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26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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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순사건 희생자 위법하게 처형당해”
재심대책위 “군법회의 절차 미준수” 다양한 기록 공개
무죄판결 촉구…제주 4·3 재심처럼 ‘공소기각’ 안돼

  • 입력날짜 : 2019. 06.12. 19:14
법원의 ‘여순사건 재심’을 앞두고 당시 군법회의가 절차법을 지키지 않아 위법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사법작용을 가장한 민간인들의 무고한 희생이 있었는지 여부를 가리는 중요 기록들이 줄줄이 공개되고 있다.

여순사건재심대책위원회는 12일 순천시청 대회의실에서 기자 간담회 및 시민설명회를 열어 여순사건 재심 재판의 쟁점 사항을 밝혔다.

여순사건 연구가인 주철희 박사는 9차례의 군법 회의와 이를 기록한 신문기록, 미국 국방부 문서, 사형인수를 기록한 미군 자료, 판결 명령서인 명령 3호와 명령 5호 존재, 외신기자의 보도사진과 사진 설명의 일치 여부, 외신기자의 회고록 등 기록들을 제시했다.

대책위가 기록을 발굴해 재판전 미리 공개하는 것은 ‘판결서가 없다’는 이유로, 또는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공소 기각’이라는 식의 사법적 판단이 내려질 것을 거부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주 박사는 “판결 집행명령 3호에서 피고인들은 범죄사실에 대해 모두 무죄를 주장하고 있고, 사형을 언도하는 판결 내용이 담겨 있다”며 “명령서 원본이 그대로 존재하는데 군법회의 자료가 없다는 검찰의 주장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군사재판에 대해선 “계엄령이 내려진 상황이라면 국방경비법에 따라 민간인에 대한 재판이 진행돼야 하고 국법회의에 회부될 당시 기소장을 가족에게 전달하지 않았다”며 “기본적인 재판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면 명백한 위법”이라고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당시 기사 기록에서 희생자가 사형을 당하면서 대한민국 만세를 부르거나 애국가를 부르면서 숨을 거뒀다는 사실을 알수 있다”면서 “이를 보고 어떻게 국가에 반역을 저지른 죄수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미군 자료도 총 군법회의 수와 1천700명의 군법회의 회부 및 사형 등의 기록을 남겼으며, 28명의 사형 선고 중 실질 사형은 12명이 받았고 나머지는 감형됐던 사실이 자료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여순사건은 1948년 10월19일 14연대가 제주4·3을 진압하기 위해 출동하라는 명령을 거부한 뒤 토벌군의 진압 과정에서 1만여명이 희생된 현대사의 비극이다.

순천 시민이었던 장씨 등 3명은 11월14일 호남계엄지구 고등군법회의에서 내란 및 국권문란죄로 사형을 선고받고, 곧바로 처형됐다.

앞서 제주4·3 재심 재판의 경우 재판을 이끌어갈 수 있는 과거 근거자료가 없어서 ‘공소 기각’ 결정 난 바 있다. 공소 기각 결정은 유무죄를 따지는 재판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희생자의 명예회복과는 거리가 멀다.

이 때문에 여순사건 희생자 유족들과 이를 지원하는 시민사회단체는 법원의 재심을 통해 국가공권력에 희생된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밝히고자 전력하고 있다. 그 첫 번째 순서가 ‘공소기각’ 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증거 및 자료 수집에 나서고 있다.

광주지법 순천지원은 지난 4월29일 재심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 데 이어 오는 24일 2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재심대책위는 발굴하거나 수집한 근거자료를 재판부에 제출키로 했다.

/순천=남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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