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19일(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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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5·18관련 자료 미국에 공식 요청해야
박상원
본사 기획실장

  • 입력날짜 : 2019. 06.10. 18:54
5·18민주화운동 39주년을 맞은 2019년 5월이 역사의 한 페이지로 물러났다. 올해는 1997년 5월18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한 이래 그 어느 해보다 가장 뜨거운 이슈로 가득했다. 처음으로 가해자 측에 가담했던 사람들의 증언이 잇따랐고, 진상조사위원회 제1야당 몫 후보로 ‘북한군이 5·18을 선동했다’는 사람이 추천되는가 하면 자유한국당의 김진태, 김순례, 이종명 의원은 민의의 대변기관인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5·18망언으로 국민들의 분노를 일으켰다. 또 전두환씨의 광주지방법원 법정 출두, 황교안 대표의 기념식 참석 논란 등이 벌어졌다.

특히 올해는 5·18당시 행방불명자에 대한 군 기밀문서가 공개됐고, 당시 미국 육군 501정보여단 정보요원이었던 김용장씨의 증언으로 전두환씨의 광주 방문이 기정사실화됐다. 이에 따라 당시 발포 또는 사살명령자의 존재도 가닥이 잡혀가는 상황이며, 당시 군 특수공작대인 편의대의 투입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계엄군의 성폭력 증언도 이어졌다. 5·18 망언의 당사자인 세 명의 의원에 대한 국회의원 157명의 제명촉구결의안도 제출됐다. 하지만 황교안 대표는 징계를 연기하며 조사위원 추천도 미적거리고 있다.

정부와 5·18단체 등은 이번 진상규명조사가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 속에 지난해 9월 진상규명조사위원회 구성을 위한 특별법이 시행에 들어갔지만 9개월째 구성이 지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5·18기념식에서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면서 조사위의 조속한 출범을 국회와 정치권에 촉구했지만 여전히 지지부진한 모양새다. 이런 이유로 5·18 진상규명은 39년째 진행형에 머물러있고, 이제 진실규명은 당시 상황을 공식적인 문서로 작성해 보관중인 미 백악관 5·18 비밀문건의 정보 공개 추진에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쏠려 있다. 국내자료는 5·18이후 집권한 전두환·노태우씨에 의해 은폐되고 조작되어 변질돼버렸기 때문이다.

그동안 5·18민주화운동과 관련 진상규명 쟁점을 보면, 우선 전두환 쿠데타세력은 민주화를 외치며 평화적인 시위를 전개한 광주의 진상을 반공이데올로기와 지역주의를 동원해 철저히 왜곡했다. 북한군 등 반체제적인 세력의 선동에 의한 폭도와 폭도지역으로 광주를 낙인찍었고 이후 부정적인 낙인효과를 지속적으로 정쟁에 이용해 왔고 지역차별을 국가정책으로 추진했다. 일부 세력은 지금도 광주와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과 폄훼를 지속하고 있다.

진상규명과 관련 국내자료는 왜곡 변질돼 역사적 진실은 많은 부분이 피해자의 진술과 증언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미국이 보관하고 있는 당시의 공식적인 기밀문서가 진실을 밝히는 중요한 단서로 지목받고 있다. 과거 남미의 군사독재정권이었던 칠레,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브라질 등의 과거사 청산 작업에 미국이 제공한 기밀문서가 중요한 역할을 해왔음을 관련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공식적으로 미국에 5·18관련 자료를 요청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기회에 완전한 형태의 5·18관련 기밀문서 해제와 우리 측이 요구하는 신규문서의 추가 기밀해제를 공식적으로 요청해야 한다.

이와 함께 역사적 사실을 부인하는 행위, 전시 또는 평시를 막론하고 권위주의적 공권력에 의해 저질러진 집단살해 같은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의 사실을 부정하거나 왜곡하는 행위는 반드시 처벌되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독일의 경우 집단 살해를 부정하는 행위에 대해 형법의 대중선동죄로 처벌하고 있는 사례를 참고해 유사한 형태의 형사처벌 규정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5·18진상규명을 방해하거나 5·18민주화운동을 폄훼 왜곡하는 것을 방조하는 수구언론의 행태에 대해 시민들의 비판과 감시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5·18진상규명과 관련 많은 진실이 밝혀졌지만 가장 중요한 사실 가운데 하나인 당시 발포 또는 사살명령자의 존재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당시 정황과 최근의 증언들이 전두환씨를 발포 명령자로 지목하고 있지만 보다 명백한 증거가 필요하다. 미국 정부와 정보기관들이 가지고 있는 공식적인 기밀문서 등의 자료 확보와 공개가 중요한 이유이다.

5·18관련 연구자들이 지목한 미국 정부 문서는 광주 상황을 논의했던 백악관 회의록과 광주에 파견된 정보원의 보고서 등 11가지 기록이다. 이낙연 총리도 기록물 공개는 미국정부가 결정할 사안이지만 5·18관련 기록물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최경환 국회의원(민주평화당)은 미국 백악관 청원사이트(We the people)에 영문 청원글을 올려 정보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한 달 동안 10만명이 넘으면 백악관이 답변을 하게 된다. 5·18 진실 규명을 위해 미국 정부의 기밀문서 공개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와 외교적인 역량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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