙잡혔다.

광산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 치사상 등 혐의로 정모(46)씨를 긴급체포했다고 21일 밝혔다.

정씨는 전날 오후 11시10분께 술을 마시고 자신의 쏘나타 승용차를 몰다가 광산구 운남동 한 버스정류장 부근에서 A(60·여)씨를 치고 그대로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머리 등을 심하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정씨는 약 1시간 뒤 사고 발생지점으로부터 10㎞ 가량 떨어진 서구 풍암동에서 또 추돌사고를 내고 달아났다가 현행범으로 붙잡혔다. 추돌사고 피해를 본 운전자가 신고 전화를 걸며 정씨를 뒤쫓았다.

풍암동 한 아파트에서 정씨 차량을 발견한 경찰은 보닛에 끼어 있는 여성 핸드백을 확인하고 112상황실을 통해 A씨 사망사고와 관련성을 파악했다. 검거 당시 정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22%로 측정됐다.

자영업자인 정씨는 지인과 술을 마신 뒤 40여분간 대리운전기사를 기다렸으나 오지 않아 운전대를 잡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를 차로 치고 달아난 상황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씨는 과거 뺑소니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9년 전인 2010년 이번 사건과 유사하게 사람을 치고 그대로 도주해 형사처분을 받았다.

전과 기록이 신원조회 과정에서 드러나 음주운전 여부 등 정확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시 사고가 크게 나 정씨는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지난해 12월18일 첫 시행된 ‘윤창호법’은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내면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처벌을 강화했다.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량을 높였다.

하지만, 법 시행 이후에도 여전히 음주운전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광주에서 처음 윤창호법 대상자가 된 정씨는 최고 무기징역을 선고받을 수 있다.

광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윤창호법이 시행된 지난해 12월18일부터 올해 3월20일까지 약 3개월 간 광주에서 발생한 음주운전사고 건수는 114건에 달한다. 사망자는 1명, 부상자 217건이다.

지난 3개월간 경찰에 적발된 음주단속 건수도 총 851건에 이르며, 이 중 절반 이상인 494명(58%)이 면허취소 처분을 받았다. 나머지 357명(42%)는 면허정지 됐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운전 뺑소니로 평범했던 한 가정에 잊을 수 없는 큰 슬픔을 남기고,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큰 범죄다”며 “정씨가 사고 직후 구호조치를 하지 않고 현장을 떠난 정황 등을 토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고 말했다./최환준 기자


최환준 기자         최환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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