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17일(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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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의 핵심은 인사권이다
김희준
법무법인 LKB&Partners 대표변호사
전 광주지검 차장검사

  • 입력날짜 : 2019. 05.23. 19:21
수사권조정법안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면서 한참 검경개혁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검찰은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고 반발하고 경찰은 이에 대해 다시 반격하는 형세이다. 검찰개혁은 역대정부의 대통령 공약사항이었고 여기에는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이렇게 된 데는 검찰의 책임이 크다. 그동안 검찰은 살아있는 권력에는 약하고 죽은 권력에만 강한 하이에나 같은 모습을 보여 오면서 정치검찰 또는 정권의 시녀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는 것이 중론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검찰개혁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주요 개혁과제로 부각되었지만 그때마다 흐지부지 되었다. 정권을 잡기 전에는 검찰개혁을 강력하게 주장했다가도 막상 집권을 하고 나면 검찰의 활용할 여러 가지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과감한 개혁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는 검찰의 반발도 한몫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양상이 확연히 다르다. 수사권 조정법안 등 검찰개혁 법안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면서 입법화 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재 검찰개혁의 큰 방향은 검찰의 권한을 줄이고 경찰의 권한을 대폭 늘리는 내용으로 진행되고 있다. 개혁안대로라면 검찰의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은 폐지되고 경찰은 1차 수사종결권을 가지면서 독자적인 수사권을 확보하게 된다. 더구나 국정원의 국내정보파트를 없애고 대공수사권까지 경찰로 이관되면서 경찰은 정보와 수사라는 막강한 권한을 한손에 쥐게 되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수사와 정보, 경찰행정까지 국가경찰이 독점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고 공룡경찰이 되어 결국은 국민의 인권에 더 취약한 결과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반발하고 있다. 그에 대한 처방으로 정부에서는 자치경찰제와 국가수사본부설치, 정보경찰의 업무범위 제한 등 나름대로 경찰개혁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검찰은 수긍하지 못한다. 당청정 회의에서 제시한 자치경찰제는 지구대 수준의 자치경찰제로서 진정한 의미의 자치경찰제가 아니고, 국가수사본부도 국가경찰 조직 내에 설치되는 한 실효성이 없으며, 정보경찰도 여전히 기존과 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비판한다.

검찰개혁은 누가 뭐라고 해도 현 정부의 가장 핵심적인 국정과제이다. 반드시 이번 정권에서 완수하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도처에서 드러난다. 이에 대한 국민적 지지도 매우 높다. 그 어느 때보다 검찰을 개혁하기 좋은 환경이 구비되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개혁은 옳고 개악은 나쁜 것이다. 개악이 아닌 개혁이 되려면 올바른 방향으로 가야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는다.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하더라도 애당초 방향이 틀리면 그것은 개악이 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 우리가 반드시 기억하고 챙겨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무엇 때문에 검찰개혁이 필요하고 검찰의 잘못된 행동은 어떠한 이유로 발생해 왔는지에 관한 진지한 성찰이다. 현재의 상황은 그 근본원인은 간과한 채 막연하게 검찰은 미운조직이기 때문에 개혁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하고 있다. 그에 따라 미운검찰의 권한을 빼앗아 경찰에 주는 방식으로 개혁이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검찰의 권한을 나누고 쪼개어 경찰에 몰아준다고 과연 개혁이 될까? 경찰의 권한을 강화해주면 경찰은 검찰과 같은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을까? 검찰은 정치검찰로 전락해서 국민의 공적이 되었지만 경찰은 정치경찰이 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결국 가장 핵심적인 쟁점은 왜 검찰이 정치검찰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는가이다. 이 부분을 간과하면 수사의 주도권이 검찰에 있든, 경찰에 있든 국민에게는 조삼모사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검찰은 왜 정치검찰이 되었고 정권의 시녀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는가? 바로 대통령의 인사권 때문이다. 승진하고 싶고 좋은 보직을 가고 싶기 때문에 인사권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살아있는 권력에는 한없이 나약한 모습을 보이고 죽은 권력에는 호랑이처럼 강한 모습을 보여 왔던 것이다. 가장 본질적인 부분은 제쳐두고 권한을 이리저리 쪼개서 옮겨봐야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설치한다고 하더라도 현재의 안대로 대통령이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 이상은 그동안의 검찰과 같은 모습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오히려 검찰과 경찰, 공수처의 충성경쟁으로 대통령은 더 막강한 힘을 보유할 가능성이 높다. 해법은 간단한데 이 부분을 놓고 싶지 않으니 내용이 산만하고 복잡해지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검사장을 선거로 선출하고,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에서는 ‘사법평의회’라는 기구가 있어 판검사 인사권을 행사한다. 사법평의회는 대통령이나 총리가 참여하긴 하지만 합의체이기 때문에 전횡을 휘두를 수 없다. 이러한 방식으로 인사권을 정권으로부터 단절시키지 않으면 어떠한 형태의 개혁을 한다고 하더라도 진정한 개혁이 되지 않는다. 진정한 개혁이 되려면 문제의 핵심에 집중해야 한다. 나머지 부분은 기술적인 부분에 불과하다. 이를 도외시하면서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서는 안 된다. 이제부터라고 문제의 본질에 집중해서 성공적인 개혁을 위해 서로 합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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