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26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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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서점 독립 꿈꾸다] (4)>서울 독립서점 땡스북스·더북소사이어티
홍대·서촌의 1세대 독립서점…특색 정하고 운영 자구책 찾아

  • 입력날짜 : 2019. 06.11. 18:30
서촌에 자리하고 있는 더북소사이어티는 디자인·예술서적을 출판·유통하는 회사인 ‘미디어버스’가 주축이 돼 2010년 문을 연 서점이다. 디자인·예술 분야의 독립출판물 만을 다루는 ‘1세대 서점’으로서의 특색을 확고하게 유지해 오고 있으며 현재까지 성황리에 운영 중이다. 사진은 더북소사이어티 내부에서 진행된 워크숍 현장(왼쪽)과 방문객들이 빼곡히 들어찬 모습.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광주에 독립서점이 들어서기 시작한 것이 지금으로부터 4년 전인 2015년부터라면, 서울에서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젊은이들이 모이는 동네 곳곳에 독립서점이 들어섰다. 서울의 독립서점 4곳 서점을 직접 방문, 취재한 내용을 2회에 걸쳐 싣는다.

▶상생 꿈꾸는 홍대 앞 대표 서점

서울에서 가장 먼저 찾은 ‘땡스북스’(서울 마포구 서교동 399-7)는 젊은이들의 거리, 홍대 앞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다. 지하철을 타고 ‘합정역’에서 내려 구불구불한 골목길 몇 개를 거치면 땡스북스를 만날 수 있다.

지난달 방문한 땡스북스는 투명한 통유리창 외관 너머로 빼곡히 들어찬 책, 또한 이곳에 모인 젊은이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통상적으로 ‘독립서점’을 떠올리면 드는 ‘작고 아담한’ 규모의 공간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2011년 3월 문을 열고 올해로 9년 째 운영 중인 땡스북스는 홍대 앞 큐레이션 서점으로, ‘우리나라의 독립서점’을 다루는 글이나 기사에는 꼭 빠지지 않는 곳이다. 땡스북스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과 어우러질 수 있는 책을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운영 중이다. 특히 ‘겉과 속이 같은 책’을 취급하는 것을 슬로건으로 두고 있다.

‘겉과 속이 같은 책’이란 어떤 특정한 기준 보다는, 기성출판물 중에서도 땡스북스의 스태프들이 좋아하는 책, 홍대와 젊은 예술인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책들을 의미한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땡스북스는 홍대 앞이라는 특성을 고려해 각 분야별 주목할 만한 책들을 선별하고 있다.

또한 땡스북스는 ‘금주의 책’, ‘땡스, 초이스’ 등 다양한 코너를 책방 안에 마련하고, 디자인과 콘텐츠가 잘 어우러지는 책을 소개한다.

땡스북스는 기존 독립서점이 고수하는 조금 거리가 멀다.

‘독립서점’은 애초 ‘독립출판물’을 판매하는 공간이라고 한정하면서도 일부 단행본을 취급하는 곳인 반면, 땡스북스는 일반 단행본 중에서도 철저히 사업자등록이 된 업체의 상품만 입고하고 있다.

처음부터 이같은 방식을 취한 것은 아니었다. 땡스북스도 타 독립서점들과 마찬가지로 오픈 초기에는 독립출판물을 다뤘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독립서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창업 붐이 불면서 홍대, 마포, 연남동 인근에 많은 독립서점이 문을 열었고, 근거리의 각 서점들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현재는 독립출판물을 다루지 않고 있다.

이외에도 땡스북스 안에선 작은 전시도 상시 이뤄진다. 방문 당시에는 SNS상에서 유명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인 콰야(Qwaya)의 작품 전시와 관련 굿즈를 판매하고 있어 방문객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음소정 땡스북스 매니저는 “땡스북스는 스태프들간 논의를 거쳐 책 큐레이션을 하고, 공간과 결이 비슷한 책이나 굿즈를 선보이는 데 중점을 두고 운영 중”이라며 “땡스북스 내 전시 혹은 기성출판과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경우에 한해 독립출판물을 한시적으로 입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음 매니저는 “책과 디자인을 중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는 공간”이라며 “워크숍과 작가와의 만남, 북토크 프로그램 등을 통해 비정기적으로 독자와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이들의 거리’인 홍대 앞에 위치한 큐레이션 서점인 땡스북스는 2011년에 독립출판물을 다루는 서점으로 시작해, 현재는 단행본만 취급하고 있는 인기 서점이다. 사진은 ‘콰야’의 전시가 열리고 있는 땡스북스의 내부 전경(왼쪽)과 외부 모습.

▶디자인 기반…예술서적 출판·전시 플랫폼

그런가 하면, 서촌에서 마주한 ‘더북소사이어티’도 눈길을 끈다. 2010년 문을 연 ‘더북소사이어티’는 미디어버스가 운영하는 서점이다.

‘미디어버스’는 소규모 출판사로, 2007년 디자이너, 기획자들이 만들었으며 잡지나 아티스트 북 출판·유통 뿐 아니라 전시, 리딩룸, 워크숍, 아티스트·디자이너 토크 프로그램 등을 다양하게 여는 기획집단으로 봐도 무방하다.

‘더북소사이어티’는 미디어버스의 멤버이자 아트선재센터 1층에 있던 서점 더 북스에서 일하던 임경용씨와 제로원디자인센터 큐레이터로 일하던 구정연씨 부부가 문을 연 서점 및 프로젝트 공간인 것.

더북소사이어티는 미술관과 여러 대안공간, 문화공간들이 모여 있는 서촌 입구의 한 건물 2층에 자리하고 있다. 인도에 놓인 작은 간판이 ‘이곳에 ‘더북소사이어티’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표식의 전부이지만, 매일 다양한 손님들이 예술 관련 독립출판물, 해외에서 출판된 예술서적들을 찾으러 온단다.

이곳에 들어서면 예술서적만을 전문으로 다루는 도서관인 듯, 사무실인 듯 여타 서점들과는 다른 새로운 느낌을 받는다.

세계 각국의 언어로 다룬 디자인·예술책과 포스터 등이 관심을 모은다. 더북소사이어티에 다녀간 사람들이 “세계의 모든 미술행사·비엔날레 도록은 여기서 살 수 있다”고 말할 만하다.

단행본은 찾아보기 힘들다. 대형 출판사의 책을 취급하지 않고, 예술가들이 직접 만든 책들이나 사회과학 서적, 소위 ‘액티비즘’(Activism·활동주의)과 연관지을 수 있는 책만을 선별해서 다룬다.

더북소사이어티가 문을 열기 전, 서울에는 이곳처럼 독립출판물을 다루는 형태의 서점이 전무했다. 지금처럼 독립서점 창업 붐이 불기 한참 전인, 10여년 전부터 우리나라 독립서점 산업의 정착과 발전을 위해 스스로 시장을 개척해 나간 셈이다.

더북소사이어티는 이제 국내 보다는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도쿄 아트북페어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세계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열리는 다수의 아트북페어에 참여하고 있고, 중국 상하이·광저우, 홍콩, 싱가폴 등 아시아 곳곳에 생겨나는 신생서점을 찾아 교류를 이어나가고 있다.

임경용 미디어버스·더북소사이어티 대표는 “독립출판물을 다룬다는 것 자체가 워낙 수익성이 없는 직종이다 보니, 문을 연 지 10년차가 됐음에도 운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미디어버스나 더북소사이어티 모두 디자인과 예술 분야의 사회 활동을 진행한다는 데 의미를 두고 운영 중”이라며 “결국 서점이 사회에 아주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여기에 보탬이 되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이상한 책들(?)을 다루는 유일한 공간을 사람들에게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임 대표는 “광주는 광주비엔날레를 비롯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등 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해 문화적인 역량을 더욱 키울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자원들과 맞물려 독립서점에 대한 문화 또한 시민들이 인식을 전환하고 일상화된다면, 광주지역 자체의 좋은 자양분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서울=정겨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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