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19일(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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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여성장애인연대 창립 20주년 토론회
“여성장애인이 행복하면 모두가 행복합니다”

  • 입력날짜 : 2019. 07.09. 18:56
광주여성장애인연대 창립 20주년 토론회가 9일 오후 광주시의회 예산결산특별회의실에서 ‘장애여성인권운동 20년, 다시 시작이다 Begin Again’을 주제로 열렸다./김충식 기자
광주매일신문과 광주여성장애인연대는 ‘장애여성인권운동 20년, 다시 시작이다 Begin Again’을 주제로 9일 오후 광주시의회 예결위실에서 토론회를 진행했다. 1999년 여성 장애인의 삶을 이야기하는 연대성과 공간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창립된 광주여성장애인연대의 정체성과 지향을 다시 한번 가다듬고, 앞으로의 활동 및 연대 방안을 심도있게 모색했다.

◇참석자
●주제발표=▲이순화 광주여성장애인연대 대표 ▲김지숙 광주여성장애인연대 부설 샛터 원장 ▲문애준 한국여성장애인연합 공동대표
●좌장=나현 광주시의회 의원
●토론=▲서미정 전 광주시의회 의원 ▲서미화 목포시유달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 소장 ▲한윤희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대표


“국가차원의 인권보장 제도적 장치를”

주제발표 1 : 이순화 광주여성장애인연대 대표

한국사회 여성인권보장 법제화 운동 시작은 1980-90년대를 시작으로 활발히 전개됐고, 여성장애인인권운동 또한 그 반열에서 장애인계, 여성계, 시민단체와 함께 ‘여성장애인이 행복하면 모두가 행복합니다’라는 슬로건 하에 함께 목소리 내어 외치며 20여년을 달려왔다.

2001년 12월 유엔에서 장애인권리협약이 채택되고 여성장애인문제에 대해 ‘장애를 가진 여성들이 다중적인 차별의 대상임을 각 당사국이 인정하고, 모든 인권과 기본적 자유를 동등하고 완전하게 누릴 수 있도록 여성장애인의 역량강화와 성인지적 관점을 반영한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국의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서도 여성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별도조항(제33조, 제35조)으로 두며, 여성장애인 인권 보장을 위한 사회적 움직임이 단계적 발전을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성장애인 인권문제는 사회전체의 문제인식보다는 여성장애인 당사자 문제로 치부되면서 차등 취급을 받아 왔다.

여성장애인 당사자 스스로가 움직여 목소리내지 않으면 이 사회는 관심도 가져주지 않았다. 광주여성장애인연대는 20년을 그렇게 싸워왔고 지금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는 여성장애인 가정폭력을 방지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사회적 기반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아 여성장애인은 폭력으로 물든 가정을 내가 포기하고 침묵하면 편한 곳이라 여긴 채 강요된 침묵 속에서 지옥 같은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있다.

인간은 모든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가 있으며, 여성이고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더 많은 폭력 피해로부터 노출돼 있게 해서는 안 되며, 그 피해를 여성장애인 개인이 스스로 해결해야 할 몫이라고 간과해서는 안된다.


“보호시설 퇴소후 자립지원 모색해야”

주제발표 2 : 김지숙 광주여성장애인연대 부설 ‘샛터’ 원장

여성장애인연대의 20년의 역사 속에 부설기관인 ‘샛터’는 2005년 개소해 14년을 이어오고 있다. 현장에서는 장애 유무를 떠나 서로의 개성있는 몸을 받아드리는 가운데 이해하고 소통하는 방식과 알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 예로 휠체어는 급한 경사로가 나오면 타고 있는 사람과 미는 사람이 서로의 안전을 위해 주고받는 대화가 필요하고, 차를 이용할 때 개인마다 더 특별하게 챙기는 물건(방석, 목발 등)을 잊지 않아야 하고 앞좌석 의자의 높낮이 살피고 조정하는 것 등 나와 다른 몸에 대한 서로의 배려가 함께 살면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다.

또 시각장애 여성과 동행할 때 팔을 내어주는 자세, 지적장애 여성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관심사에 함께 공감하며 수시로 일상을 보고하는 소소한 전화에도 인내력을 요구할 때가 있다. 이렇듯 차이를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서로의 언어에 집중 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성폭력 피해자 보호시설의 이용인은 80% 이상이 발달장애여성으로 사회적으로 낮은 위치에서 자신들의 선택과 결정에 존중받지 못한 상황에서 피해를 경험하게 되고 심리적으로 위축돼 자신들의 주장을 펼칠 수 없는 소극적인 피해자가 대부분으로 주변의 지지와 관심으로 폭력에서 벗어나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이 복합적인 차별 속에 살아가는 많은 여성장애인들의 삶 속에는 많은 차별들이 존재했고 지금도 그 차별에 맞서 싸워 나가며 사회 구조적인 문제들을 변화시키기 위한 연대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사회적으로 성폭력과 성차별 근절을 위한 미투운동을 통해 다양한 변화의 물결을 타고 현장에서 여성장애인들의 언어로 말하고 표현하는 방식을 찾고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집중하며 인식의 변화를 이뤄내는 것에 힘을 모으고 있다.


“여성장애인 문제, 사회가 고민할 때”

주제발표 3 : 문애준 한국여성장애인연합 공동대표

한국사회에서 장애인들은 다양한 형태의 차별을 경험한다. 거기에 여성이라는 또 하나의 차별이 더해지는 여성장애인의 삶은 결코 녹록치 않은 게 현실이다.

지속적인 장애인운동을 통해 인권향상과 복지욕구가 증대됐다. 그 결과 당연히 받아야 할 것들의 아주 작은 일부가 성과로 다가왔다. 그러나 그 자리에도 역시 여성에 대한 배려는 없다. 장애인운동의 성과는 남성장애인 중심으로 돌아갔다.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고착화된 남성중심의 사회구조가 장애인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여성장애인은 구색 맞추기 위해 동원되는 대상쯤으로 생각됐다. 단지 장애인인데다 여자인 게 죄였다.

이렇듯 뿌리깊은 가부장제와 성평등을 바로 담지 못하는 남성위주의 법과 제도는 교묘하게 여성의 차별을 은폐하고, 사회참여를 제한하고 있다.

여성장애인 문제는 사회구조적 차별과 여성과 장애라는 이중적 차별까지 더해져 다중적이고 복합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가정 내 차별, 교육기회 박탈, 경제활동 참여의 제한으로 불안정한 생활과 빈곤의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 결혼·임신·출산·자녀양육에서 겪게 되는 사회적 편견과 차별은 여성장애인의 요람에서 무덤까지 지속된다.

여성장애인의 문제는 개인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다. 제도적 문제이며 국가적인 문제이다. 그러나 우리사회에서 여성장애인의 문제 해결은 지극히 개인적 차원으로 취급된다. 자기 삶과 관련된 모든 선택은 가족의 몫이 된다. 여성장애인을 더욱 의존하게 만들고 무력한 존재로 살아가게 하는 무언의 폭력이 세습되고 있는 것이다. 자조운동의 활성화와 함께 여성장애인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져야 할 때다.


“국민과 사회의 편견없는 시각과 배려 절실”

서미정 전 광주시의원

4살 때 홍역을 앓은 후 후유증으로 장애를 갖게 돼 신산의 삶을 살게 됐다. 고등학교 시절 사람과의 인연으로 장애운동과 사회활동을 시작해 2014년 지방선거에서 비례대표로 광주시의회에서 의정활동을 펼치게 됐다.

사회적 관심의 사각지대에서 고립된 장애인의 삶과 남성장애인 위주의 장애운동, 장애운동과 별도로 느껴지는 여성운동에서의 소외 및 차별과 불평등이 없는 세상을 갈망하고 초석을 다져가기 위해 여성장애인들이 생애주기별로 겪고 있는 삶의 문제를 관심이라는 작은 곳에서부터 변화시켜 평등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원해 정치에 참여하게 됐다.

그런 결과 장애인 복지발전소인 ‘장애인종합지원센터’를 개소, 가장 약자인 여성장애인 복지로 시작된 장애인 복지는 사람들의 관심과 진정성을 기반으로 여성장애인단체 지원금 확대라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여성장애인 복지는 아직도 열악한 상황이다. 성인지, 장애인지적 감수성으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여성장애인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해야 하며 여성과 장애인의 인권을 보호하고 복지를 증진시키려는 사회적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여성장애인 문제는 여성계나 장애계 모두에서 회색지대에 놓여있기 때문에 주무부처조차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국민들과 사회의 편견 없는 시각과 배려가 필요하다.


“장애여성의 독립 패러다임 전환 필요”

서미화 목포유달장애인지원센터 소장

매년 여성장애인 성폭력 피해자는 증가하고 있지만 그들을 위한 심리·의료·법적 지원 그리고 지역사회 자립에 이르기까지 모든 지원의 몫이 오로지 여성장애인 성폭력 피해자 상담소와 보호시설의 몫으로만 정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2006년 2월14일 전남지역에서 처음으로 여성장애인 성폭력 피해자 지원상담소를 개소해 13년 동안 장애인 복지는 다양한 영역에서 확대됐다고 하지만, 여성장애인 성폭력 피해자 지원 체계는 전과 별반 차이가 없는 열악한 수준이다.

현재 광주시에서 진행되고 있는 폭력 피해자 주거지원과 여성장애인 임대주택지원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살펴보면, 여성장애인은 자립능력을 고려함으로써 자립 지원에서 되레 배제되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역으로 폭력 피해자 자립 지원이 비장애 여성과 장애 여성을 보면 상당 부분 차이가 나타나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장애 여성의 자립 지원 계획과 정책 또한 그 차이를 감안한 지원 체계가 있어야 함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장애 유형별 피해자통계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80%가 지적 발달 장애 여성 피해자이다. 이들을 위해 장애 감수성, 젠더감수성을 고려한 자립 생활 지원 계획 수립과 정책 입안이 수반 되어져야 함을 말해주는 것이다.


“남성중심, 비장애인중심 사회 더이상 안돼”

한윤희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대표

남성중심 사회, 비장애인중심 사회에서 여성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은 이중 삼중 차별의 고통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사회적 차별에 맞서 싸운 장애인운동에서도 여성장애인은 소외됐었다. 이에 여성장애인 당사자 조직인 한국여성장애인연합이 만들어졌다.

여성장애인은 신체적, 정신적 장애와 장애 유형별 특성에 따라 더욱 성폭력, 가정폭력의 위험에 더 쉽게 노출돼 있다. 오랫동안 은폐돼 온 여성장애인 성폭력문제를 폭로하고 성폭력 근절 및 예방활동,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등 반성폭력운동을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운동의 성과로 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는 전국에 10여개 정도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에 어린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가정폭력의 피해 사례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여성장애인 가정폭력상담소가 전국에 2개, 쉼터가 1개뿐이라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성폭력, 가정폭력상담소를 통합해 운영 및 지원하는 제도가 마련되면 좋겠다. 국가 차원의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지속가능한 사회는 사회 구성원 각자의 다양성이 존중되고 차별이 되지 않는 사회를 위해 구성원들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사회적 소수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혐오와 편견이 아닌 연대와 협력으로 바꿔나가야 세상이 변할 수 있다. /정리=문철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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