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26일(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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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심비(價心比) 높은 문화예술에 투자하자
최병만
전남도 문화예술과장

  • 입력날짜 : 2019. 04.23. 19:17
우리 곁에 사알짝 봄이 왔다. 싱그러운 봄이다. 미세먼지 등으로 예전 같지는 않지만 분명 봄이란 단어는 우리에게 설렘과 싱그러움을 주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봄 하면 꽃이다. 한 송이 꽃이 피어날 때도 천지가 요동친다. 그만큼 꽃의 피어남을 예찬한 것이다. 하물며 꽃이 이러할 진대 사람이 주인공인 문화예술의 꽃은 어떨까?

문화예술과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두 가지 아픈 소식을 접했다. 하나는, 문체부가 2년마다 조사해서 발표하는 ‘2018 문화향수실태조사’로써 전남도민의 37%는 1년에 단 한 번도 문화생활을 향유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이 81.5%인데 비해 전남은 63.1%로 18.4%가 낮았다.

또 하나는 문체부가 3년마다 조사해서 발표하는 ‘지역문화 종합지수’ 역시 전국 꼴찌를 했다. 도에 근무하면서 그동안 귀가 따갑도록 들어왔던 ‘예향 전남’이란 말이 무색하고 부끄러웠다. 물론 핑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리적으로는 우리 지역 대부분이 도서 산간지역으로 이뤄져 있어 문화를 즐기기엔 어려운 여건이고, 도민들께서는 어르신인데다가 많은 분들이 농수산업에서 일하고 계시고 본래 농수산 일이라는 게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것인지라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시간이 절대 부족하다는 것이 그것이다. 더욱이 문화는 젊은 층만이 누리는 권리라는 인식이 펴져 있기 때문이다.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현실이 이렇다고 그대로 인정하고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문화향수율’과 ‘지역문화종합지수’의 꼴찌 타이틀을 짊어지고 살아갈 수는 없다. 핑계는 핑계일 뿐이다. 더 이상 문화예술 예산을 소모적이라는 인식은 버려야 한다. 문화를 누리는 사람이 모여들지 않는다면 찾아야 한다. 그동안 고생만 하신 어르신들에게 효도하는 심정으로 문화로 공감해야 한다. 그렇기에 이제 도와 시군에서 그리고 공무원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런 점에서 최근 모 군수님의‘섬에서도 문화예술이 존재하고 피어날 수 있게 하겠다’는 말씀은 제게 크나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도에서는 ‘찾아가는 문화예술’을 적극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먼저 도립국악단이 문화 접근성이 낮은 도서지역, 병원, 복지관 등을 찾아가 문화공연을 45회에 걸쳐 연다. 민요, 기악연주, 한국무용, 사물놀이 등 신명나는 우리 음악을 선사하게 된다. 둘째, 문화소외지역 초등학생과 장애인 가족을 대상으로 여름방학 문화예술캠프를 2박 3일 일정으로 2회 개최한다. 셋째, 산간지역과 섬 등 오지지역 25개소에서 영화를 상영하고 장수사진 촬영, 마술공연, 네일아트 등 체험기회를 제공한다. 넷째, 교도소, 양로원, 복지관 등을 찾아가는 작은 음악회도 10회 개최한다.

다행히도 최근 전남에는 작은 영화관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장흥, 완도, 곡성, 고흥, 화순, 진도, 보성에 한곳씩 건립됐습니다. 관람객이 매년 최다 관객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4년 동안 71만 5천명의 도민이 영화를 관람했다. 그동안 군단위에서 거주하는 도민들의 문화적 소외감이 얼마나 컸는지를 엿볼 수 있다. 작은영화관 건립 사업을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

또한 문화예술예산을 보다 많이 확보하여 연중 지속적으로 문화예술 행사가 열리도록 꼼꼼히 챙기겠다. 당장 투자 대비 성과에 연연하는 가성비(價性比)보다는 오래 가고 마음에 길게 남아있는 가심비(價心比)에 투자를 높이겠다. 관광객 6천만명 시대에 대비해 지역민과 관광객이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문화예술 모임, 커뮤니티, 동호회 활동을 통해 예술인들의 행복을 꽃피우게 하고, 그 행복이 도민의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

우리 전남의 문화예술의 꽃이 방방곡곡에 활짝 피어나서 도민의 마음에 향기로움을 선사하기를 바라며, 추운 겨울에도 예술이 눈꽃으로 피어나 사계절 내내 문화예술의 향기가 퍼져나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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