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18일(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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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한번만 봐주시면 안 될까요?”
‘제2 윤창호법’ 시행 단속현장 가보니
도로교통법 개정 전 훈방수치 20대 도주끝 검거
첫날 전국적으로 153건, 광주·전남은 8건 단속

  • 입력날짜 : 2019. 06.25. 19:32
음주운전 단속기준인 혈중알코올농도를 현행 0.05%에서 0.03%로 강화한 ‘제2윤창호법’이 시행된 25일 새벽 광주 서구 풍암동의 한 도로에서 경찰이 음주 단속을 벌이고 있다.
“0.033%인데도 걸리나요?, 진짜 한번만 봐주시면 안돼요?”

‘제2 윤창호법’ 시행으로 음주운전 적발 기준과 처벌이 강화되는 개정 도로교통법이 처음 실시되는 25일 자정.

광주 서부경찰서 교통안전계 경찰관 6명과 8중대 의무경찰 4명은 서구 풍암동 풍암IC 인근 서창 방면 편도 5차선 도로에 라바콘(삼각뿔 모양 교통 통제 도구) 40여개를 일정 간격으로 나란히 세워 전 차선을 막은 뒤 전방위적 단속을 벌였다.

앞서 서부경찰은 전날 오후 10시부터 화정동 짚봉터널 앞 풍암 방면 편도 3차선 도로에서 단속을 시행했지만, 30여분 만에 인접한 다른 경찰서가 인근에서 단속중인 사실을 무전으로 확인한 뒤 실효성을 고려해 곧 장소를 옮겨온 것이다.

단속 구간에 50m가량 줄지어 선 경찰은 경광봉으로 수신호를 하며 차량을 차례로 정차시켰다. 경찰은 운전자에게 음주감지기에 입김을 불 것을 요구했다. 운전자들은 대대적인 단속에 긴장된 표정으로 감지기에 입김을 불었다.

이날 자정을 17분 넘겼을 즈음 전조등이 꺼진 검은색 승용차량 한 대가 현장에 들어섰다. 이 차량 안에 타고 있던 운전자 정모(42·여)씨가 입김을 불자 감지기 오른쪽 끝단에 있는 센서의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요란한 경고음이 울렸다.

인근에 있던 경찰관 5명이 순식간에 차량을 애워쌌으며 하차를 요구했다. 이어 한 경찰관이 적발 차량을 직접 몰아 갓길에 세웠다. 정씨는 인근에 정차된 경찰 미니버스에 올라 측정을 다시 받았으며 정씨의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는 0.163%로 운전면호 취소 수준이었다.

정씨는 “인근 술집에서 지인들과 함께 맥주 3병 가량을 마셨다”면서 “광산구 소촌동 자택으로 향하던 길이었다”고 진술했다. 현장에서 약식 조사를 받은 정씨는 눈물을 흘리며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대리운전 업체에 전화를 걸었다.

오전 0시33분. 단속 현장에서 500여m 떨어진 사거리 갓길에 승용차 1대가 멈춰섰다. 차량에서 내린 운전자는 차량을 버리고 곧장 도주하기 시작했고 단속 경찰관들은 500여m를 뛰어간 끝에 그를 붙잡았다.

경찰관 두 명이 양쪽 팔을 붙들고 경찰차로 이동하는 동안 최모(22)씨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 진짜 한번만 봐주시면 안되냐”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최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개정 도로교통법 면허 정지 기준(0.03%)을 넘긴 0.033% 수치였다.

과거 기준(0.05%)이었다면 훈방 조치였지만, 새 도로교통법에 따라 최씨는 면허 정지 처분을 받게 됐다. 경찰은 정씨와 최씨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서부경찰서 관계자는 “그동안 대대적 홍보에도 불구하고 적발자가 나와 안타깝다”면서 “음주운전 적발 하한인 0.03%는 사람의 체질에 따라 다르지만, 소주 1잔만 마셔도 나올 수 있는 수치다”고 말했다.

‘제2 윤창호법’이 시행된 이날 오전 0-8시 전국에서 음주운전 단속을 벌인 결과 총 153건이 적발됐다.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 0.03-0.08% 미만은 57건,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 0.08% 이상은 총 93건이었다. 이밖에 측정거부는 3건이었다.

광주와 전남에서는 모두 8건이 단속됐다. 광주는 7건이며, 면허취소 3건, 면허정지 4건으로 집계됐다./문철헌 기자


문철헌 기자         문철헌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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