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11일(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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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추경 먼저 처리하라
남성숙 광주매일신문 사장

  • 입력날짜 : 2019. 07.03. 18:54
드디어 국회가 열렸다. 3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원내대표의 연설은 국민의 국회 비판을 의식한 듯 ‘죄송합니다’고 시작됐다. ‘공존의 정치’를 위한 ‘공존의 길’을 강조하며 서로를 인정하지 않고 밀어내기만 하는 정치에서 벗어나 서로를 존중하고 포용하는 정치를 만들기 위한 충정으로 ‘공존의 정치’를 제안했다.

특히 ‘일하는 상시국회체제’ 조성을 위해 매월 1일 자동으로 국회가 열리게 하는 국회법 개정과 국민소환제 도입도 제안했다. 찬성이다. 제발 매월 1일 국회를 열기 바란다. 국회 공전의 책임을 통감하며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여야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것은 오래된 국민의 명령이다.

이인영 원내대표 연설에서 강조했듯이 지금은 경제위기다. 경제 활성화를 위한 일자리 창출, 최저임금 상생협력 방안, 자영업자 지원 등 경제활력을 위해 국회에 제출된 추가경정(추경)예산안을 즉각 처리하는 것이 이번 국회의 가장 중요한 일이다.

늦어도 금주 중으로 예산결산위원장을 선출하고 다음 주부터는 본격적으로 추경 심사에 돌입해야 한다. 자유한국당의 조속한 추경 처리 참여를 거듭 촉구한다. 현재 추경 예산안을 두고도 여야 입장이 팽팽하다. 여당은 앞서 들으신 대로 조속한 심사를, 한국당은 분리 심사, 그러니까 재해 예산 따로 나머지 예산 따로 심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당연히 민주당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농민관련 추경의 경우, 2018-2022년산 쌀에 적용할 새로운 목표가격을 처리하기 바란다. 1월14일 농림축산식품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새 목표가격을 2월 임시국회에서 결정하기로 잠정 합의했었다. 1월23일 열린 농해수위 여야 간사단회의에서는 목표가격을 쌀 80㎏ 한가마당 20만6000-22만6000원 사이에서 결정할 것을 합의했다. 이후 더이상의 논의는 없었다. 사실 목표가격은 아무리 늦어도 2018년산 수확기(2018년 10월-2019년 1월) 쌀값이 정해진 1월25일 직전까지는 결정됐어야 했다. 변동직불금을 제때 지급하기 위해서다. 수확기 쌀값은 80㎏ 한가마당 19만3448원으로 확정됐지만, 목표가격이 결정되지 않아 변동직불금이 농가에 지급되지 못하는 상황이 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농촌관련 법안중에서는 고향사랑 기부제(고향세) 도입을 위한 법안 처리도 지체할 시간이 없다. 지방소멸이 점점 현실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향세는 도시민이 자신의 고향이나 원하는 지방자치단체에 자발적으로 기부금을 내고 세금을 감면받는 제도다. 정부가 올해 시행을 약속했지만, 관련 법안은 해당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낮잠 자고 있다.

20대 국회가 개원한 이래 현재까지 계류 중인 법률안은 1만4000여건에 이른다. 건설 관련 주요 법안을 심의하는 국토교통위원회에 계류 중인 법안도 지난 6월27일 기준 1159건에 이른다. 20대 국회가 1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수의 법안이 폐기될 위기에 있다.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인 법안들 중에도 건설산업과 직결된 법률안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건설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 52시간제 도입에 따라 건설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제도 시행 이전 현장에 대해선 적용을 배제하고, 탄력근로제의 단위 기간을 확대하는 것과 근로시간 변경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 등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었으나 국회 파행으로 인하여 요원한 상황이다.

국회가 파행을 겪으며 건설업계가 기대하던 국토교통부가 요청한 추경 예산안, 즉 노후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투자 2463억원,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국도건설사업 29건 1703억원 등도 여전히 국회 통과가 불투명해 최근 건설경기 위축으로 가뜩이나 건설 물량 축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4월 국회에 제출된 추경안이 아직도 처리되고 있지 않아 국내 경기 침체 가능성, 악화일로에 있는 고용문제 등 각종 경제 현안에 대응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국민 고통을 증가시키는 일이다. 이제 국회를 열었으니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처리에 속도를 내라.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취약계층이 더 큰 고통에 시달린다는 건 상식이다. 일감이 뚝 끊기면서 월세 10만원 낼 돈을 마련하지 못해 쪽방에서조차 쫓겨나야 하는 사연을 국회의원들은 듣지 못하는가.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으로 생계가 곤란해진 저소득층에 지원하는 긴급복지지원금이 5월말에 벌써 절반 넘게 사용됐다고 한다. 일자리를 잃고 거리로 내몰리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기초생활보장수급자도 늘고 있다. 사회안전망을 촘촘하게 보강하고, 고용시장 밖으로 밀려난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이 시급한 추경은 제발 빨리 승인해 달라.

정부가 지난 4월 제출한 6조7000억 원의 추가경정예산안에도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한 예산이 긴급하게 편성됐다. 실업급여, 기초생활보장, 긴급복지 등 고용과 사회안전망 확충에 1조5000억원,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에 6000억원이 편성됐다. 취약계층에게 긴급수혈될 추경안이 먼지에 싸인 채 처리가 미뤄지면 누군가는 목숨을 잃는다는 사실을 모르는가.

어렵사리 국회를 열고도 정쟁만 일삼다가 추경안을 처리하지 못하고 세월을 보낸다면 국민이 분노할 것이다. 말로만 민생을 외치면서 매번 새로운 조건을 내걸며 몽니를 부린다면 국민이 용서할 수 없다.

추경안의 핵심은 타이밍인데, 이미 허송세월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버렸다. 추경 효과를 살리려면 더 시간을 낭비하면 안 된다. 여야는 다른 무엇보다 추경 처리에 합의하라.

국회가 더 이상 민생의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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